마이클 톰슨 입학처장. <신효섭 기자>
커뮤니티 기여도·가족 가치관 중시
치열했던 올해의 대학입학 전쟁도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각 대학들은 수많은 지원자 중에서 합격자를 선정, 이미 통보를 끝내고 학생들의 등록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학은 과연 어떤 기준으로 합격자를 선정했을까. 스탠포드와 함께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명문사학으로 꼽히는 USC 올 입학사정의 총괄지휘자 마이클 톰슨 입학처장을 만나 대학은 지원자의 어떤 점을 보고 합격, 불합격을 결정하는지 직접 들어 봤다. 기본적인 신입생 선발기준은 대학마다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톰슨 처장이 밝힌 내용은 타 대학 진학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 학부모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이다. 지난 주 USC 입학처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는 이 대학 케이 송 부부총장과 멜 프라임스버거 아웃리치 및 입학사정담당관이 함께 자리했다.
USC 마이클 톰슨 입학처장(가운데)이 케이 송 부부총장(왼쪽), 멜 프라임스버거 아웃리치담당 및 입학사정관과 함께 USC 입학사정 절차 및 학비보조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체류신분 서류미비 학생도 학비 보조
한국어 학부모 도우미 사이트 활용을
올가을학기 지원자 3만 2,000여명
사정관 1인당 원서 3,000여장 검토
합격자 평균 SATⅠ 1,395점, GPA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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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C는 학부 신입생을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
▷대부분 일류대학들처럼 학업성적과 리더십, 과외활동 등 지원자의 성취도를 고루 고려했지만 USC는 특히 소속 커뮤니티를 위한 기여도와 가족의 가치에 대한 철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관적이라 할 수 있다.
입학 후 본교 뿐 아니라 커뮤니티와 전체 사회의 발전과 화합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의 행적과 앞으로의 잠재력을 보았다. 물론 신체장애여부, 성장배경, 출신학교 환경, 지역, 사회·경제적 수준 등 지원자의 개인환경이 동시에 감안됐다.
화합과 발전을 위해 다양성은 필수다. 출신 지역은 다양성을 결정짓는데 좋은 지표로, 예를 들어, 올 가을 합격자 8,200명은 85개국 출신 유학생이 10%, 가주 출신 40%(남가주 33%), 타주 출신 40%로 구성됐다.
▶입학사정에서 학업, 리더십, 과외활동 등은 어떤 측면에서 평가됐나?
▷학업 면에서는 타고난 능력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AP나 IB, 어너 클래스 등 고난도 과목에 꾸준한 도전과 노력을 통해 스스로 얻은 성취도를 중시했다.
지원자격에 GPA와 SAT점수 등 성적의 하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제 신입생들의 고교성적을 보면 매우 우수한 편이다.
참고로 올 USC 합격자의 SAT I 총점 평균은 1,395점, GPA 평균은 4.1점을 조금 웃돌았다.
리더십이나 과외활동 면에서는 반드시 리더였거나 뛰어난 성과를 거뒀을 필요는 없다. 그 보다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얼마나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했는가, 전체에 어떤 유익을 끼쳤는가가 더 중요하다.
과외활동도 종류나 양보다 질적인 수행도(quality engagement)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얼마나 열정을 갖고 그 활동에 깊이 있게 참여했는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지원서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교사의 추천서가 중점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입학사정절차는 어떻게 되나?
▷우리 대학의 입학사정 오피스에서는 6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직접 원서를 검토하는 사정관은 20명에 불과하다. 보통 각 원서 당 2∼3명의 사정관이 총 5∼6회 검토한 후 합격여부를 결정한다. 올 가을학기 지원자가 총 3만2,000명이었으니 지난 5개월 동안 한 사정관이 3,000여부의 입학원서를 검토한 셈이다.
사정관들 사이에 이견이 있는 지원자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처장 이하 전체 사정관이 함께 모여 종합적 논의를 통해 결정한다.
선택사항인 인터뷰는 지원자 대부분 택하는 추세다.
▶학비보조 시스템을 설명한다면?
▷크게 성적우수장학금(merit base)과 재정보조장학금(need base)의 두 종류로 나뉜다. 학부 학비보조금 총액은 3억2,200만달러, 이중 650만 달러가 성적우수장학금으로, 1억5,100만달러가 재정보조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보통 신입생 가운데 10학년 때 치른 PSAT 점수로 결정된 내셔널 메릿 장학생을 포함해 약 15%이상이 성적우수장학금을, 또 60% 이상이 재정보조장학금을 받고 있다.
올해 성적우수장학생의 평균 SAT 총점은 1,490점, GPA는 4.3점이었다. 또 4인 가정 연소득 4만5,000달러 미만 가정의 학생은 재정보조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체류신분 서류미비 학생들도 학비보조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
▷물론이다. 입학 자격이 되는 학생에게는 개인의 처한 상황에 따라 가능한 여러 방법으로 도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임무다.
예를 들어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없는 학생의 경우는 유학생과 동일한 조건으로 학비를 보조해 줄 수 있다.
▶사립대학들은 1학년 땐 재정보조 옵션이 많지만 점차 줄어 2학년부터는 학비조달 자체가 어렵다고들 한다. 정말 그런가?
▷실제로 그런 대학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USC는 그와 같은 ‘유인상술’(Bait and Switch)은 쓰지 않는다. 까다롭게 선발하는 대신 일단 입학시킨 학생은 학업성적과 신청마감 준수 등 기준에 부합되는 한 졸업 때까지 처음 조건대로 학비를 보조를 해 준다.
▶대학진학을 앞둔 한인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자녀의 대학진학은 한 가정의 가장 중요한 투자다. 당사자 뿐 아니라 온 가족 특히 부모가 함께 준비해야 한다.
USC는 125년이라는 오랜 전통 속에서 ‘자유’(Liberty) ‘안전’(Security) ‘관계’(Connection)를 중시해 왔다. 특히 관계의 면에서는 USC를 ‘University of Serious Connection’(인맥을 중시하는 대학)이라는 별명으로 부를 정도다. 아울러 설립 10년 후인 1890년에 첫 유학생을, 1894년엔 첫 흑인을 입학시킨 개방적인 교육철학을 갖고 있다.
미국은 물론 아시아, 특히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서도 한국학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한국 관련 분야가 발달돼 있는 대학이고 이미 한국 내의 든든한 동문 네트웍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바다. 최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의 학교차원의 네트웍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동문들에게 더욱 넓고 안정된 활동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1998년부터 시행해 온 중·고생 여름캠프, 이번에 50만 달러를 투입해 한국어로 신설한 대입지원 학부모도우미 사이트와 르네상스 스칼라십 등 USC만의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한인 학생들이 21세기 미래를 향해 가는 발판으로 삼기 바란다.
잘못 알려진 대학진학·재정보조등 명쾌한 해설
USC 자녀 대학지원 도우미 사이트
‘재정보조신청을 하면 합격할 확률이 떨어지는가?’
‘부자만이 자녀를 사립대학에 보낼 수 있는가?’
‘대학지원 전에 전공을 결정해야 하는가?’
‘No, 그렇지 않다’
USC가 50만 달러를 들여 신설한 ‘자녀 대학지원 도우미사이트’(PFC·Preparing for College)에는 USC만 아니라 일반 4년제 대학진학 및 재정보조와 관련, 잘 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한 명쾌한 해설이 한글로 소개돼 있다.
뿐만 아니라 8학년부터 학년별 준비사항과 조기입학 심사, 재정관리 및 학비 보조금에 대한 일반 정보도 친절히 수록돼 있어 학부모가 자녀의 진학준비를 돕는데 유용하다.
특히 개인 플래너 링크를 이용, 진학희망 대학명과 함께 개인 정보를 기입하면 최신 뉴스와 정보, 각종 마감일 등이 자동 통지된다. 또 필수 및 이수 과목과 과외활동, 기타 업적을 기록하고 계획할 수 있는 양식도 제공된다.
기타 각 대학 홈페이지, 각종시험정보, 장학금 등 유용한 웹사이트로 연결되며 항상 무료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다.
단, 학부모를 위한 부분만 한국어를 비롯한 일어, 중국어, 스패니시 등 언어로 준비돼 있으며 PFC의 개인 플래너 등록자격은 최소 13세 이상부터다.
www.preparingforcollege.usc.edu
<김상경 기자>
sangk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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