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는 생존력 강해 사람 발길 잦은 땅서 잘자라
꽃 피기전 잎이 야들야들할 때 섭취를…향 독특
봄이 몰려오고 있다. 민들레 샐러드, 쑥국, 냉이 무침, 달래 무침 등 갖가지 봄나물이 한상 가득 싱그럽다. 상큼한 봄나물은 봄맞이 춘곤증으로 몸이 나른하고 식욕이 없는 사람들에게 입맛을 돌게 해주고 기운을 보충해준다.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이는 그 향긋하고 독특한 향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살짝 데쳐 된장을 넣고 버무려 먹는 그 맛은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
냉이는 나생이, 혹은 나숭게라고도 하는데, 보통 들이나 밭에서 자란다.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곧게 서며 가지를 치며 자란다. 민들레와 마찬가지로 이른봄에 나며 잎에 삐쭉삐쭉한 톱니가 있지만, 민들레와는 달리 냉이를 꺾었을 때는 흰 액즙이 나지 않는다. 뿌리 잎은 뭉쳐나고 긴 잎자루가 있으며, 깃꼴로 갈라지지만 끝부분이 넓다. 줄기 잎은 어긋나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아지면서 잎자루가 없어지며 바소꼴로 줄기를 반 정도 감싼다.
영어로는 냉이를 목동의 지갑(Shepherd’s Purse)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씨가 들어있는 납작한 주머니가 목동들의 가죽 지갑과 비슷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유럽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한국에는 중국을 거쳐서 전해져 들어온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을 비롯하여 세계의 온대 지방에 분포한다.
생존력이 뛰어나서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자라지만, 오염되지 않은 비옥한 땅에서 자라는 냉이보다 훨씬 더 키가 작고 잎이 가늘다. 냉이는 질경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발길이 잦은 땅에 잘 자란다.
향기가 진하지만 줄기가 돋아나고 꽃이 피면 향기는 약해진다. 냉이를 먹을 수 있는 시기는 꽃이 피기 전에 아직 잎이 야들야들하고 연할 때이다.
■ 약효
이뇨·지혈·해독·당뇨등 효능
차 마시듯 장복하면 눈 밝아져
한의학에서는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약재로 쓰는데, 꽃이 필 때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거나 생풀로 쓴다. 말린 것은 쓰기에 앞서서 잘게 썬다. 약효는 지라(비장)를 실하게 하며, 이뇨, 지혈, 해독 등의 효능이 있어 비위허약, 당뇨병, 소변불리, 토혈, 코피, 월경과다, 산후출혈, 안질 등에 처방한다.
서양에서도 옛부터 냉이가 약초로 쓰여왔는데, 영국에서는 설사를 멈추는 약으로 쓰여왔고, 또한 카타르성 요도, 방광 염증 치료과 코피를 멈추는데 사용되었다. 특별히 모든 출혈을 멈추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여겨져서 집안의 상비약으로 쓰여왔다. 코피를 빨리 멈출 때, 냉이를 끓인 물을 솜에 축여서 물을 짜내고 코 속에 집어넣으면 코피가 빨리 멈춘다고 한다.
또한 외상에는 냉이 끓인 물을 축인 솜으로 닦아주면 출혈이 빨리 멈추고, 내장 출혈에는 냉이를 끓여서 우려낸 냉이 차를 1시간마다 마시는 것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별히 줄기와 뿌리를 달여서 차 마시듯 오래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 요리법
오래 끓일수록 향이 진해 국거리로
무쳐 먹을땐 살짝 데쳐야 색 안변해
냉이는 오래 끓일수록 향이 진하게 우러나므로 무침이나 생채로 먹기보다는 된장이나 국을 끓일 때 넣는 것이 좋다. 냉이를 국으로 끓이지 않고 무쳐먹을 때는 너무 오래 데치면 냉이의 맛과 색이 변하므로 살짝 데쳐서 먹어야 한다. 냉이국은 뿌리도 함께 넣어야 참다운 맛이 나고, 또한 데워서 우려낸 것을 잘게 썰어 나물죽을 끓여 먹기도 한다.
■ 영양분
단백질·칼슘·철분·비타민A 풍부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아
냉이는 야채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 철분이 풍부하고 비타민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 그만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특히 푸른잎 속에는 비타민A가 많아 하루 100g만 먹으면 1일 필요량의 3분의 1은 충당이 된다.
냉이보다 뛰어난 약성을 지닌 식물도 흔치 않아서, 한방에서는 냉이를 소화제나 지사제로 이용할 만큼 위나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또 냉이 뿌리는 눈 건강에 좋고 고혈압 환자에게 냉이를 달여 먹도록 처방하기도 한다.
냉이 무침
반은 된장, 반은 초고추장에 무쳐
▲재료: 냉이 500g, 된장양념(된장 1 1/2큰술, 다진파 1큰술, 다진마늘 ½큰술, 깨소금 2작은술, 참기름 1큰술), 초고추장양념(고추장 2큰술, 식초 1 1/2큰술, 진간장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파 1큰술, 설탕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만들기: 냉이를 잘 다듬어 팔팔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살짝 데친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데친 냉이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된장양념, 나머지 반은 초고추장 양념에 무친다. 양념이 골고루 배도록 손으로 조물조물 무쳐준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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