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담백‘웰빙 음식’
조리법 간단하고 재료의 맛 잘 살려 부드러워
야채와 함께 먹는 꼬치구이 ‘수블라키’일품
‘108년 만의 귀향.’ 지구촌을 하나로 아우르는 올림픽이 마침내 그 발상지인 그리스로 돌아와 펼치는 감동의 아테네 올림픽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지중해 국가인 그리스는 과연 어떤 먹거리를 갖고 있을까.
그리스 음식은 웰빙 음식이다. 그들이 즐겨 먹는 요구르트, 올리브유, 토마토 모두가 요즘 건강식으로 강조되는 소재들. 산양 젖으로 만든 페다 치즈도 까만색의 칼라마타 올리브와 함께 그리스 요리에 기본적으로 쓰이는 재료다. 채식을 주로 하는 그리스인들은 생선류와 양고기, 쇠고기, 닭고기도 즐겨 먹는다. 철 따라 싱싱하고 값싼 과일이 풍성해 겨울에는 오렌지, 여름에는 멜론, 수박, 가을에는 포도, 무화과와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한다.
아침식사는 보통 가볍게 한다. 점심시간은 1시30분 께부터 약 2시간, 저녁은 최소한 오후 8시 이후로 대개는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계속된다. 주말 저녁이면 외식 나온 가족과 친구들로 모든 음식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토마토와 오이, 올리브, 페타 치즈만을 이용한 담백한 맛의 그리스 식 샐러드.
그리스 문화에는 터키 제국의 흔적이 진하게 묻어 있다. 회고조, 영탄조의 슬픈 음악이 그렇고 그들이 자랑하는 수블라키(Souvlaki)가 그렇다. 수블라키는 꼬챙이에 넓적한 고기를 겹겹이 포개 천천히 불에 돌려 구운 후 칼로 잘라 야채와 함께 먹는 음식. 소재는 새우, 생선, 닭고기, 양고기, 쇠고기 등 다양하다. 숯불구이와 비슷해서인지 한국인의 기호에도 잘 맞는다.
그리스 요리는 조리법이 간단하고 재료의 맛을 잘 살려 맛이 담백하고 부드럽다. 무사카(Mousaka)는 다진 고기, 감자, 가지, 호박을 층층이 쌓아 토마토소스를 듬뿍 얹고 치즈로 덮은 후 오븐에 구은 것으로 그리스 식 라자냐라고도 불린다.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구운 치푸라(Tsipoura), 커다란 피망과 토마토의 속을 파내고 쇠고기와 밥을 채워 넣은 예미토(Yemito), 말린 문어를 구워낸 옥타포디(Ochtapodi), 쌀을 넣은 미트볼에 토마토 레몬 달걀 소스를 넣은 요리 수주카키아(Souzoukakia), 양 갈비구이인 빠이다끼, 양 창자 구이 꼬꼬리찌도 즐겨 먹는다. ‘기로스(Gyros. 본래 ‘이로’인데 잘못된 발음이 통용되고 있다)’는 기름을 쪽 뺀 바비큐 고기를 썰어 야채, 자치끼와 함께 피타에 말아먹는 그리스 식 샌드위치다.
고기와 찐 밥을 삶은 포도 잎으로 쌈을 싼 돌마데스(Dolmades)를 앞에 대하자니 찐 호박잎에 밥을 얹어 싸먹던 기억이 새롭다. 오징어 튀김, 칼라마라키아(Kalamarakia)는 언제나 부담 없는 전채다.
연어 알을 올리브 오일과 섞어 무스 형태로 만든 타라모살라타(Taramosalata), 가지 으깸 멜리차노살라타(Melitzanosalata), 오이와 요구르트를 향신료와 함께 섞은 차찌끼(Tsatziki)는 호떡처럼 쫄깃한 질감의 피타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 레몬과 향료로 맛을 낸 문어 구이(Ochtapodi), 시금치와 양젖 치즈로 안을 채운 스파나코피타(Spanakopitakia), 고소하게 튀긴 미트볼(Keftedes)도 입맛을 돋운다.
우조(Ouzo)는 아니스주의 일종으로 43%의 높은 도수를 갖고 있는 그리스 전통 술이다. 향이 강한데 물을 섞으면 투명한 것이 탁하게 변한다. 뜨거운 태양빛을 받고 자란 그리스 와인은 그리스 음식과 최고의 궁합이다.
그리스에서는 ‘타베르나’라는 전통 음식점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가족, 친지, 친구들끼리 왁자지껄 떠들며 밤늦도록 식사를 즐기는 이곳에서는 서민적인 정감이 느껴진다. 아테네 플라카 지구의 아담한 타베르나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전통 악기 부주키 연주를 들으며 맛보는 그리스 요리는 또 다른 맛일 게다.
컵 밑에 침전물이 가라앉는 짙은 향의 그리스 커피는 마시고 난 뒤 잔을 엎어 만들어지는 모양으로 점을 친다. 바크라바 등 그리스 사람들의 단 과자 만드는 솜씨는 유럽 전역에서 최고다.
라치몬트 빌리지에 자리해 한인들의 발길이 잦은 그리스 식당, 르 쁘띠 그릭(Le Petit Greek)의 셰프 겸 주인 토마스 후달라스(Thomas Houndalas)는 독자들이 그리스 요리의 레서피를 알기 원하면 언제든지 응답해주겠다고 약속했다.
LA 인근 그리스 식당
르 쁘띠 그릭(Le Petit Greek) 127 N. Larchmont Blvd. Los Angeles, CA 90004. (323)464-5160.
우아하고 낭만적인 3가 길의 소피(Sofi) 8030 3/4 Third St. (323) 651-0346.
값싸고 부담 없는 그리스 식당 겸 마켓 Papa Cristos Taverna 2771 W Pico Blvd. Los Angeles, CA 90006. (323)737-2970.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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