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음식 전문점‘Gingergrass’
진저그래스의 주방 식구와 종업원들.
신선한 허브와 야채·고기·해물들
사이공 스타일로 가벼우나 예술적
물론 한국인이니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야 김치찌개와 된장찌개겠지만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좋아하는 음식은 때에 따라 자주 변하는 것 같다. 냄새도 맡기 싫던 월남국수 포(Pho)가 요즘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민트, 실란트로 등 허브 향기 가득한 포 국물, 스프링 롤을 찍어 먹는 짭짤한 피시 소스, 그래서 요즘은 마켓에서 이런 재료들을 사다가 이래저래 내 맘대로 스타일의 베트남 요리를 시도해 보기도 한다.
베트남 음식 잘 하는 식당을 찾은 건 그 다음 스텝. LA에만 약 50만 정도의 베트남인이 거주하고 있지만 괜찮은 베트남 레스토랑은 리틀 사이공이라는 지역에 한정돼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렌지카운티 리틀 사이공까지 행차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 얘긴가.
최근 한인타운 가까운 실버레이크에 썩 괜찮은 베트남 레스토랑, 진저그래스(Gingergrass)가 문을 열어 어찌나 반갑던지. 이 지역 아티스트들과 보헤미안들 역시 이국적인 먹거리에 매혹된 것은 매한가지다.
웨어하우스처럼 그냥 내버려둔 천장이 오히려 시원스런 느낌을 전해주는 다이닝룸은 심플한 것이 아티스트들의 로프트 같다.
위에서 내려온 대형 램프가 유일한 장식. 테이블 위에는 월남국수집에서 자주 대하던 시뻘건 칠리소스와 젓가락 통까지 턱 놔뒀다. 그럼에도 안락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후다닥 바쁜 점심을 먹기에도, 천천히 즐기는 저녁식사에도 썩 어울린다.
이 집 음식은 한 마디로 군더더기 없이 정말 맛있다. 베벌리힐스의 베트남 프렌치 레스토랑 레 꼴로니엘(Les Coloniel)의 셰프였던 마꼬 안토니쉑(Mako Antonishek)은 이곳으로 옮겨와서도 사이공 스타일의 가볍고 신선한 고품격 베트남 요리를 예술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그녀는 지금 안젤리노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요리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한 것. 지난 6월 오픈, 고작 5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맛 소문은 빠른 법이어서 다이닝룸은 항상 만원사례다.
신선한 허브와 야채, 맛깔스럽게 양념된 고기와 해물, 그리고 가벼운 디핑 소스로 요약될 수 있는 진저그래스의 베트남 요리들은 신선하고 향기 가득하며 복잡하면서도 우아하고 스타일 있다.
칠리와 함께 왁(Wok)에 요리한 쇠고기.
가지 볶음 요리.
고소한 맛의 임피리얼 롤.
코코넛 바와 베트남 스타일 아이스커피.
닭고기를 얹은 라이스 누들.
전통적 스타일의 임피리얼 롤(Imperial Rolls)과 서머롤(Summer Rolls)을 소스에 담가 상치, 민트, 실란트로, 무채와 함께 싸서 한 입에 쏙 넣어먹는 맛을 어떤 언어로 설명해야 할까. 향기가 가득한 건강식으로 마치 신선한 야채 쌈밥을 만들어 먹는 것에 비할까. 양배추, 숙주, 그 외 신선한 허브를 땅콩가루와 함께 베트남 소스(누옥참)에 무친 샐러드(Vietnamese Chicken Salad) 등 한 끼 건강한 식사로도 좋은 샐러드는 이국적인 향으로 가득하다.
레몬그래스 향이 좋은 메인 디시들은 천천히 즐기며 먹을 수 있는 슬로우 푸드들. 레몬그래스와 칠리 닭고기 요리(Lemongrass Chicken), 카라멜 소스 새우요리(Caramelized Shrimp), 바나나 껍질에 싸서 쪄낸 생선요리(Banana Leaf Fish), 중화 팬에 볶은 칠리 쇠고기요리(Shaking Beef), 마늘소스 양념 그릴 포크찹(Pork Chops), 표고버섯, 야채 소스 두부 튀김(Gingergrass Tofu), 호이신 소스 요리(Sauteed Eggplant) 등 새로운 맛의 메인 디시는 라이스,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가끔씩 스페셜로 준비되는 게요리는 예술. 가격도 저렴하다.
베트남 식 쌀국수 포는 한인타운의 포와는 또 다른 맛이지만 시원한 국물은 여전하다.
비빔 쌀 국수인 누들 보울은 신선한 허브에 쇠고기, 닭고기, 두부 등 주재료를 푸짐하게 넣고 피시 소스 양념을 한 것이 밤에 침대에 누워서도 생각나는 맛. 프렌치 바게트 빵에 피클, 허브, 칠리, 아이올리 소스를 섞은 샌드위치는 간단한 점심으로 좋다. 바나나 튀김 스프링 롤 등 후식, 진저 라이메이드, 베이즐 라임 엘릭서 등의 음료에도 이국적인 향기가 넘친다.
Tips
▲종류: 사이공 스타일의 베트남 전통 요리. ▲오픈 시간: 런치는 화-일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디너는 오후 5시-10시. 금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10시30분까지. ▲가격: 전채는 3.95-5.75달러. 샐러드는 7.25-8.50달러. 포 수프, 누들 보울, 샌드위치는 6.25-7.25달러. 메인 디시는 9.75-12.95. 크렙은 17.95달러. 런치 스페셜은 7.95달러. ▲주차: 뒤편 무료 주차장. ▲주소: 2396 Glendale Blvd. LA, CA 90039. 한인 타운에서 Glendale Bl.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보면 Brier Ave.와 Glendale Blvd.의 남동쪽 코너에 있다. ▲전화: (323) 644-160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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