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월남국수를 처음 먹었을 때였던 것 같다. 한동안 월남국수 중독 현상을 일으키면서 라임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릴 때가 있었다. 그 후 테킬라를 마실 때, 테킬라를 넣어서 만든 칵테일인 마가리타를 마실 때, 그리고 멕시코산 맥주를 마실 때 라임 조각이 함께 제공되는 것을 보았고, 요즘에는 스파클링 워터를 마실 때 라임 한 조각을 함께 넣어서 마시고 있다.
라임은 레몬과 혼돈하기 쉽다. 서반아어로 라임을 ‘리몬’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혼돈을 더 가중시켜준다. 하지만 라임은 레몬보다 크기가 작고 색이 초록이며, 열매의 모양이 좀 더 동그랗다. 둘 다 신맛이 강하다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라임은 독특한 고유의 향이 있고 레몬보다 단 맛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레몬과 마찬가지로 라임에는 비타민C가 아주 많아서 영국 선원들이 괴혈병을 예방하기 위해 먹었다고 하는데, 레몬처럼 라임에이드를 만들거나 생선요리에 즙을 뿌려서 비린내를 제거하기도 하고, 또는 세비체, 칵테일 재료로도 많이 사용된다.
라임의 특성은 익으면서 점점 노랗게 변한다는 점이다. 노랗게 변한 라임이 완전히 익은 라임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라임은 대개 초록색일 때 수확돼 노랗게 변하기 전에 사용된다.
라임은 인도 북동부에서 미얀마 북부와 말레이시아가 원산지로 추위에 약하므로 아열대·열대 지방에서 널리 재배한다. 유럽에는 십자군 원정 때 아랍인들에 의해 북아프리카로 옮겨져 왔다가 지중해 연안 국가들에 소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13세기에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 라임을 재배하면서 알려지게 되었으며 그 후 스페인에 의해 카리브해엽 국가들과 멕시코에 전해지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1906년 허리케인 이후 토양의 소모를 막기 위해 파인애플 재배가 금지된 후 대신 라임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에서 대량 재배된 라임은 소금물에 절인 후 보스톤으로 보내져 학생들의 간식으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 1926년의 허리케인으로 라임 농장이 모조리 파괴되어 다시 개개인의 집 뜰에서나 찾을 수 있는 형편으로 되돌아갔다.
<신 라임과 단 라임>
라임 나무의 키는 5m이고 줄기는 뭉쳐나는데, 가지는 가늘고 많이 갈라지며 잔가지에 날카로운 가시가 굉장히 많다. 라임은 구연산을 함유하고 있는 신 라임(Acid lime)과 구연산이 없는 단 라임(Sweet lime)으로 크게 나누는데, 신 라임은 열대 지방에서 좋은 품질의 열매를 얻을 수 있고, 단 라임은 열매 껍질이 매끈하고 신맛이 덜하지만 약간 쓴맛이 있다.
신 라임 중 미국에서 유명한 것은 플로리다에서 재배되는 키 라임 (key lime)이다. 키 라임은 이를 이용해서 만든 ‘키 라임 파이’ 때문에도 더욱 유명한데 꼭 파이를 만드는데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흔한 종류인 ‘페르시아 라임’보다 훨씬 더 크기가 작고 껍질이 얇은 키 라임은, 평균 크기가 탁구공이나 골프공정도이고, 노란빛이 많이 섞인 연두색을 띄고 있다. 과육은 10~12쪽으로 나뉘어 있으며 신 맛이 페르시아 라임보다 더 강하고 과즙이 풍부하다. 독특한 맛과 향 때문에 키라임 파이를 만들고 다른 음식의 향과 맛을 내는 재료로 인기가 많지만, 키우기 힘든 나무라 대량 재배되지 못하는 점이 안타깝다.
라임은 말레이지아와 인도 등지에서 소화를 돕고 소화 불량을 해소하는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특히 라임 주스는 살균 효과가 뛰어나고 간의 해독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화를 촉진시키고 내장출혈, 가슴 두근거림, 두통, 류머티즘, 관절염, 탈모, 위궤양 등의 치료를 돕는데 쓰여져왔다. 멕시코 술 테킬라를 마실 때 그러하듯, 다른 독주를 마실 때도 라임 주스를 첨가하여 함께 마시면 그 다음 날 두통과 속쓰림이 덜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장보기와 보관>
미국내 마켓에서 찾을 수 있는 대부분의 라임은 플로리다주에서 생산된 것이거나 멕시코에서 수입된 것이다. 라임을 고를 때는 껍질에 윤기가 있고 반짝거리며 들어보았을 때 크기보다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이 좋은 것이다.
껍질이 거칠고 윤기가 없으며 말라서 약간 딱딱해진 라임은 오래돼서 이미 신선도를 잃고 본래의 향과 맛이 많이 감소된 것이니 피해야 한다. 라임을 보관할 때 최적의 조건은 섭씨 9도의 온도와 85~90% 습도이다. 이 조건을 충족시켜줄 경우 라임이 건조되지 않고 노랗게 익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섭씨 7도 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라임의 맛이 변질되고 육질이 찬 온도의 영향을 받아 변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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