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빵 먹으며 살 뺀다?”
‘황제 다이어트’ 맞서 제빵업자가 고안
탄수화물 섭취 늘리고 단백질 낮춰
“곡물등 포기않고 비만 예방”으로 인기
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요즘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신간소설 중 하나가 바로 ‘다빈치 코드(Da Vinci Code)’이다. 신간이라고 하기엔 나온지 꽤 됐는데, 아직까지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서 1위를 내놓지 않고 있으며, 다빈치 코드의 열풍은 앞으로도 얼마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는 X 파일 류의 음모론에 바탕을 둔 소설로, 성서적 진보 이론과 수학적 이론을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같은 비밀을 풀어헤침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다빈치 코드’의 열풍을 타고, ‘다빈치 다이어트’라는 새로운 다이어트를 창안한 사람이 있어서 화제다.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소피아 베이커리’(Sophia’s Bakery)를 운영하는 제빵업자 스티븐 란잘로타(Stephen Lanzalotta)가 그 사람. 영양사도, 학자도 아닌 란잘로타는 생물학과 생화학을 전공했는데, 소위 ‘황제 다이어트’라 불리우는 앳킨스 다이어트(Atkins Diet)의 영향으로 고객의 반 이상을 잃게 되자 이에 대항하여 다빈치 다이어트를 만들어냈다.
특히 그 자신이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60 파운드에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경험이 다이어트를 고안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아직까지 다빈치 다이어트는 책으로 나와있지 않고 주로 란잘로타의 강의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다빈치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있는 앳킨스 다이어트와는 달리 빵과 생선, 치즈, 야채, 육류, 견과류, 포도주 등 주로 고대 사상가들과 화가들이 먹었던 지중해 식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식재료를 골고루 사용한다.
란잘로타는 다빈치 다이어트에서 복잡한 수식을 사용하는데, 그 값은 ‘황금비’로 잘 알려진 1.618 이다. 황금비 1.618은 고대 피라밋을 지을 때 사용되었으며,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건축가, 화가, 철학가, 음악가, 수학자들이 매료되었던 비율이다.
란잘로타는 이 황금비를 다빈치 다이어트에 적용하여, 52%의 탄수화물과 20%의 단백질, 28%의 지방으로 구성된 식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미정부에서 권장하는 것 보다 탄수화물의 양은 적고 단백질은 많이 섭취하도록 되어있다. 란잘로타의 식단은 사람들이 평생 섭취해 왔던 빵과 쌀 등의 곡물을 포기하지 않고도 인체에 이로운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비만을 막을 수 있도록 해준다.
란잘로타는 “어느날 갑자기 빵 때문에 살찐다고 말하기에는 사람들이 너무 오랫동안 빵을 먹어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옛날 식으로 직접 손으로 반죽을 해 빵을 만드는 그는 빵이 인체의 각 부분을 형성하고, 더욱 안정적인 정신상태로 만들어주며, 뚜렷한 사고능력과 바위처럼 단단한 신체, 르네상스 시대 조각상처럼 단단한 복부를 가질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한다.
“역사상 어떤 문명도 곡물없이 진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그는 “빵은 성스러운 음식중 하나일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음식중 하나”라며 자신의 다이어트는 빵을 더 먹어야 한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고기만 먹었을 때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저탄수화물을 권장하는 앳킨스 다이어트에 반발하는 사람은 란잘로타 혼자가 아니다. 미영양협회 (American Dietetic Association)의 대변인 데이브 그로토(Dave Grotto)는, 저탄수화물 과자와 스낵은 대부분 두껍고 딱딱한 종이를 씹는 것 같으며 그 중 몇몇은 대단히 맛이 없다고 말하면서, 인간이 먹는 이유 중 하나가 맛 좋은 음식을 즐기려는 것인데 앳킨스 다이어트 열풍으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이 먹는 즐거움의 많은 부분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점점 비만 인구가 늘어가는 마당에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란잘로타는 몸에 좋고 비만을 방지할 수 있는 식단과 음식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 연구를 하였으며, 좀 더 건강에 좋은 빵을 만들기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는 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는지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과 자제력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란잘로타의 ‘황금비’ 식단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한다. ‘황금비’ 책의 저자이며 천체물리학자인 마리오 리비오(Mario Livio)는 황금비율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많은 부분에서 사용되었음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육체와 정신이 황금비에 꼭 맞춰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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