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연휴 특별요리로 안성맞춤
“풍부한 육즙과 씹는맛 즐겨보자”
레몬즙과 소금이 양념의 전부 쉽고 간단 야외서 즐기기 그만
늦도록 날이 환한 이 때쯤이면 바싹 달군 그릴 위에 ‘차르르-’ 익어 가는 바비큐 생각이 절로 난다. 한 낮의 더위는 일몰에 맡겨두고 선선해진 하늘을 지붕 삼아 삶의 스트레스도 그릴 한 구석에 함께 태워보자. 다음 주말은 멍석 깔아놓은 공식 바비큐의 시간, 독립기념일 연휴다. 올해는 매일 하는 갈비와 상추 대신 참신한 메뉴로 준비해 보면 어떨까. 웨스턴미용실 홍양희(44) 원장이 2년간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며 배웠다는 간단하면서 특이한 남미식 바비큐 ‘아사도’(Asado)의 레서피와 그와 곁들여 먹는 샐러드, ‘엔살라다’(Ensalada), 또 아이들이 좋아할 아르헨티나 소시지 ‘초리조’(Chorizo)로 만드는 핫도그 레서피를 함께 소개했다.
고기 맛을 아는 사람은 생고기를 즐긴다. 미리 양념에 재지도 않고, 익힌 후 소스에 찍어 먹지도 않는다. 육즙 풍부한 질 좋은 고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양념 따위로 고기 자체의 맛을 방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쇠고기 통갈비에 레몬과 소금만으로 간해서 숯불에 구워내는 아르헨티나식 바비큐 ‘아사도’(Asado)는 고기의 풍부한 육즙과 씹히는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는 최상의 메뉴다.
홍양희씨는 “아르헨티나 소들은 울타리 없는 광활한 초원을 맘껏 거닐며 건초나 인공사료는 입에 댄 적 없이 갓 돋아난 새싹만 먹고 자라는 데다 한창 물오른 2년생만 잡아 식용으로 쓰기 때문에 최고의 육질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양념 안 한 생고기가 더 인기”라고 설명한 홍씨는 레몬즙과 소금이 양념의 전부라 요리하기도, 상차리기도 매우 간단하고 쉬운 아사도가 손님접대로도 손색이 없는 것은 바로 고기맛으로 승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LA에서 아르헨티나 쇠고기를 구할 수는 없는 일. 아사도용 고기는 한인 마켓이나 아르헨티나 마켓에서 파는 통갈비를 사용해도 괜찮다. 보통 갈비 세 대가 한데 붙어 있는 두툼한 덩어리를 자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소금은 반드시 아르헨티나 소금을 구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 홍씨는 “한국소금이나 미국소금은 바닷소금이라 쓴맛이 나 적당치 않고, 산에서 캔다는 아르헨티나 소금 중 굵은 소금을 이용해야 제맛을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하고 웨스턴가와 샌타모니카 길에 있는 ‘카탈리나스 마켓’(1070 N. Western Ave.)을 타운에서 가까운 아르헨티나 마켓으로 소개했다.
아사도
불에 올리기 20~30분전
레몬과 소금 뿌리도록
갈비 덩어리를 찬물에 담가 핏물과 뼛가루를 제거한 후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레몬은 알이 굵고 싱싱해 즙이 많은 것으로 준비한다. 분량은 고기 10파운드에 레몬 4개 정도가 적당하다.
레몬과 소금은 고기를 불에 올리기 20∼30분전에 뿌리는 것이 적당하므로 우선 차콜에 불을 붙여 놓고 양념을 시작하면 불길이 완전히 죽고 나서 바로 고기를 올릴 수 있다.
핏물 뺀 고기를 통에 가지런히 담고 레몬을 길게 반으로 썰어 고기 위에 즙을 골고루 짜낸 후 소금을 뿌리는데 소금의 양은 “불에 데이면 짠맛이 감해지는 특성을 감안, 고기에 하얗게 소금덩어리가 붙을 정도로” 충분히 뿌려야 익었을 때 싱겁지 않다는 설명이다.
불길이 가라앉고 차콜이 흰색으로 변하면 그릴에 쿠킹 포일을 깔고 뾰족한 젓가락이나 포크로 군데군데 구멍을 낸다. 열기가 잘 올라오고 기름은 밑으로 빠지라는 배려다. 포일이 달궈지면 위에 준비해 둔 고기와 아르헨티나 소시지 ‘초리조’(Chorizo)도 함께 얹는다.
홍씨는 “고기를 불에 올릴 때 차콜이 아직 검거나 불길이 남아 있으면 겉은 타고 속은 덜 익게 되며 차콜의 기름냄새가 고기에 배어 못쓰게 된다”고 강조를 거듭했다.
그릴에 얹은 고기와 초리조는 포일로 완전히 덮어 싸서 쪄내 듯 1시간30분 정도 굽는다.
중간 중간 뒤집지 않아도 기름기는 밑으로 빠지고 육즙은 그대로 배인 채 ‘미디엄 웰던’으로 훌륭하게 익는다.
익은 고기는 각자의 접시에 통째로 옮겨 놓고 스테이크처럼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썰어 먹는다.
엔살라다
로메인 상추, 토마토, 양파 썰어
레몬즙 ·올리브 오일로 버무려
엔살라다(Ensalada)는 아르헨티나식 샐러드로 한국 고기상의 상추쌈의 역할을 하는 야채접시. 특히 아사도를 먹을 때 담백·시원해 많이 먹히므로 양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홍씨는 “더러 새콤한 맛을 더하기 위해 식초를 넣는 사람도 있는데 야채 자체의 맛을 떨어뜨리므로 레몬만으로 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재료(5인분): 로메인 상추 5단, 로마 토마토 6개, 흰 양파 중간크기 5개. 레몬 큰 사이즈 4개, 올리브 오일 3큰술
▲만드는 법: 드레싱으로는 레몬즙과 야채 전체를 부드럽게 버무릴 올리브오일이 전부다. 로메인 상추는 줄기가 단단해 아삭아삭한 것으로 골라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썬다. 토마토는 단단해 제격인 타원형의 로마 토마토를 큰 것으로 골라 길이 방향으로 6등분한다. 양파는 단맛이 많은 흰 양파로 중간크기를 골라 채 썬다. 레몬은 알이 굵고 즙이 많은 싱싱한 것으로 준비해 길게 반으로 썬다. 썬 야채를 모두 샐러드 보울에 담고 레몬즙을 골고루 뿌린 후 올리브오일로 잘 버무려 낸다.
초리조 핫도그
굵고 짭짤한 포크 소시지 입맛에 맞아
빵은 겉이 바삭하고 속 부드러운 것을
초리조는 뼈를 제거한 돼지고기를 잘게 간 후 여기에 으깬 마늘로 간한 소시지인데 ‘오독오독’ 씹히는 맛과 고소함이 뛰어나 빵에 넣어 핫도그로 만들어 먹으면 든든한 한끼로 그만이다.
보통 길고 중간중간 실로 묶어놓기도 했으며 순대보다 약간 더 굵다. 물론 다른 나라의 소시지와 같이 반드시 돼지고기와 마늘 뿐 아니라 갖가지 내용물에 따른 여러 종류의 초리조가 있지만 굵고 짭짤한 포크 소시지가 가장 보편적이고 한인들 입맛에도 잘 맞는단다.
카탈리나스 마켓에서 파운드 당 2.89달러 선에 판매한다. 구울 때 고기와 동시에 불에 올리고 동시에 내리면 알맞게 익는다.
핫도그용 빵은 프렌치 바게트(baguette) 같이 겉이 바삭하고 속이 부드러운 긴 빵을 사용한다. 일반 핫도그 만들 듯 빵의 옆쪽을 갈라 펼친다. 초리조는 굵으므로 빵에 통째로 끼워 넣지 않고 반으로 갈라 빵과 서로 가른 부분을 마주보게 넣은 뒤 오무려 소스나 양념 없이 먹는다. 초리조 자체에 워낙 즙이 많고 간이 짭짤하게 배어 있어 싱겁거나 팍팍하지 않지만, 원하면 엔살라다를 함께 넣어 먹어도 좋다.
소금
아르헨티나 소금. 빨간색은 굵은 소금(1킬로 1.69달러)으로 고기 재는 데, 파란통은 가는 소금(750그램 1.69달러)으로 생선을 절이는 등 일반용으로 사용하면 좋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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