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지서 멀수록 빨리 익어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한국종 포도송이들이 마켓에 진열되어 늦여름이 무르익었음을 알린다. 포도는 연중 내내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매년 이맘때 쯤 잠시 판매되는 소위 ‘한국 포도’는 껍질과 씨를 뱉아내는 수고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볼 때 마다 입 안에 군침이 고일 뿐만 아니라, 껍질로 꽈리를 만들어 불던 옛 추억마저 되살려 준다. 인간이 재배했던 과일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바로 포도이다. 약 3000년 전부터 경작되기 시작한 포도는 이집트의 상형문자에서도 발견되는데, 이집트인들이 포도주를 만드는 장면이 바로 그 것이며, 흑해지역에서도 그 역사적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원산지는 코카서스 지방과 카스피해 연안으로 추정되며 기원전 1500년 께 그리스의 식민지배자들이 포도를 서유럽 지역에 소개했고 동양에는 인도를 거쳐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 생산 약 97%가 캘리포니아산
한국산‘거봉’송이 크고 단맛 풍부
한국에는 고려시대에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측되며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포도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재배는 1906년 서울 뚝섬에 원예모범장을 설립하면서 시작되었다.
포도는 크게 유럽종, 미국종, 교배종으로 나뉜다. 유럽종은 품질이 우수하고 건조에 잘 견디지만 추위와 병충해에 약하다.
19세기에 진딧물로 인해 유럽의 포도밭들이 초토화되었을 때 유럽의 포도 재배자들은 건강한 포도나무 가지를 미국산 뿌리에 접붙여 저항력이 강한 재래종을 만들어 오늘날까지 이어져 왔다. 씨 없는 톰슨 시들레스와 네오머스캣, 블랙 함부르크 등이 대표적인 품종이다.
미국종은 식용이나 대목으로 쓰이며 라브루스카, 델라웨어, 로툰디롤리아가 주요 품종이다. 유럽종보다 품질은 떨어지지만 추위와 병충해에 강하다. 한국에서는 주로 추위와 병충해에 강한 미국종과 교배종을 심는데, 대부분 교배종을 재배한다.
대표적인 품종이 거봉으로 송이가 크고 씨가 적으며 단맛도 풍부하다. 피오네는 짙은 자주빛을 띤 검정색이고 거봉보다 알이 굵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품종은 캠벌리로서 자주빛을 띤 검정색으로 알이 중간 크기이며 8월 중순부터 하순에 걸쳐 익는다.
그밖에 주요 품종으로는 머스캣베일리, 세리단, 청포도(나이애가라) 등이 있다.
와인이나 건포도용이 아닌 식용 포도 품종은 약 50여가지에 달하는데, 그 중 18개종이 대표 품종으로 꼽힌다.
청색, 붉은색, 검푸른색으로 구분되는 색깔과 신맛, 단맛으로 구분되는 맛, 포도알의 크기, 포도 껍질의 표면 등으로 포도의 종을 구분할 수 있다.
포도 생산국 중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이며 이들 3개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전세계 총 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식용 포도는 약 97%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생산되며, 약 70만 에이커의 포도밭에서 재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약 200여년 전부터 포도를 재배하기 시작, 체계적인 포도 경작은 1769년 스페인 수도승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수도승들은 지중해 연안에서 재배되던 무화과와 올리브를 포도와 함께 미국에 들여왔는데, 따스하고 건조한 캘리포니아주의 날씨와 잘 맞아서 포도재배가 매우 번성하게 된 것이다.
■ 용도와 보관
포도는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양이 제일 많지만, 날로 먹거나 건포도로 만들어 먹고, 통조림, 잼, 주스, 젤리, 식초 등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약을 포도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약의 흡수가 잘 되고 효능이 높아진다고 한다.
포도는 꼭지 쪽에서 멀수록 빨리 익게 마련이므로, 포도를 고를 때는 꼭지 가까운 곳에 있는 포도알을 먹어보아서 단 것을 고르면 된다.
포도를 보관할 때는 기온이 낮은 곳에서 보관하고 습기가 충분해야 하지만, 얼음이나 냉동식품과 함께 보관해서는 안 된다. 또한 포도는 냄새를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파, 마늘이나 양파 가까이 두어서는 안 된다.
■ 영양분
알카리성 식품으로 비타민등 풍부
포도에는 당분(포도당과 과당)이 많이 들어있어서 피로회복에 좋고, 비타민A, B, B2, C, D 등이 풍부해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그밖에 칼슘, 인, 철, 나트륨,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도 들어있는 영양의 보고이다.
포도는 알칼리성 식품으로서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이뇨작용을 하여 부종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 생혈 및 조혈작용을 하여 빈혈에 좋고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여 충치를 예방하며,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항암 성분이 있어서 암의 억제에도 효과가 있다.
신경세포를 만드는 신경효소의 활동과 효능을 증진하여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질병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최선명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