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자치공화국 수립 주민투표 결의
유럽 거주 교민, 민주주의 회복 요구 시위
(키예프ㆍ빈ㆍAPㆍ이타르-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당 지지 기반인 동부 지역이 자치공화국 수립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야권이 28일 대통령에 총리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대선 부정 시비를 둘러싼 국가 분열 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전직 국방장관은 혼란이 증폭되자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경고했으며, 유럽 지역 거주 우크라이나인들은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등 사태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 총리 해임 요구 = 야당 대선 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 전(前) 총리의 측근인 율랴 티모쉔코(여) 의원은 이날 여당 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를 24시간 안에 해임할 것을 대통령에 요구했다.
티모쉔코 의원은 수도 키예프 독립광장에서 수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에게 24시간의 말미를 준다면서 대통령은 동부 지역 분리 독립을 추진하는 야누코비치 총리와 도네츠크, 루한스크, 하리코프주(州) 등 지사들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틀 안에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를 범죄자로 간주,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티모쉔코 의원은 또 정부는 우리 반정부 시위대를 무력 진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한 뒤 군(軍)이 국민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하지 않기를 호소한다고 군의 엄정 중립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야누코비치 총리 불신임과 헨나디 바실리예프 검찰총장 해임을 위한 국회 특별회의 개최 ▲대통령 행정실 봉쇄 등을 시위대에 호소했다.
◇ 동부 지역 분리 독립 움직임 = 야누코비치 총리의 지지 기반인 동부와 남부지역 주지사 17명과 공무원 등 3천500여명은 이날 루간스크주 북(北)도네츠크시(市)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자치공화국 수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보리스 콜레스니코프 도네츠크 주의회 의장은 우크라이나 국회(라다)가 선거무효를 선언한 것은 불법이라며 연방공화국 형태의 새로운 국가 수립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콜레스니코프 의장은 또 러시아와 접경한 동부 도시 하리코프를 새 수도로 제안한다면서 하리코프는 20세기 초 15년 넘게 수도로 기능했던 전통 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아나톨리 블리즈뉴크 도네츠크주 지사도 우리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인내하지않을 것이라며 향후 주민투표는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자치권 확대를 위한 공화국 수립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가 비상사태 선포 경고 = 예브게니 마르추크 전 국방장관은 이날 채널 5 TV와 회견에서 현재의 국가 분열 위기에 크게 우려한다면서 위기가 계속될 경우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르추크 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을 위협하게 된 이번 사태의 근원을 되돌아볼 수 있는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의 진지한 대화 노력을 호소했다.
미콜라 아자로프 부총리는 (반정부 시위 사태로 인한) 재정 손실은 정부의 의무 이행 능력을 떨어트리고 있다면서 야당 지도자들의 정부 청사 점거가 계속되면 예산을 더이상 집행할 수 없다고 위협했다.
아자로프 부총리는 또 이번 사태로 인한 재정 손실이 1억1천200만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 해외 거주 우크라이나인들 민주주의 촉구 = 오스트리아 빈과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등 유럽 전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교민들은 이날 시위를 갖고 정부의 민주주의 회복을 촉구했다.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빈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여학생 야르몰렌코(23) 양은 우크라이나는 지금 역사적 시점에 서 있고, 국민은 거기에 동참하길 바란다면서 반정부 시위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엔지니어인 빅토르 크리쉐비치도 키예프 주민들은 지금 그들이 믿는 것을 위해 추위와 허기에 떨고 있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반정부 시위대 지원을 호소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 수천명도 수차례 음악 콘서트와 시위를 열고 유시첸코 야당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으며, 후원금을 모아 조국의 시위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밖에 스페인 마드리드와 체코 프라하 등지에 사는 우크라이나 교민들도 러시아 대사관 앞 등지에서 집회를 갖고 러시아 등 주변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j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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