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박
CSUN 중등교육과 교수
지난 회에 이어 효과적인 자녀 교육방법을 조금 구체적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첫째, 자녀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자. 기회 있을 때마다 잘한 일은 즉시 인정해 주고, 크고 작은 ‘잘한 일’에 대하여 즉시 칭찬해 주도록 하자. 특히 갓 이민 온 자녀들인 경우 언어적인 불편으로 학교생활이 무척 힘들고 자신감이 최하로 내려가 있다. 심지어는 성격 자체가 외향적인 성격에서 내향적인 성격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리는 수도 있다. 많은 연구결과에 의하면, 높은 자신감은 곧 높은 학업 성취도, 언어 습득률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한인 학생들은 다른 아시아계 학생들처럼 자신감이 아주 낮은 것으로 한 연구조사 결과 나타났다. 이는 가정 내에서의 사회화 과정에서 항상 잘못하는 점만 지적하여 부모가 자신감을 북돋워 주지 않은 데에 기인한다고 본다.
한국 문화권에서 성장한 한인 부모들은 대체로 남이나 자식을 칭찬하는 일에 무척 인색하다. 수년 전 한 한인 아버지가 고등학교 재학중인 딸이 전과목 A를 받아 오지 않았다 하여 얘기 끝에 딸을 때려, 앞니를 부러뜨린 일이 기사화 된 적이 있었다. 6개 과목 중 한 개만 B인 것을 꼬집어 야단치기보다는 오히려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었어야 하지 않았는지. 또한 필자도 근 20년 전, 7학년이던 아들이 전과목 A를 받아 왔을 때, (누나들도 그랬으니) 당연히 그래야지 말했다가, 옆집 마이크(백인 친구)는 처음으로 A를 2개나 받았다고 엄마 아빠가 매직 마운틴에 데려가 준다고 했을 때, 필자도 칭찬에 인색했음을 실감했었다. 그러나 칭찬은 잘한 일을 인정해 주는 일이지 굳이 물질적인 보상을 동반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미국 교사들은 잘한 일은 칭찬하여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감에 차게 해주는 만큼, 한인 부모들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 부모들이 가정에서부터 자녀들의 용기를 북돋워 줄 필요가 있으며 잘한다고 칭찬하여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이는 학교 교사가 긍정적인 학급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태도와 급우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지름길이 되듯이 가정 내에서도 부모가 잘못하는 일만 지적하지 말고 자녀들의 장점, 잘한 점을 찾아내 인정해 주고 칭찬해 줌으로써 자녀들의 자신감을 키워 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긍정적인 가정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수 있다면 부모와 자녀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될 것이다.
둘째, 자녀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도록 한다. 한인들은 부모 자식간에 또한 부부 사이에도 사랑해 란 말을 거의 하지 않고 생활한다. 어떤 날 자녀들이 그냥 사랑스러워 보일 때 꼭 착한 일을 했을 때가 아니더라도, 가급적으로 사랑해란 말을 자주 들려주어 부모가 항상 자신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도록 한다. 가능하면 자주 어루만져 주고 안아 주어 그 사랑하는 감정을 피부로 확인시켜 주도록 한다. 지금은 변호사이며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필자의 큰딸은, 엄마가 자주 안아 주지 않아서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고 지금도 투정한다. 그리하여 엄마 아빠의 인정과 사랑을 받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해 아빠가 원하시는 하버드에 진학했다고. 그리고 자신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사실을 항상 말하고 살 것이라고.
한국에서 잔뼈가 굵은 이민 1세들은(필자 포함) 자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어루 만져주며 안아 주는데 익숙지 않다. 1980년대 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잔 힝클리의 총을 맞고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낸시 여사가 레이건 대통령의 뺨에 키스하는 것을 보고, 그 당시 필자는 세계 대통령 중의 대통령인 레이건 대통령 부부가 어떻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행동을 자연스럽게, 또 스스럼없이 할까 생각했었다.
이와 같이, 미국 문화는 두 사람이 사랑하면 부모와 자식간이든 혹은 부부간이든 서로에게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 주며 자연스레 어루만지며 껴안아 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한인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자주 사랑해라고 말해 주며 자주 어루만져 주고 껴안아 주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자식들 보는 앞에서 부부사이에도 가끔씩 당신 사랑해요라고 말해 주며 어루만지고 껴안아 주도록 하는 것이 어떨지. 모름지기 부모는 자식에겐 거울이 아니겠는가. 이는 미국화가 빨리 되는 자녀가 미국 부모들이 자기 자녀에게 하는 것을 보고는 자칫 우리 부모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자기 부모들도 그러한 따스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들임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실천해 보도록 하는 것이 어떠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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