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일어났니?” “Mom, I am hungry” “컴퓨터 좀 제발 그만해라.” “Mom, I have to go Peter’s house.” 방학과 함께 시작된 전쟁의 소리가 집안 가득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백 투 스쿨을 준비할 때가 됐다.
긴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엄마들은 한 걱정이다. 집에서 가사 일만 하는 엄마는 엄마대로,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그들대로.. 아이들과 시간을 어찌 보낼지… 언뜻 보면, 엄마가 죽어나는 것 같은데, 사실 더 죽어나는 것은 우리들의 아이들이다.
대부분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부모님들은 시간을 내어 아이들과 뒹굴며 놀아주고, 여행을 함께 다녀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듯 쉽다. 그러니 서머 캠프에서 짜여진 스케줄대로, vocabulary, grammar, math… 연장된, 어쩌면 더 지겨운 학원에서 뺑뺑이를 돌게 되는 아이들을 한인타운 곳곳에서 보게 된다.
내게도 중학교에 진학하는 딸이 있는데, 방학중에도 친구들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단다. 개인 과외, 음악학원, 테니스, 수영… 요즘은 writing이 중요시되면서 미리 준비시키느라 난리들이다.
이런 틈에 나 또한 어떻게 부모 역할을 해야 할지 참 고민이 될 때가 많다.
그럼, 과연 이런 우리 아이들의 주인은 누구일까? 우리 교회에서 실시하는 부부교실을 할 때마나 부모님들에게 하는 질문이지만, 아직도 부모가 주인이라고 믿는 이들이 많다. 사춘기가 되기도 전에 부모가 주인이 아니란 걸 곧 깨닫게 되면서도 말이다.
부모의 역할은 “부둣가에 묶여 있는 배 한 척, 곧 넓은 바다로 항해를 떠날 아이들에게 연료를 실어주는 것과 같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부모가 많이 넣어준 연료들(사랑, 지지, 높은 자존감, 열정, 정직…)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항해에서 견딜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준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넓은 바다로 스스로의 항해를 떠난다.
이런 의미에서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과 부모 사이에 생기는 갈등을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바쁜 이민생활에서 아이들과 대화나 놀이문화를 통해 배워지는 정서교육보다는 ‘많은 돈’으로 투자된 비싼 우리의 아이들과, 그 투자에 못 미치는 아이의 무능력에 허탈을 호소하는 부모, 이런 아이들 입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소리는 “THEY DON’T LOVE ME. I ALWAYS FEEL SO LONELY.”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연료는 부모로부터 받는 무조건적인 사랑과 계속적인 관심과 대화가 아닌가 쉽다. 한국 학생들이 명문대학에는 많이 가지만 중간에 그만두는 이유와 근처의 시티칼리지로 옮기고도 부모에게 계속 속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복지국에서 일하는 나는 한국 부모님들의 이런 극성과 열정이 참 자랑스러울 때도 있다. 함부로 아이들을 학대하고, 쉽게 방종하는 다른 인종에 비해 우리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느라 어쨌든 나름대로 열심이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 부모님들은 연료를 주는 일에는 남부럽지 않게 열심을 내는 것 같다.
그러나, 두번째 문제는 항해를 떠나야 할 시기에 아이들의 배에 밧줄을 끊어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또는 아주 함께 타고 가는 부모님들도 많다. 아마 죽을 때까지 자신이 주인이 되어 아이들에게 투자한 것을 되돌려 받자는 심사가 숨어있지 않겠나… 더 나아가 아이들의 결혼생활의 문제도 끓어야할 밧줄을 그때까지 부여잡고 있는 부모 때문인 경우도 많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유치원 꼬마들이 잘하는 ‘점선 따라 그리기’와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재능, 탤런트, 좋아하는 것 등을 따라 하나하나 그려가자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이미 완성해 놓으신 큰 그림이 보이지 않을까? 부모로서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훈련이 정말 필요한 듯 쉽다. 하나님이 맡겨주신 기간에 본래 의도된 그림으로 완성되어지도록 인도해 나가는…
이제 새학기를 곳 시작할 우리 소중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따듯한 사랑과 관심으로 그들의 탱크에 연료를 듬뿍 넣어주자. 저장할 수 있을 때까지… 꾹꾹!! 또한, 서서히 밧줄을 끊어주는 연습도 하자. 스스로 넓은 바다에 여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늦게 난 18개월짜리 둘째 아들을 바라보며 아이의 조그만 몸짓에도 남편은 종종 말한다. “난 이놈이 내게 줄 수 있는 기쁨, 이때 다 받는 것 같아… THAT’S ENOUGH, 무엇을 더 기대해…” 그리곤 쭉쭉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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