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크러스트에 치즈와 페퍼로니, 각종 야채를 얹어 구운 피자. 피자는 미국인들이 가장 손쉽게 먹는 인기 음식이다. <서준영 기자>

남녀노소 때·장소 관계없이 즐기는 음식
모양·두께·토핑·사이즈 다양 입맛따라

가난한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스포츠 경기 볼 때 가장 많이 시켜먹는 음식,
아이들이 모일 때 가장 쉽게 시켜주는 음식,
오버타임 하는 직원들이 가장 자주 오더하는 음식,
한쪽만 먹고는 절대 일어설 수 없는 음식…


갓 구운 빵 위에 부드럽게 녹아있는 치즈, 페퍼로니와 피망, 버섯, 올리브가 먹음직스럽게 흩뿌려진 피자는 언제 보아도 군침 도는 음식이다.
남녀노소,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환영받는 피자, 맛도 맛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꼭 한자리에 앉아 먹을 필요가 없이 간편하기 때문에 맥주 한잔과 더불어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주얼 푸드로 사랑받고 있다.
원래는 이탈리아 음식이지만 미국에서의 100년 역사 동안 햄버거나 애플 파이처럼 거의 전통음식화되어 어느 가정에나 냉동고에 냉동 피자가 한두개씩은 들어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피자는 고대로부터 지중해와 중동지역에서 납작한 형태의 빵을 구워서 먹곤 했는데 그 위에 올리브 오일을 바르고 몇가지 향신료를 첨가해 먹은 것이 시초라고 여겨진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피자는 1889년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의 빵 요리사 라파엘 에스포시토가 그 마을을 방문하는 움베르토 왕과 마게리타 여왕을 위해 만든 특별음식이 기원이다. 그는 왕에게 자신의 애국충정을 보여줄 음식으로 이탈리아 국기의 삼색을 나타내는 빨간색 토마토, 흰색 모자렐라 치즈, 초록색 베이즐을 얹어 빵을 구웠는데 왕과 여왕이 매우 감동받아 이것이 이탈리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미국에서는 1895년 제나로 롬바르디라는 이탈리아 이민자가 뉴욕에 최초의 피자전문점을 오픈, 1900년대 초부터 뉴욕과 시카고를 중심으로 소개되기 시작했고 대학생들 사이에 각광받으면서 빠른 시간내에 미국인의 최고 인기 음식중 하나가 되었다.
피자는 모양과 두께, 사이즈가 다양해 뉴욕 스타일은 크러스트가 매우 얇은 반면, 시카고는 그보다 약간 두껍고, 그보다 더 두꺼운 팬 피자, 프렌치 브레드를 반으로 갈라 만든 피자 브레드, 베이글 피자 등이 있다.
토핑도 매우 다양해 입맛에 따라 만들어 먹을 수 있으므로 한국에서는 김치나 불고기를 이용하여 한국식 피자를 만들기도 하고, 식빵이나 바게트, 혹은 토티야에 토마토 소스를 바른 후 소시지와 치즈, 야채를 얹어 토스터에 구워먹는 간단한 약식 피자도 많이 개발되어 있다.
피자는 전문레스토랑에서 먹거나 패스트푸드로 인식돼있지만 사실은 빈대떡처럼 집에서 어렵지 않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여름철에는 방학중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 주는 것도 좋고, 재료만 준비한 다음 손님 각자가 구워먹도록 하는 피자구이 파티를 여는 것도 여름을 즐기는 색다른 피서가 될 수 있다.

불고기·삽겹살 김치로 색다르게



기본적인 재료

★크러스트(피자도우)


▲재료: 밀가루 4 1/4컵, 드라이 이스트 1팩(2 1/4작은술), 따뜻한 물 1 1/4컵, 소금 2작은술, 올리브 오일 1/4컵
▲만들기: 이스트를 따뜻한 물에 풀어 15분간 둔다. 큰 보울에 밀가루와 소금을 체에 내려 섞은 후 이스트 푼 물과 올리브 오일을 번갈아 넣어가며 부드럽고 끈기가 생길 때까지 반죽한다. 다른 보울에 오일을 살짝 바른 다음 반죽을 넣고 젖은 타월로 덮어 상온에서 한시간 정도 2배로 부풀어오를 때까지 둔다.
냉장고에서 하룻밤 정도 놔두어 천천히 발효되도록 해도 되고, 아니면 다 된 반죽을 냉동시켜 두었다가 사용하기 두세시간 전 상온에 꺼내놓아도 된다.
다 된 반죽은 8개로 나누어 떼고 밀가루 칠한 도마위에서 하나씩 손으로 적당한 두께로 편다.
사이즈는 직경 8~10 인치 정도가 좋고 두께는 얇을수록 맛있다. 펴는 도중 반죽이 자꾸 다시 말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는 플라스틱으로 덮고 몇분 놔두었다가 다시 펴는 일을 계속하면 된다. 모양이 고르지 않아도 재미있다.
동그랗게 만든 반죽은 금방 피자를 구워도 되고 한 장씩 왁스 페이퍼를 사이에 끼워서 쌓은 다음 냉장고나 냉동고에 넣는다.

★토마토 소스

간단하게 만들려면 캔에 든 토마토(crushed tomatoes)에 다진 마늘,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만 넣고 섞어서 만든다. 조금 세련된 맛을 내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재료: 올리브오일 1작은술, 마늘 2톨 다진 것, 작은 양파 1/2개 다진 것, 토마토 2 1/2개 다진 것, 치킨 브로스 1/2컵, 고춧가루 1/4작은술, 케이퍼 1 1/2작은술, 프레시 베이즐과 프레시 파슬리 다진 것 각각 1 1/2작은술씩
▲만들기: 냄비를 중간 불에 올리고 마늘을 넣어 2~3분간 볶다가 양파를 넣고 2~3분간 저어준다.
토마토, 치킨 브로스, 고춧가루를 넣고 뚜껑을 연 채로 20분간 끓인 다음 불을 끄고 케이퍼와 베이즐, 파슬리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한다.


★치즈


모자렐라 치즈와 파미잔 치즈가 가장 많이 쓰이지만 페타 치즈나 고트 치즈, 블루 치즈, 폰티나, 리코타 등 다른 치즈도 사용된다.

★토핑
얇게 썬 육류(페퍼로니, 소시지, 프로슈토, 햄, 살라미), 올리브, 케이퍼, 말린 토마토, 피망, 시금치, 양파, 버섯, 베이즐, 구운 마늘 등 원하는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토핑은 간단할수록 각 재료의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재료를 준비한 다음 기호에 따라 두세가지씩 다른 배합으로 시험해보는 것도 좋다.
기본은 모자렐라 치즈와 얇게 썬 육류, 야채와 허브인데 요즘은 야채만으로 베지터블 피자를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 많다.

토핑에 따른 피자의 종류


▲페퍼로니와 버섯: 가장 클래식한 컴비네이션으로 올리브와 폰티나 치즈와 잘 어울린다.
▲베지터블: 버섯, 양파, 블랙 올리브, 피망, 시금치 등을 얹는다. 리코타 치즈가 좋다.
▲마게리타: 가장 기본적인 피자. 토마토와 프레시 모자렐라 치즈, 베이즐을 얹어 굽는다.
▲화이트 피자: 토마토 소스를 빼고 흰 양파에 리코타 치즈, 파미잔 치즈, 파슬리를 뿌린 피자.


이색적 피자

삼겹살 김치 피자

▲재료: 크러스트 반죽, 김치 200g, 삼겹살 300g, 모자렐라 치즈 100g, 양파 1/2개, 피망 1개, 양송이 5개
▲소스: 다진 당근·셀러리 50g씩, 밀가루 1큰술, 케첩 1/2컵, 베이 리프 1장,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팬에 버터를 두른 다음 반죽을 동그랗게 펴서 깔고 350도의 오븐에서 10분간 굽는다. 달군 팬에 버터를 두른 다음 소스 재료를 넣고 볶아 소스를 만든다. 삼겹살은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려 굽고 2cm 폭으로 큼직하게 썬다. 김치는 송송 썰고 물기를 꼭 짠다. 양송이는 저며 썰고 피망은 굵직하게 썬다. 반죽 위에 소스와 다진 치즈를 일부 올린 다음 다시 토핑, 치즈를 올려 350도에서 20분 정도 굽는다.
▲만들기: 오븐을 400도로 예열한다. 재료를 모두 넣고 갈아서 페스토를 만든다. 오일을 바르거나 포일로 싼 팬에 크러스트를 넣고 페스토를 바른다. 그 위에 모자렐라 치즈의 3/4 분량을 흩뿌린 다음 튜나, 올리브, 토마토, 양파, 고추를 고루 얹는다. 남은 모자렐라와 파미잔 치즈를 뿌리고 오븐에서 20분간 굽는다. 5분간 두었다가 자른다.

튜나 피자

▲재료: 12인치 크러스트, 모자렐라 치즈 2컵, 알바코어 튜나 통조림 7온스, 블랙 올리브 슬라이스 1캔, 토마토 적당히 썬 것 1개, 빨간 양파 채 썬 것 1/2컵, 고추 1개, 파미잔 치즈 2작은술
▲페스토: 올리브 오일 1/4컵, 앤초비 필레 2개, 마늘 3쪽, 프레시 베이즐 1컵, 프레시 오레가노 2작은술, 후추 1작은술

<정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