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희 기자
고보, 당근, 버섯, 양파등 각종 야채와 햄을 잘게 썰어 볶아 놓는다.
잘게 썰어 놓은것
식초, 소금, 설탕을 넣고 끓여 식힌 초밥초를 밥에 살살 뿌려가며 섞는다. 아래 사진은 볶은 고보를 잘게 써는 모습.
초밥 만들기
식초·설탕·소금 살짝 끓여 식힌후
밥 더울때 살살 뿌리며 빨리 섞어
아침 7시56분 시작되는 첫 수업에 초밥을 가져간다고 하니 아무래도 전날 밤 만들어 놓아야할 것 같았다.
저녁 8시쯤부터 쌀을 씻어 안치고 일을 시작하여 완성된 초밥들을 도시락통에 집어넣고 마무리하기까지 약 2시간반 정도 소요되었다.
밥은 그냥 쌀로 지으라고 되어 있었지만 좀 더 찰지게 하려고 멥쌀 10컵에 찹쌀을 2컵 섞었다. 초밥초를 섞어야 하므로 약간 고슬고슬하게 밥이 되도록 물을 잡았다.
우리집 밥통은 5~6인용이라 두 번에 걸쳐 밥을 했다. 10인용 밥솥도 있기는 한데, 깊숙이 있는 것을 꺼내기가 싫었던 탓이다.
밥이 되는 동안 초밥초를 만든다. 식초 10큰술, 설탕 5큰술, 소금 1 1/2큰술을 작은 냄비에 넣고 살짝 끓이면 끝. 팔팔 끓이지 말고 설탕과 소금이 녹아버릴 정도로만 가열해 식혀둔다.
밥 한 솥이 되자 큰 보울에 옮겨 담고 만들어둔 초밥초의 반을 계량하여 주걱으로 살살 뿌리며 밥과 섞는다. 초밥초는 밥이 더울 때 빨리 섞으며 밥을 식혀야 한다.
다 섞은 후 밥이 마르지 않도록 포일로 살짝 덮어둔다. 밥을 한통 더 하여 역시 초밥초를 넣고 섞은 다음 먼저 한 밥이 들어있는 큰 보울에 다 함께 섞어둔다.
야채 볶기
양파 ·당근·버섯을 잘게 다져 놓고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각각 볶아
먼저 양파를 잘게 다져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볶는 도중 소금만 약간 뿌린다. 양파가 완전히 투명해지고 달짝지근해지면 다 된 것.
양파 다음 잘게 다진 당근을 볶는다. 역시 소금만 약간 뿌리며 볶는데 부드러워질 때까지 양파보다는 좀더 오랜 시간 볶는다.
당근을 볶은 다음 붉은 색이 프라이팬에 남아있지 않도록 팬을 페이퍼타월로 깨끗이 닦는다.
잘게 썬 버섯을 기름을 두르고 볶는다. 집에 마침 큼직한 포타벨라 버섯이 있어서 그것을 사용했는데 양송이 버섯 같은 것도 좋겠다. 버섯은 금방 숨이 죽으므로 살짝만 볶아도 된다.
스팸 한 캔(12온스짜리)의 반을 잘게 썰어서 역시 프라이팬에 살짝 볶는다.
고보(우엉)는 며칠전 밑반찬으로 볶아 놓은 것이 있어서 잘게 썰기만 했다. 사실 다른 야채들보다 고보 볶음이 가장 어려운 재료이므로 자신이 없으면 넣지 않아도 좋고 대신 연근조림을 잘게 썰어 넣어도 좋다.
한편 야채들을 나처럼 볶지 않고 당근이며 버섯을 모두 조림장에 조려서 만드는 레서피도 있다는 것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또 처음부터 잘게 썰어 요리하지 않고 길게 채 썰어 익힌 다음 나중에 다지는 방법도 있다.
유부초밥 만들기
유부
마켓서 다 양념·조리된 것을 사용
유부는 원래 밀대로 밀고 끓는 물에 데쳐 기름을 뺀 후 다시마국물, 간장, 설탕, 청주를 넣고 졸여야 하는데 요즘엔 이미 그렇게 다 양념조리된 것이 나오므로 굳이 어렵게 일을 더할 필요가 없다. 마켓에 가면 한국산과 일본산 유부가 여러 종류 나와 있다.
유부에 초밥 넣기
볶은 야채·햄과 섞은밥 유부속에
볶은 야채들과 햄을 모두 밥에 넣고 고루 섞는다. 워낙 밥이 많고 야채도 여러 종류라 주걱으로 찬찬이 섞어야 했다. 섞는 것을 돕겠다고 나온 아들이 자꾸 퍼먹기만 해서 도움이 안 되었다.
양손에 일회용 비닐장갑 끼고 초밥을 적당한 크기로 뭉쳐 유부 속에 집어넣는다. 유부는 찢어지거나 터지기 쉬우므로 하나씩 조심스럽게 열어 살살 집어넣어야 한다. 아들이 역시 서너개를 터뜨린 후 ‘망쳤다’며 먹는 방식으로 상당량을 축내었다.
그런 식으로 총 57개의 유부초밥을 만들어 아들 32개, 남편 18개, 나 7개를 싸가지고 다음날 뿔뿔이 흩어졌다.
■재료와 밥 양념
▲재료: 유부 60개, 쌀 12컵(멥쌀 10컵, 찹쌀 2컵), 당근 큰 것 1개, 양파 큰 것 1개, 포타벨라 버섯(portabella mushroom) 큰 것 1개, 스팸 1/2캔, 고보(우엉) 볶음
▲밥 양념: 식초 10큰술, 설탕 5큰술, 소금 1 1/2큰술
숙제 후기
월요일 아침 숙제를 잔뜩 들고 갔던 아이, 저녁때 만나니 사회시간에 불티나게 팔려서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고 몇번이나 땡큐를 한다.
그래, 친구들은 무엇을 가져왔더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다소 미안하고 김 빠진 표정을 짓는다. 그냥 흰밥 지어온 아이도 있고, 두부 가져온 아이, 일본과자, 녹차, 마켓에서 사온 스시나 김밥 몇쪽 같은 것들이었단다.
그 어느 누구도 엄마가 집에서 몇시간을 걸려서 손수 요리한 음식을 가져온 아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 그렇지. 아이들 숙제라는게 다 그 수준인 것을…
언제나 고지식한 아이와 늘 조금씩 오버하는 엄마는 이렇게 인생을 피곤하게 이어가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