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대니얼 정씨가 구치소와 법원간 연결된 통신망을 통해 자신의 신원을 밝히고 있다.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지 제공>
부친살해 학생 사법절차 시작
이유없이 차량충돌후 도주하다 연행
난폭·과속운전 1년새 8차례 적발도
자신의 아버지를 자동차로 치어 숨지게 한 스탠포드대 휴학생 대니얼 정(22)씨의 사법처리 절차가 14일 시작됐다. 특히 정씨는 지난 1년반 새 8회나 난폭, 과속운전으로 적발되는 등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정용훈씨
14일 변호사 없이 오하이오주 락 리버 시립법원에 출두한 정씨는 변호사가 선임되는 대로 다시 법원에 출두해 유·무죄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지난 11일 자동차를 타고 나가지 못하게 하는 아버지 정용훈(68)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했던 정씨는 살인, 자동차를 이용한 중폭행 등 3개 중범 혐의로 보석금 없이 쿠야호가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웨스트 레이크 경찰국은 정씨가 학교에서 받은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는 어머니의 진술에 따라 정확한 사건동기를 캐고 있다.
지역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사건 발생 3년여 전부터 기이한 행동을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정씨는 운전 중 갑자기 옆을 지나가는 타인종 여성의 자동차를 들이받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정씨는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여성 운전자가 두려워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지난 2001년 9월∼2003년1월에는 8회나 난폭, 과속 운전 등으로 적발됐다. 이중에는 25마일 지역에서 75마일로 운전하거나 제한속도가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서 시속 100마일로 운전하다 티켓을 발부 받은 사례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홉킨스 국제공항에서 스턴건 소지혐의로 검거된 정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클리블랜드 연방법원 순회판사는 “정씨의 모친이 피고인을 버릇이 없고 사회 미숙아로 표현했다”며 피고인은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법원 기록에 따르면 정씨는 “더 잘할 수 있는데 GPA가 2.7밖에 되지 않는다”고 진술하기도 했었다.
한편 숨진 아버지 정씨의 입관예배는 오는 15일, 장례예배는 17일 웨스트레이크에서 엄수된다. 60년대 도미한 정씨는 지난 67년과 72년 미조리의 파크 칼리지와 클리블랜드 카이로프랙틱 칼리지를 졸업한 후 74년 노스 옴스테드에서 카이로프랙틱 오피스를 개업했으며 LA지역에 노모와 친형이 거주하고 있다.
평소 얌전하다 한순간 폭발“자녀 충동행동 방치는 금물”
전문가“정서 불안서 촉발… 감정조절 가르쳐야”
명문대생의 아버지 살해 사건이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평소 자녀들의 충동적인 행동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교 10학년인 A모(15)군은 어머니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나무라자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골프채로 집안의 가구를 때려부쉈다. 평소 큰 문제없던 아들이 ‘야수’로 돌변하자 A군의 어머니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말 LA 고교에서 개최한 학부모 교실에서 한 학부모가 “자식이 나를 밀쳤다”며 입을 떼자 행사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저마다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LA 고교의 지경희 교사는 “정서적으로 고립된 아이들이 화를 풀지 못하고 한 순간에 폭발시킨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감정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은 성인이 돼서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지적이다.
LA 인근 대학에 재학 중인 B씨는 아버지와 샤핑몰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아버지가 약속시간에 늦자 화를 삼키며 고모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다혈질인 B씨의 성격을 아는 고모는 문을 걸어 잠갔고 분을 참지 못한 B씨는 고모집 차고를 때려부수다 이웃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밖에도 감정 조절에 실패한 학생이 마약에 손 댄 후 환각 작용으로 부모를 폭행하기도 한다.
특히 명문대 진학 후 정서적인 불안정 증세를 보이는 한인 학생들과 관련, 청소년 심리 클리닉 롤렌 김 박사는 지능지수와 감정지수의 불일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김 박사는 “공부 잘 하는 한인 학생의 경우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부모의 영향으로 감정을 다스리는 훈련이 부족하다”며 “머리와 마음의 불일치로 정서적인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석호 기자>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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