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달… 부모를 위한 가이드
눈 안맞추는 세살배기 혹시…
최근 TV와 언론매체에 자폐증(Autism) 환자가 부쩍 자주 등장한다. 1988년 상영된 영화 ‘레인맨’(Rainman)을 시작으로 미국의 인기드라마 ‘응급실’(ER) ‘웨스트 윙’(The West Wing) ‘프로비던스’(Providence) 뿐만 아니라 자폐아의 삶을 다룬 한국영화 ‘말아톤’과 TV 드라마 ‘금쪽 같은 내 새끼’ ‘부모님 전상서’ 등을 통해 자폐증 환자의 고통스런 생활과 자폐증에 맞서 싸우는 부모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도대체 자폐증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은 아직 없다. 자폐증은 1960년대에는 1만명에 1명 꼴로 발병했지만, 2002년 집계에 의하면 166명에 1명씩 발병하고 있는 실정. 보고되지 않은 환자들을 포함하면 자폐증 환자들은 실제로 훨씬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폐증 환자수가 급증하면서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월 마지막 주 ‘자폐증을 알리자’라는 슬로건 아래 NBC, CBS, ABC 등 방송과 언론을 통해 자폐증을 인식시키는 홍보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홍보 캠페인의 하나로 자폐증 자녀를 둔 부모들의 투병수기를 모집했고, 자폐증과 강박장애를 음악으로 극복한 마가렛 이씨의 부모 이남기·연주씨 부부의 경험담이 채택돼 연구원 자료집에 수록될 예정이다.
4월 장애인의 달을 보내며 국립보건연구원의 자폐증 홍보 캠페인 자료를 토대로 이연주씨가 기고를 해왔다.
자폐증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같은 아픔을 가지고 슬픔과 절망 속에서 생활하는 다른 가족들을 만나 경험담을 나누며 최신 치료법에 대한 정보도 교환하고 싶다고 밝힌 이씨는 아래에 게재된 자료 외에도 ‘부모가 알아야할 자폐증상’ ‘치료 테라피’ ‘자폐증 자녀의 학교 교육’ 등에 관한 안내책자를 배부하고 있다.
원인 모른채 1백 명중 1명꼴 발병
자폐증(Autism)이란
돌이 지났는데 말을 한 마디도 못할 뿐 아니라, 어머니의 도움 없이 혼자서 앉아 있지도 못하며, 마치 귀머거리가 된 것같이 어머니가 불러도 대꾸가 없고, 어머니가 손뼉을 쳐도 흉내를 내지 못한다.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을 하는 아이는 3세가 되면 자폐증 진단을 받게 된다.
자폐증은 두뇌기능, 활동 이상으로 인한 발달지체 장애다. 아이의 언어사용, 의사소통, 주위환경 적응, 지능발달의 어려움을 가져오는 뇌질환으로 증상은 아이의 두뇌성장이 가장 왕성한 3세 이내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생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 발병원인과 적합한 치료방법이 없는 고질병이다.
자폐증 계열의 질환(Austism Spectrum Disorder)은 자폐증, 아스파저 증후군, 확장형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 Disorder), 소아정신분열증상, 렛트증후군 등이 포함되는데, 자폐증 환자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는 허약한 X-증후군(Fragil X-Chromosome Syndrome), 랜도크래후터 증후군, 위일람스 증후군이 있다.
자폐증이란 진단은 1943년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리오케나 박사가 11명의 집중력 부족, 과잉행동 장애, 주위환경 적응 장애증상을 치료 연구하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됐고, 같은 시기 독일의 한스 아스퍼저 박사가 오늘날의 자폐증 초기증상인 ‘아스파저 증후군’을 진단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44년 부르노 베느루하임은 자폐증이 부모의 교육 부족과 사랑 결핍으로 발병하였다며 책임을 부모 탓으로 돌려 자폐증 자녀의 부모들을 안타깝게 한 시절도 있었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난 1965년, 정신과 전문의 버나드 림렌드 박사는 자폐증 진단을 받고 집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며 치료를 받았던 자기 아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 병은 부모의 사랑 부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뇌기능, 활동장애라는 주장을 펼쳐, 의학계의 관심을 유도하며 자폐증 연구의 시급성을 널리 알렸다. 이후 미자폐증협회(Autism Society of America)를 창설, 자폐증을 올바르게 인식해 조기발견 치료를 받음으로써 자폐증의 진전을 지체, 정지시키자는 홍보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2가지 장애 증상중 6가지 이상 발견
자폐증의 진단기준
1994년 미국 정신과의사협회가 제정한 자폐증 진단기준은 사회적응 장애, 의사소통, 행동행위 장애 항목을 포함한 12가지 증상 중에서 6개 이상의 증상이 발견되면 자폐증으로 진단되고, 6개 이하인 경우는 확장형 발달장애 진단을 하게 된다.
전문의들은 아이가 보이고 있는 행동, 행위, 동작의 관찰에 의존해 진단하기 때문에 아이의 증상을 매일 관찰하는 부모의 협력 없이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사이몬 바론-코헨 박사팀이 개발한 유아기의 자폐증 증상목록(CHAT)을 비롯해 개정된 유아기의 증상목록(M-CHAT), 2세 아이의 증상 선별법(STAT), 4세 이상의 환경적응, 언어사용 질문서(SCQ) 등 다양한 진단을 위한 체크 리스트가 사용되고 있지만, 전적으로 부모의 답변과 전문가의 관찰에 의존해 진단이 내려진다.
현대 의학기술의 발달로 CT, MRI, PET SCAN 등으로 촬영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 최근의 자폐증 연구는 종래의 자폐증 환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던 ‘세라토닌’ ‘도파민’(신경자극 전달물질)의 분비 부족을 보충해 주는 약물치료에서 벗어나, 발병 원인인 두뇌특정 부위기능, 활동장애 규명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미국 5개 대학에 연구센터 설치
자폐증 치료법 연구
2000년 제정된 아동건강보호법에 의거해 5개의 대학에 자폐증 연구센터가 설치되었고 국립보건연구원, 국립정신보건연구원, 국립질병예방연구원 등에서 새로운 연구과제로 발병원인과 치료방법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두뇌활동은 두뇌세포에서 합성하는 신경자극 전달물질과 세포를 통해 전달되는 전기신호(신경자극)가 합동으로 작용해 이뤄진다고 믿고 있다.
신호가 뇌세포를 통과하면 세포에서 특정 신경자극전달물질과 우리 몸의 활동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각종 물질 호르몬이 분비되어 다음 세로포 전달하는 과정을 거쳐 한층 강화되어 두뇌전체가 전기 회로화되는데 이 신경회로에 이상이 발생하면 두뇌활동 기능장애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최신 기술을 이용해 과학자들은 두뇌특정부위의 활동상황을 조사한 결과 한 두 가지 부위의 기능장애를 확인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모든 질병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 중에 들어있는 46개의 염색체와 2만5,000∼3만개의 유전자 활동 이상으로 발병한다고 믿고 있어 과연 어느 유전자의 결함과 돌연변이로 자폐증이 발생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자폐증 환자의 DNA 검사를 통해 특정 유전자의 기능, 역할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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