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 고소한 맛 ‘한 입에 쏙’
베트남전 미군용서 비롯
닭 내장 껍질 뼈가 주재료
돼지고지나 소고기 넣는듯
열량 중 포화 지방 많아
단순한 육류 아닌 가공식품
언젠가 하루 종일 계속된 바쁜 용무로 점심 시간을 놓쳐버려 다음 스케줄로 이동하면서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산 치킨 너겟을 먹으며 운전을 했다. 운전하면서 먹기에 치킨 너겟 만큼 편리한 음식이 있을까. 치킨 너겟은 한 입에 먹기에 딱 좋은 크기이고, 서너개만 먹어도 얼추 배가 불러오면서 금방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며 입에서 씹히는 육질이 쫄깃하면서 고소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치킨 너겟은 패스트푸드 식당뿐 아니라 마켓의 냉동식품 섹션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21세기형 식품이다. 전자렌지에 데워서 쉽게 먹을 수 있으면서, 핑거 푸드로 딱 알맞은 크기라 집어먹기 편리하고, 맛도 고소해서, 특히 아이들이 즐겨 먹는다.
맥도널드(McDonald’s) 공급업체에서는 1979년 맥도널드에 의해 치킨 너겟이 처음 발명되었다고 주장한다.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보다 더 좋은 ‘건강식’을 판매하려는 취지에서 생겨난 것이 치킨 너겟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중 미국 음식을 원하는 미군을 위해 태국에서 처음 만들어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 치킨 너겟이라는 주장이 더 신빙성 있다. 현재 태국은 전 세계 가공 식품을 포함한 닭고기 수출 1위이며, 연간 매출액이 6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치킨 너겟을 한 입 베어물면 연하면서도 쫄깃한 닭고기가 도대체 닭의 어느 부위인지 궁금해진다. 서양인들은 가슴살과 날개살을 주로 선호하고, 동양에서는 닭다리와 허벅지살을 요리에 더 많이 사용한다. 중국인들은 닭발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익혀서 먹고, 한국인과 러시아인들에게 닭 모래집은 훌륭한 안주이자 요리이다. 그렇다면 닭의 나머지 내장과 뼈와 껍질은 어디로 가는걸까? 닭의 부위 중 인기부위인 가슴살, 다리살, 날개, 발, 모래집 등을 가려낸 후 산처럼 쌓이는 나머지 내장과 뼈와 껍질은 모두 치킨 너겟을 만드는 데 쓰인다.
치킨 너겟을 대량생산하는 공장에서는 껍질을 포함해서, 발려내고 남은 닭의 나머지 부위들을 싼값에 구입한 후 거대한 스텐레스 스틸 그라인더에 넣고 형체를 알 수 없게 다져서 섞는다. 곱게 섞인 닭고기는 튜브를 통해서 금속판 위로 옮겨지고, 너겟 모양과 크기로 찍어낸다. 너겟 모양의 닭고기는 밀가루와 양념이 더해지고 마지막으로 튀김옷과 빵가루가 입혀진 후 약 30초간 튀겨낸다. 이 너겟이 대형 비닐 봉투에 담겨져서 다시 벨트위에 얹혀지고, 질소가스 터널을 지나 냉동된 너겟들이 종이 박스에 담겨서 유통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닭 껍질과 뼈, 내장, 찌꺼기 육질 등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다는 데 있다. 일단 그라인더에서 섞이고 나면 도대체 그 내용물이 무엇인지, 어떤 품질인지, 어떤 성분이 얼마나 포함된 것인지를 알아낼 방법이 없다. 업자들의 성품과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닭고기의 맛이 나고, 닭고기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공식품인 것이다.
0.6온즈 크기의 치킨 너겟 1개의 열량은 약 28 칼로리이다. 이중 지방에서 섭취되는 칼로리가 무려 18칼로리에 달한다. 전체 섭취되는 지방의 양은 2g이고, 콜레스테롤은 8mg, 염분은 85mg,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각각 3g과 2g이다. 쉽게 말하자면 섭취되는 전체 열량 중 지방이 64.3%, 탄수화물이 28.6%, 그리고 단백질이 42.9%를 차지하는, 결코 건강식이라고 할 수 없는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은 찾아볼 수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미미한 소량이다. 지방의 열량이 너무 많고, 그 중 대부분이 몸에 안 좋은 동물성 포화 지방이라는 것도 문제점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보도 정부가 요구하는 겉 포장지 레이블에 적혀있는 정보일 뿐이고, 사실상 레이블에 표기되지 않는 정보는 더욱 많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예를 들면 어떻게 치킨 너겟 내에 수분이 촉촉히 스며들도록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수분을 유지시키며, 오븐이나 전자렌지에 익혔을 때 왜 수분은 흘러나오거나 혹은 증발하지 않는가하는 점이다.
영국에서 행해진 DNA 테스트를 통해서 밝혀진 결과, 많게는 43%에 이르는 돼지고기 수액과 단백질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6개월 후 발표된 아일랜드 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정체 불명의 소고기 단백질이 발견되었고, 어떤 업체들은 새로운 테크놀러지를 도입하여 가수분해를 통한 단백질을 치킨 너겟에 투여한다고 한다. 이러한 단백질 투여는 마치 미용을 위해 콜라젠을 투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껍질과 뼈와 깃털과 힘줄 등을 부풀게 하고 수분을 증가시키며 오랜 시간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문제는 현대인들이 살고 있는 빠른 페이스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생활 패턴이 치킨 너겟과 같은 가공식품을 탄생하게 하였고 그 인기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을 염두에 두는 사람이라면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가공식품에 대해 그 성분과 내용을 자세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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