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 ·섬유질 듬뿍, 변비에 특효
무화과(fig)는 이름 그대로 꽃이 없이 열매 맺는 나무라는 뜻이다. 꽃이 있어야 열매가 열리는 것이 자연의 이치임은 틀림없는 사실. 하지만 무화과의 경우 꽃턱이 자라서 과실이 되고 열매 속에 꽃이 피는 형상이므로 겉에서는 꽃이 안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되었다. 알려진 무화과의 종류는 수백종에 이르며,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 자생하고 경남과 호남에서 재배하고 있다.
무화과 열매의 색은 연노랑부터 보라, 녹색, 벽돌색, 검정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따스한 날씨에서 잘 자라고 여름에 두번 열매를 맺는다. 무화과나무의 수명은 약 100세로 꽤 긴 편, 키가 100피트까지 자라는 경우도 있다. 북미에는 1600년대에 처음 소개되었고, 1700년대 스페인 선교사들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재배하게 되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터키, 그리스, 스페인이 무화과 주 재배 지역으로 꼽히는데,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연간 3,000만 파운드의 말린 무화과가 생산된다.
무화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열매 중 하나이다. 올리브, 밀과 쌀을 비롯한 곡류, 콩과 함께 무화과는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하기 전부터 재배되었다. 아시아 서부와 동 지중해 연안에서 자생하는 무화과는 6,000여년 전부터 지중해 인근 사람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무화과는 또한 당분이 55%나 차지하는 가장 당도가 높은 과일로 꼽힌다.
따라서 설탕의 원료로 많이 쓰여왔으며 아직도 북 아프리카와 중동에서는 설탕 대용품으로 쓰이고 있고, 아시리안들은 기원전 3,000년부터 무화과로 만든 시럽을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해 왔다.
무화과처럼 수많은 종교와 연관되어 있고 역사책에 많이 등장하는 과일도 드물 것이다. 기독교에서 금단의 나무 또는 생명의 나무 열매를 따먹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무화과 잎으로 허리를 감쌌다고 하는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이다.
성서학자 중에는 아담과 하와가 따먹은 금단의 열매가 사과가 아닌 무화과라는 설을 주장하는 자도 있고, 무화과는 구약과 신약을 통해 성경에서 여러번 등장한다.
유대인들은 하누카와 유월절을 맞아 무화과를 먹는 전통이 있고, 이슬람교의 코란에도 무화과 이야기가 실려있다. 싯다르타 가우타마가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된 것도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였다. 로마시대에는 무화과를 술의 신 바쿠스가 인간에게 준 선물로 여겨서 바쿠스신에게 제사 드릴 때 무화과 열매와 잎을 준비하였고, 로마인들에게 무화과는 기운을 불어 넣어주며 주름을 없애주고 젊음을 유지하게 하는 귀한 과일로 여겨졌다.
클레오파트라가 자살할 때 사용했던 독사를 무화과 열매를 가득 채워 놓은 바스켓 속에 숨겨 넣어두었다는 설도 있고, 고대 그리스인들은 무화과를 건강식으로 여겨서 첫 올림픽 때 선수들에게 제공하였는데 우승자에게는 무화과 열매와 함께 무화과 잎으로 만든 화관을 증정하였다고 한다. 서기 812년에는 샤를마뉴 대제가 무화과를 네덜란드에 옮겨 심으려고 하였지만, 날씨가 너무 추워서 실패하였다.
■ 영양분
콜레스테롤 없고 금연에 도움, 커피 대용품
무화과 열매는 열량이 매우 높은 과일로 꼽힌다. 열매당 열량이 무려 50칼로리에 이르는데, 그만큼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하며, 지방과 염분과 콜레스테롤은 전혀 없다. 무화과는 칼슘, 철분, 마그네슘, 칼륨의 보고이며, 모든 야채와 과일 중 가장 섬유질이 많이 함유된 열매로도 꼽힌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가용성 섬유질 펙틴(Pectin) 또한 무화과에서 다량 찾을 수 있다.
말린 무화과 1/4컵에는 약 5그램의 섬유질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1일 권장량의 20%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무화과에는 완화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높은 알칼리성 성분이 금연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며, 커피 대용품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무화과에 함유된 소랄렌(Psoralens)은 수백년동안 피부의 착색을 치료하는 약품으로 사용되었고, 햇빛에서 피부가 좀 더 빨리 잘 그을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며, 단백질 가수분해효소(proteolytic enzyme)는 소화를 돕는 의약품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 먹는법
껍질째 또는 크림, 설탕 찍어 먹고 잼 ·시럽 ·제빵용으로 사용
무화과는 크림이나 설탕에 찍어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나무에서 따자마자 껍질과 함께 먹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 파이, 아이스크림, 푸딩, 케익등 디저트를 만들 때 흔히 사용되고, 잼이나 마말레이드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시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는 무화과 잼을 빵이나 과자 속에 채워 넣거나 겉에 바른 디저트를 어디서나 볼 수 있다. 특별히 무화과 열매에 함유된 휴멕턴트(Humectant)가 빵이나 과자를 촉촉하고 신선하게 보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과 제빵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영어로 무화과를 피그(fig)라고 하는데, 무화과 잼이 가운데 들어있는 피그 뉴튼(Fig Newton)이라는 과자는 1891년에 개발되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