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전문숙박업소인 베스트 프렌즈 펫 리조트 앤 살롱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애완견를 맡기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맡길 수도, 데려갈 수도 없는‘골칫거리’
아메리칸 보딩 케널스기준을 통과한 업소에 위탁
여행가방을 들고 집을 나서는 순간, ‘나는 안 데려가냐(What about me?)’는 듯 물끄러미 쳐다보는 강아지의 모습, 여행 떠나는 이들에게 집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은 애물단지가 되기 쉽다. 같이 여행을 가자니 까다로운 조건에 엄두가 나질 않고 적지 않은 비용 추가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집에 홀로 남겨두고 가자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 믿을만한 친척이나 친구가 여행기간 맡아주겠다고 나서면 다행이지만, 돌봐주겠다는 이가 미덥지 않거나 억지로 떠맡기는 기분이 들게 되면 여행 내내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여행과 휴가시즌을 맞아 애완동물 ‘처리법’을 알아보았다.
장기간 여행을 떠날 경우 애완동물은 동물병원이나 전문업소에 맡기고 떠나는 게 상책이다.
밸리의 스튜디오 시티에 있는 좁은 아파트에서 5세 짜리 시추 ‘코리’를 키우는 제니퍼 김씨(29)는 한국에 있는 가족 모두가 동물을 좋아해 태어나면서부터 개와 함께 자랐다.
김씨가 코리를 입양한 건 4년 전. 학교수업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코리를 옆에 끼고 살았던 김씨는 지난해 회사에 취직하면서 출장이 잦아졌고 어느새 코리는 골칫거리로 둔갑(?)했다.
학창시절 여행을 떠날 경우에는 늘 코리를 동반했지만, 출장을 가는데 코리를 데려갈 수는 없는 노릇.
11파운드가 나가는 코리는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개여서 같이 놀아주지 않으면 ‘뚱땡이’라는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식사를 거르며 괜히 아픈 척한다.
또 모험심이 대단해 현관문이 열리면 잽싸게 뛰쳐나가기 일쑤여서 코리를 맡아본 친구들은 여간해서 다시 맡으려 하지 않았다.
2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애완견 코리를 동반하기 위해 다이어트까지 시켰다. 당시 코리의 몸무게는 9.5파운드.
대한항공의 경우 5kg(9파운드)이하의 애완동물만 기내 운반이 가능하고 더 크면 화물칸에 실어 운반한다는 규정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시켰다.
그나마 차로 1∼2시간 거리의 출장은 몰래 코리를 데려갈 수 있었지만, 질병을 앓은 직후라든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멀미가 심할 것 같으면 어쩔 수 없이 동물병원이나 펫 호텔에 맡기고 가야했다.
또 급작스런 일정으로 장소예약을 미처 못했을 경우 낯선 사람에게 집 열쇠를 맡겨야 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펫 시터(Pet Sitter) 서비스를 신청하기도 했다.
애완동물이 유일한 가족인 김씨에게 코리로 인한 적지 않은 추가 비용과 수고는 당연한 대가이지만, 코리를 동반하든지 혹은 누군가에게 맡기든지 여행의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알고 난 후부터는 여간 고민스러운 게 아니라고 했다.
■홀로 남겨 두고 여행을 떠날 경우
글렌데일의 글렌옥스 동물병원 최용준 원장은 “여행에 데려가는 것보다는 믿을만한 곳에게 맡기는 게 좋으며 환경을 바꾸지 않고 다른 사람이 집을 방문해 애완동물을 돌보는 게 최선책”이라고 말한다. 장거리 여행의 경우 애완동물 대부분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또, 애완동물 호텔(Pet Hotel)이나 숙박 전문업소(Boarding Kennel)에 맡길 경우 친구나 이웃, 수의사, 트레이너의 추천을 받는 게 좋고,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아메리칸 보딩 케널스(American Boarding Kennels Association)의 기준을 통과한 업소를 골라야 하며 거래개선협회(Better Business Bureau)에 접수된 불만신고 여부를 점검해봐야 한다.
정기검진을 받는 동물병원이 맡아줄 경우는 그래도 안심이다. 집이 아닌 다른 업소에 애완동물을 맡길 때는 예방접종 기록이 필요하다. 애완동물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성이 내려가므로, 기관지염이나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맡기기 2주전 필요한 예방접종을 해두는 게 좋다.
5kg이하, 생후 8주면 기내 반입
단지 숙박을 위해 동물병원을 찾은 경우 캐리어가 있는 곳의 청결 상태를 확인하고 매일 산책을 시키는지 여부도 알아본다. 1박 10∼17달러.
경제적 부담이 되더라도 애완동물 전문 리조트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 이들 리조트에는 개 공원과 수영장은 물론 스파, TV가 있는 라운지, 동물 전용 레스토랑까지 갖추고 있다. 노스 힐스의 ‘펫 리조트(The Pet Resort)’는 고양이에겐 천국이다.
고양이를 위해 특별 제작한 영화를 상영하고 스낵도 준다. 또 성격에 따라 사교적인 고양이를 잠재우는 전망 좋은 방(Sun Room), 내성적인 고양이를 위한 조용한 방(Quiet Room), 놀기만 좋아하는 응석받이 고양이를 위한 스윗 룸(Kitty Castle) 3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다. 1박 11.50∼35달러.
펫시터 전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Professional Pet Sitters)나 펫시터 인터내셔널(Pet Sitters International) 등은 거주지 인근의 애완동물 전문케어(Pet Sitters) 서비스를 알선해주는 기관이다. 베이비 시터와 마찬가지로 전문교육을 받은 펫 시터가 하루에 1-3회 집을 방문해 개나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산책과 브러시까지 해준다. 가격은 곳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1회(30분∼1시간) 방문에 15~25달러. 웹사이트(www.petsitters.org)에 접속해 우편번호를 입력하면 인근 업소의 리스트가 나온다.
1박2일로 여행할 경우 애완동물을 혼자 집에 남겨두기도 하는데, 이 때는 자동식 먹이통(Automatic Pet Feeder)과 분수식 정화조(Purifying Pet Fountain)를 이용하면 그나마 걱정을 덜 수 있고 반드시 배변, 배뇨를 할만한 공간을 마련해놓아야 한다.
자동식 먹이통은 최장 48시간까지 특정시간에 타이머를 맞춰두면 먹이통의 뚜껑이 열린다. 고양이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경우가 드물어 굳이 타이머를 사용할 필요가 없지만,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는 개는 반드시 타이머를 맞춰 한 번에 적당량을 먹도록 해야한다. 애니메이트 제품 39.99달러. 제시간에 밥을 주는 것보다 중요한 사항이 깨끗한 물 공급이다. 분수식 정화조를 사용하면 그나마 필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물이 순환돼 단기간은 깨끗한 물을 마시게 된다. 펫메이트 제품 34.99달러.
■애완동물을 여행에 동반한 경우
동물애호협회(Humane Society of the US)에 따르면 애완동물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미국인들이 14%에 달한다. 그러나, 애완동물이 너무 늙었다든지 허약한 경우에는 여행에 동반하지 않는 것이 낫고 멀미가 심하다거나 여행의 스트레스 때문에 진정제를 맞아야 할 정도라면 데려가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만큼 여행을 떠날 때 애완동물의 동반 여부는 신중히 고려할 사항이다. 무엇보다 자동차나 비행기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여기에 충분한 적응이 돼있어야 하고 개나 고양이를 담는 운반 캐리어나 전용이동상자를 준비해야 함께 떠나는 여행이 즐겁다.
일단 애완동물을 동반하기로 결정했다면, 여행지의 호텔, 모텔, 리조트, 캠핑장 등이 애완 동물을 받아주는지(Pet-Friendly)를 알아본다. 동물의 크기와 종류에 제약이 따른다.
웹사이트 펫웰컴(PetWelcome.com)이나 독프렌드리(dogfriendly.com)에 접속하면 숙박시설 리스트와 간단한 리뷰가 나온다. 일부 호텔의 경우 애완동물에게 특급 룸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은 그야말로 ‘개팔자가 상팔자’임을 실감하게 된다.
동반 여행 시에는 준비사항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여행의 경우 멀미에 대비해 출발 1∼2시간 전부터는 음식물을 일체 주지 말고 비닐봉지를 준비한다. 애완동물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은 여행기간 충분한 먹이와 물을 준비해야 한다. 사료를 적당한 분량으로 나누어서 포장을 하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름표 착용은 기본이며 목걸이와 목줄을 준비한다.
애완동물과의 해외여행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국가마다 다른 검역제도와 절차가 실시되고, 항공사마다 애완동물 운송에 따른 자체 규정을 두고 있으며 기내 운반의 경우 편도요금 75∼100달러를 추가 지불해야한다.
대한항공의 애완동물 규정 안내
대한항공이 여객기로 운송하는 애완동물은 보통 집에서 키우는 개, 고양이, 애완용 새에 한한다. 또한 승객의 안전을 위해 공격적 성향이 강한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롯트와일러, 도베르만 및 투견 등 일부 개들은 여객기로의 운송이 제한된다.
먼저 애완동물은 건강해야 하며 생후 최소 8주 이상은 돼야 한다. 애완동물은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 기내로, 그보다 크면 전용 화물칸으로 싣게 되는데 어느 경우든 1인당 1마리에 한한다. 아주 작은 6개월 미만의 강아지 2마리 혹은 고양이 2마리는 한우리에 넣어 운송할 수 있고, 1인당 1마리는 기내로, 1마리는 화물칸으로 실을 수 있다. 5kg이하의 작은 애완동물은 기내 운반이 가능하며 탑승자의 앞좌석 밑에 두고, 좀더 큰 경우 온도와 공기의 유입장치가 있는 화물칸으로 운반해야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항공사에 문의할 것.
<하은선 기자>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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