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가지 덕을 지닌 식물…봄철 기운 보강에‘짱’
토종 민들레는 근친 교접 않고 일편단심 기다려
봄이 왔다. 낮 기온이 90도를 넘나드는 남가주에는 봄은 어디론가 훌쩍 사라지고 여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지만, 따가운 햇빛과는 달리 선선한 기운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래도 봄의 기운을 한 줄기 느낄 수 있다. 봄이 오면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이 없고, 졸음이 오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의욕 부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럴 때 추운 겨울을 이겨낸 후 봄기운을 듬뿍 받고 자라난 봄나물을 먹음으로써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 봄을 타는 사람들은 음양의 이론에서는 양적 기운에 속하는 간과 심의 기운이 쇠약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간의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신맛 나는 음식과 심장의 기능을 강화시켜주는 쓴맛 나는 음식을 먹어야 몸에 이롭다고 한다. 자연의 섭리는 오묘한 것이어서 냉이, 달래, 씀바귀, 두릅, 쑥, 취나물, 민들레 등 봄철에 자라나는 음식재료들은 대부분 쓴맛과 신맛을 띠고 있다.
이중 민들레에 대한 인기가 점점 해마다 더해가고 있는 듯 하다. 민들레는 예로부터 아홉가지 덕을 지닌 식물로 여겨져서 ‘구덕초‘라 불렸다. 모든 환경을 이겨내고 피어나는 것이 1덕이요, 씨가 날아 앉으면 장소 불문하고, 어떤 환경에서도 싹이 나는 것이 2덕이며, 한 뿌리에 여러 송이 꽃이 피는데, 동시에 피어나지 않고 장유유서의 차례를 지키는 것이 3덕이요, 어둠과 날씨가 흐려도 명암의 천기를 알고 꽃잎을 닫고 선악을 헤아리는 것이 4덕이며, 꿀이 많고 향이 진해서 멀리서 벌들을 끌어들이는 정이 많음 점이 5덕이요, 새벽 먼동이 트면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근면함이 6덕이며, 씨앗이 의존없이 제각기 멀리 날아가 자수성가하여 모험심이 강한 것이 7덕이며, 흰즙이 흰머리를 검게 하고 종기를 낫게 하며 학질등 열을 내리게 하는 점이 8덕이고, 어린 잎은 나물을 무쳐먹고, 유즙은 커피나 와인, 맥주, 차에 타서 쓴맛을 더하게 해서 마실 수 있으니 9덕인 것이다.
대중가요 노랫말 중에 ‘민들레야, 민들레야, 일편단심 민들레야’라는 가사가 있는데, 이는 토종민들레들은 절대로 근친 결혼을 하지 않기 때문에 흔하게 피어나는 서양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찾아와 애걸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우리 토종민들레의 신랑감이 날아오기를 일편단심으로 기다리다 토종민들레의 꽃가루 총각이 날아오면 받아들이고 끝내 오지 않으면 급기야는 처녀임신을 해버리고 만다. 때문에 우리가 봄날에 보는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는 발아가 되지 않은 무정란과 같은 씨이고, 이에 유래해서 ‘일편단심 민들레’라는 말이 나온 것이라고 한다. 보강시켜주는 신경 흥분제로도 쓰인다.
효능
만성 위장질환, 종기 치료에 효과
특히 비뇨기관에 좋고 독소 전무
만성 위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민들레 생잎을 씹어먹으면 효과가 있고, 종기가 났을 때는 짓찧어 붙이면 좋다. 꽃피기 전의 민들레는 통째로 말려서 포공영이라는 약재로 쓰이는데, 포공영은 피를 맑게 하는 약재로 열독을 풀고 종기를 삭히며 멍울을 헤쳐서 병을 낫게 하는 효과가 있어 출산 여성의 젖몸살과 여러 부위의 종기치료에 사용해 왔다.
이렇듯 민들레는 한국에서도 위장질환과 종기를 다스리는 약재로 많이 쓰이지만, 이미 10~11세기부터 중동지방에서도 귀한 약재로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서양에서는 민들레가 현재도 약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데, 특히 비뇨기관에 좋아서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신장과 간의 문제점을 치료하는데 주로 쓰인다. 민들레에는 독소가 없기 때문에 꽤 많은 양이 1회 분량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대부분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요리법
어린잎은 국, 데쳐 나물로
장아찌, 김치, 샐러드로도
민들레 잎은 한국에서는 흔히 양념에 무치거나 뜨거운 물에 데쳐 나물을 해먹지만, 서양에서는 샐러드 넣어 먹으며 그 향과 맛을 즐기는 경우가 많다.
민들레 잎을 먹을 때 풋풋한 어린잎은 국거리로도 쓰고 나물로 무쳐서 먹으면 좋다. 민들레 잎에서는 쓴맛이 나는데 이 쓴맛이 위와 심장을 튼튼하게 하며 위염이나 위궤양도 치료한다고 한다. 뿌리는 가을이나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서도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졸여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유럽에서는 민들레 잎을 따고 뿌리를 캐어서 샐러드 등으로 만들어 즐겨 먹는다. 민들레를 밭에 가꾸어서 이른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내어 상자 같은 곳에 밀식한 다음 캄캄한 동굴 같은 곳에 두어 싹을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콩나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한데, 이렇게 해서 자란 하얀 싹을 날로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쓴맛이 거의 없고 향기가 좋아 인기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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