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푸른 야채에 강된장과 제육볶음으로 차린 쌈밥 식탁. 보기만 해도 풍성한 쌈밥은 건강하고 맛있는 웰빙 진수성찬이다.
큼직한 상추잎에
밥 한 숟갈 얹고
쑥갓·실파 올려
쌈장 발라 쏘~옥
‘얇은 잎으로 복을 싼다’는 의미
삼국시대부터 먹어온 민속 음식
한여름 대청마루, 소쿠리에 하나가득 상추와 쑥갓이 올라오면 다들 손 씻으러 달려간다.
큼직한 상추 하나를 집어 쑥갓과 실파를 올리고 밥 한 숟갈, 쌈장 얹어 적당히 오므린 다음 크게 벌린 입에 쏘옥~
고기 한점 없이 밥과 쌈장에 채소만 가득했어도 반찬타령은 끝. 푸성귀와 쌈장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쌈은 여름철의 대표적인 음식. 지금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예전에는 채소가 많이 나오는 여름 한 철 더위에 입맛을 잃거나 밑반찬이 부실할 때 좋은 별식이었다.
특히 된장 고추장 섞어 만든 쌈장이나, 쇠고기에 고추와 표고버섯 넣고 되직하게 끓여내는 강된장찌개는 쌈밥 뿐 아니라 보리밥을 쓱쓱 비벼먹어도 맛있고 풋고추를 푹푹 찍어먹어도 구수한 맛의 토속음식으로 사랑받아 왔다.
우리의 쌈 역사는 20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땅에서 나는 채소 중 잎이 좀 크다 싶은 것치고 쌈 재료가 아닌 것이 없을 만큼 쌈밥은 독특한 우리 민속 음식 중 하나. 그 중에서도 삼국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상추쌈의 역사가 가장 길다.
쌈밥은 얇은 잎으로 복을 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귀한 쌀밥을 푸짐하게 싸먹는 것만으로도 복을 불러오는 일이라 여겼던 것이다.
준비도 간단하면서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주는 쌈. 건강이니 웰빙이니 많이 이야기들 하지만 알칼리성 야채와 산성 고기가 어우러진 쌈밥처럼 건강하고 풍성하며 맛있는 웰빙 식사도 없을 것이다.
요리전문가 이예숙씨가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쌈밥 식탁을 차렸다.
파릇파릇 각종 채소에 매콤구수한 강된장, 얼큰하고 부드러운 제육볶음, 그리고도 왠지 섭섭해서 입맛 돋우는 세가지 밑반찬과 환상의 고추장볶음까지, 진수성찬 한 상이다.
이예숙씨의 쌈밥 레서피와 입맛 돋우는 세가지 밑반찬
모든 야채 이용‘격식없이 편안하게’
■쌈밥 식탁 차리기
쌈은 격식 차려 먹기보다 허물없는 사람들끼리 왁자하게 먹는 편안한 음식이므로 세팅도 편안하게 하는 것이 좋다. 두손을 다 사용해야 하고, 채소와 반찬과 쌈장과 밥이 모두 동원된다는 점을 고려해 개인접시는 크기가 넉넉한 것으로 준비한다. 쌈을 먹으면 손에 계속 물이 묻기 때문에 바로바로 씻을 수 있도록 물수건이나 냅킨을 개인별로 넉넉히 준비한다. 아울러 쌈장이 멀리 있으면 덜어올 때마다 불편하고 떨어뜨리면서 식탁보를 더럽힐 위험이 있으므로 개인별 작은 종지에 담아낸다. 각각 작은 숟가락을 꽂아두면 금상첨화.
■상추 먹으면 졸린가?
쌈채소의 대표인 상추를 ‘동의보감’에서는 ‘와거’라 하여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물론 오장의 기운을 고르게 해 머리를 맑게 한다고 했다. 또 가슴에 막힌 기운을 풀어 머리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다. 그렇다면 상추를 먹으면 졸린다는 말은 낭설인가? 상추엔 ‘락투신(lactucin)’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불면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하거나 마음이 상해 두통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상추생즙 처방을 내리기도 한다. 따라서 상추가 졸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닐지라도 안정제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다.
강된장
▲재료: 쇠고기 50g, 마른 표고버섯 3개, 멸치가루 1큰술, 호박과 양파 각각 70g, 풋고추 3개와 홍고추 2개, 할라피뇨 2개. 된장 3큰술, 고춧가루 1/2큰술, 다진 마늘 2작은술, 쌀뜨물 2컵, 다진 파 1큰술, 볶은 콩가루 1큰술
▲만들기: 쇠고기는 밑간(국간장 1작은술,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2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로)한다. 마른 표고는 불려서 잘게 썬다. 멸치는 내장 떼고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 1분간 돌린 후 믹서에 간다. 호박과 양파는 1cm 크기로 깍둑 썬다. 고추들은 송송 썰고 할라피뇨는 다진다.
뚝배기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밑간한 쇠고기, 표고버섯, 멸치가루를 넣고 달달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호박, 양파, 된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1작은술을 넣고 볶는다. 쌀뜨물(또는 생수)을 조금씩 붓고 국물이 바특하게 졸아들 때까지 끓인다. 국물이 졸아들면 풋고추, 홍고추, 파, 다진 마늘 나머지, 콩가루를 넣고 잠깐 더 끓인다.
제육볶음
▲재료: 돼지 불고기감 600g, 붉은 고추·홍고추 1개씩(장식용)
▲양념: 설탕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미림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생강술 2큰술, 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물엿 2큰술, 고추장 4~5큰술, 마늘 2큰술, 후추 약간
▲만들기: 돼지고기는 한입 크기로 썰어놓는다. 분량의 양념 재료를 모두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돼지고기를 재워 놓는다.
팬을 달궈 돼지고기를 넣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충분히 볶는다.(또는 석쇠에 포일을 깔고 굽는다) 접시에 담고 붉은 고추와 풋고추를 어슷 썰어 위에 얹는다.
쌈 채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잎이 있는 거의 모든 야채를 쌈 채소로 이용했다. 서양 야채까지 합세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진 요즘은 훨씬 다양한 채소들을 쌈 식탁에 올릴 수 있다.
상추와 깻잎은 기본이고, 치커리, 청경채, 실파, 쑥갓, 부추, 미나리, 민들레까지 다 훌륭한 쌈 재료. 여기에 오이와 당근, 고추, 셀러리를 길게 잘라 함께 내면 더 풍성한 식탁이 된다.
쑥쌈
익혀 먹는 쌈을 ‘숙쌈’이라 하는데 양배추, 호박잎, 취, 깻잎, 머위잎, 케일 등 섬유질이 많은 채소는 삶아서 숙쌈으로 먹는다. 미역이나 다시마를 함께 쪄내기도 한다.
숙쌈으로 먹을 야채는 깨끗하게 씻은 다음 김이 오르는 찜통에 채소를 넣고 재료에 따라 시간 조절을 하면서 부드럽게 될 때까지 쪄서 식힌 후 상에 올린다.
양배추는 겉잎 한두장을 떼버리고 통째로 씻은 후 4등분하여 밑동(심)을 잘라내고 찐다. 꼬치로 찔러보아 쑥 들어가면 얼른 내려 차게 식힌다.
너무 두툼해서 잘 안 익을 때는 익은 부분을 먼저 걷어내고 조금 더 찐다.
쌈장
▲재료A: 된장 4큰술,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2큰술, 물엿 1/2~1큰술, 멸치가루 약간,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실파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깨소금 1큰술
▲재료 B: 으깬 두부 3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들기: 재료 A를 잘 섞은 후 으깬 두부를 넣어 짠 맛을 조절하고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 섞는다.
뱅어포 조림
▲재료: 뱅어포 5장, 양념장(설탕·간장 각 1 1/2큰술씩, 고춧가루 1작은술, 청주 1큰술, 마늘·참기름 각 1작은술씩, 참깨 1큰술)
▲만들기: 뱅어포를 한 입 크기로 잘라 마른 팬에 볶아 그릇에 옮긴다.
팬을 페이퍼타월로 닦아낸 후 식용유를 2큰술 두르고 뱅어포를 넣어 바삭하게 볶는다.
다른 팬에 양념장 재료를 모두 넣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바글바글 거품이 나면 볶아 놓은 뱅어포를 넣고 간이 잘 배이게 잠깐 더 끓여준다.
고추장 볶음
▲재료: 고추장 1컵, 소고기 200g(밑간: 간장 1큰술, 설탕 2작은술, 마늘 2작은술, 후추, 참기름)
▲양념: 물 1/2컵, 설탕 4큰술, 물엿 4~5큰술, 참기름, 통깨, 잣 적당량
▲만들기: 소고기를 잘게 썰어 밑간한 후 달군 팬에 볶는다.
고기가 익으면 고추장과 물, 설탕, 물엿을 넣고 중불에서 같이 끓인다. 고추장이 거무스레하고 윤기있게 조려지면 참기름과 통깨를 넣고 저어준 후 불을 끄고 잣을 넉넉하게 넣어 섞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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