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즈 호텔 셰프 코니 앤더슨
재료 본연의 향기 살려 심플하게 조리
11월 한 달간 ‘스타와 짝짓기’이벤트
배우 타일러 초대 와인 곁들인 시식 행사
코니 앤더슨(Conny Andersson)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건 약 10년 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았던 ‘사랑에 빠진 요리사(A Chef in Love)’의 주인공 셰프, 파스칼. 그가 뭐 이 시대 마지막 남은 대단한 로맨티스트여서라는 게 그 이유는 아니다. 파스칼이 세실리아에게 한 말을 인용해본다. “난 떠돌아다니는 구름이야. 그 구름이 비가 되어 내렸거든. 그게 바로 지금 여기지.”
스웨덴에서 태어나 인도, 몰디브 공화국, 발리, 서인도 제도의 네비스 섬을 넘나들었던 코니 앤더슨.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던 구름 앤더슨은 이제 비가 되어 캘리포니아를 적시고 있는 게 아닐까.
그로 하여금 아주 어릴 때부터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심어준 것은 그의 할아버지와 어머니. 1979년 스웨덴의 요리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앤더슨은 스웨덴 고텐버그의 SAS 파크 애비뉴 호텔을 통해 요리사로 데뷔한다.
그 후 크루즈라인을 거쳐 다시 파크 애비뉴 호텔 셰프로 복귀했다가 1985년에는 캘리포니아로 건너와 5스타 프랑스 레스토랑인 로란제리(L’Orangerie)에서 셰프 드 빠르띠(주방장과 부주방장 아래 최고 위치)로 1년 동안 일했다.
이후 그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세계 곳곳의 리조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새로운 곳에 갈 때마다 그 지역의 새롭고 창조적인 요리 아이디어를 기억의 창고 속에 차례차례 쌓아간다. 특히 발리의 리조트에서 3년간 머물며 맛본 이국적인 음식들은 그의 요리 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계의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를 탐험하고 발견하는 기회는 제게 있어 너무 소중합니다. 발리에 처음 갔을 때의 그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군요. 시장에서 풍부한 자연 향과 양념, 신선한 야채를 고르며 얼마나 행복했던지. 발리에서의 시간들로 저는 세계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요리의 자유를 맛봤습니다.”
풍부한 자연 향이 살아 숨쉬게 하는 요리는 조금 기교를 부리고 싶어질 때마다 다시 한 번 그가 되새기는 요리의 원칙이다. 그가 요리사가 된 지도 벌써 25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 그가 닻을 내리고 있는 곳은 베벌리 힐스의 포시즌즈 호텔. 지난 2000년 2월부터 일했으니 어느덧 5년째인가.
40명의 주방 식구들은 까다롭기 짝이 없는 그를 사령관으로 정예 군단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가 이끄는 주방 팀은 호텔 내 3개의 레스토랑과 룸서비스의 메뉴를 모두 관장한다.
그들이 선보이는 음식 종류는 캘리포니아 지중해식 요리. 전세계 음식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그의 음식들은 전통 요리의 재해석, 개성 있는 요리에의 추구로 특징지어진다. 심플한 조리 방법으로 재료 본연의 향기를 살리는 지중해 연안, 아시아 대륙, 멕시코 등지의 음식은 그에게 항상 샘솟는 아이디어를 주는 뮤즈다.
Aisha Tyler 이번 시식 메뉴의 영감을 불어넣은 배우 에이샤 타일러.
11월 한 달 동안 포시즌즈 호텔의 가든즈 레스토랑(Gardens Restaurant)에서는 ‘스타 짝짓기의 달(A Month of Pairing Stars)’ 행사를 마련한다.
이 이벤트는 스타 셰프인 코니 앤더슨과 나파 밸리 다리우시 와이너리(Darioush Winery)가 배우이자 작가인 에이샤 타일러(Aisha Tyler)로부터 영감을 받은 가을 메뉴와 그에 어울리는 와인을 짝지어 선보이는 것. E! Entertainment TV 토크쇼 최초의 흑인 여성 진행자이자 산타클로스 2에서 팀 알렌과 공동 출연한 에이샤 타일러는 2003년 시트콤 프렌즈에 고정적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유기농 푸드 무브먼트의 본고장인 샌프란시스코와 나파 밸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녀는 신선한 재료로 정성껏 준비한 식사와 좋은 와인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갖고 있다.
좋은 친구들과의 맛있는 식사를 무엇보다 좋아하는 그녀는 코니 앤더슨이 창조한 시식 메뉴를 다리우시 와인과 함께 포시즌즈에서 즐길 것을 생각하면 입이 벌어진다고 고백한다.
프와 그라, 트러플, 조갯살 등 타일러가 좋아해 이번 행사에 꼭 써달라고 요청한 식재료들을 이용해 코니 앤더슨은 아주 우아한 메뉴를 창조해냈다.
우유 거품 소스로 조리한 대구살 요리.
은행 감자 으깸을 곁들인 시라 쇠고기 갈비살 요리.
가운데 트러플을 넣고 패스트리에 넣어 구운 후 아마냑 버터 소스를 끼얹은 조개 요리(Diver Sea Scallops), 프와 그라와 라즈베리 소스 거위 가슴살(Duet of Duck), 우유거품소스 대구요리(Black Cod), 은행감자 으깸을 곁들인 시라 쇠고기 갈비살 요리(Beef Two Ways), 그리고 패션프루트 수플레까지 5코스의 시식 메뉴가 다리우시 최고의 샤도네이, 멀로, 시라, 카버네 소비뇽과 매치된다.
나파 밸리에 새로 들어선 다리우시 와인 방문자 센터.
다리우시는 나파 밸리 프리미어 톱 10에 마크된 고급 와인이다.
와인과 매치한 5코스 시식 메뉴는 85달러. 300 S. Doheny Dr. LA, CA 90048. (310) 273-2222.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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