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손이 약손 진통 심할수록 와일드하게 문질러 주세요”
“남편 손이 약손, 아빠 손이 약손, 진통이 심해질수록 와일드하게 문질러 주세요”. 임신중인 아내의 부른 배와 다리를 열심히 마사지하는 예비 아빠들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고 남편에게 온전히 몸을 기대 선 배불뚝이 부인들의 두려움 반, 설렘 반의 복잡한 표정은 이내 잠든 아기처럼 평온해진다. 지난 달 나성영락교회(담임목사 박희민)에서 연중 두 번째 세션으로 열린 임신부 출산준비교실 ‘라마즈 클래스’에 참석한 여덟 쌍의 부부들은 베테랑 지도자(LCCE: Lamaze Certified Childbirth Educator) 박영자(62) 사모의 말에 열심히 귀기울이며 출산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둘 째날 참관해 보고들은 내용과 라마즈 클래스에 대한 일반 정보 및 참석방법을 알아보았다.
■라마즈(Lamaze)란?
‘라마즈’하면 배가 남산만한 임신부들이 죽 둘러앉아 훅훅 불어대며 숨을 내쉬는 모습이 떠오른다. 라마즈는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에 근거한 러시아 민간 분만법을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인 페르낭 라마즈(Fernand Lamaze) 박사가 체계적으로 다듬어 소개한 것으로 연상, 호흡, 이완을 반복 훈련함으로써 산모가 느끼는 출산의 두려움이나 통증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이다.
즉 정신운동과 신체운동, 호흡법을 산모와 남편이 함께 훈련해 출산 때 진통의 아픔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고통을 없애는 무통 분만법과 달리 산모의 노력으로 고통을 줄이는 감통 분만법으로 진통과 출산의 통증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마음과 신체를 능동적으로 활용해 통증과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정신예방법이다.
또 무엇보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분만과 진통에 참여토록 함으로써 예비 아버지로서의 책임과 긍지를 심어 주는 동시에 임산부에게는 남편의 따스한 보살핌으로 위안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 진행자 박영자 씨는 “이를 통해 부부가 함께 아기를 임신하고 함께 출산했다는 강한 공감대를 가질 수 있게 되며 남편들의 육아 동참의식이 높아져 가족간의 유대도 훨씬 끈끈해진다”고 말했다.
■어떻게 진행되나?
박영자씨는 “첫날은 머리로 깨닫고, 둘째 날은 마음으로 깨닫고, 셋째 날은 실천에 옮기는 연습을 하게 된다”고 라마즈 클래스 전반 과정을 일축 설명했다.
▲첫째 날 : “아기가 태어나면서 아빠, 엄마도 함께 태어나는 겁니다. 부지런히 배워야지요”. 주로 이론 교육으로 출산의 징후 및 과정에 대해 비디오와 슬라이드를 보며 설명을 듣는다. 그 다음 통증의 원인 및 해소법과 여러 가지 이완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마지막으로 호흡법에 대한 설명과 연습을 실시한다.
박씨는 “전에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흉식 호흡을 가르쳐 라마즈 하면 과격한 숨쉬기가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으나 요즘은 각 개인이 평소 하는 대로의 자연스러운 호흡법을 고수하되 고르게 충분히 산소를 들이마시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청한 비디오는 웹사이트(www.lamazevideo.com)를 통해 자세히 볼 수 있다.
▲둘째 날
“몸이 괴로우니 마음이 떠나야지요. 수다떨다 밥 태우듯 마음을 다른 데로 훨훨 날리세요”.
마음 수련의 날이다. 기분 좋은 때를 연상해 엔돌핀 분비를 증가시켜 통증에 대한 감응 수준을 높이는 훈련이다. 박씨는 “평소에 연상하는 습관을 길러야만 진통이 올 때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배우고 연습한다. 박씨는 “이완이란 비정상적인 몸의 상태를 원상태로 돌려놓는 것으로 진통이 시작돼 몸이 흥분해도 곧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는 스트레스 매니지먼트로 생각하면 된다”며 예를 들어 기도, 목욕물에 몸 담그기, 아로마 테라피, 포지션 취하기, 음악듣기, 다른 생각에 푹 빠져들기 등 “평소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개발해 몸에 익도록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남편과 함께 하는 여러 가지 체조 및 마사지와 연상법을 병행하는 연습을 실시한다.
▲셋째 날
“어른도 방문 열어놓으면 선잠 들 듯, 아기도 몸에 밀착해 안아줘야 안정감을 갖습니다”.
마지막 날은 출산 후 부모가 된 아빠와 엄마가 반드시 알아야 할 육아 관련 정보를 배운다.
아기 안는 법, 모유의 장점, 아기와 부모를 위한 새 환경 적응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모유대신 우유 먹이기, 따로 떼어 재우기 등 상업적 목적으로 갈수록 커져 가는 목소리에 휩쓸려 정작 아기와 부모에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도록” 중심을 바로 잡는 시간이다.
박씨는 “확실히 클래스를 이수한 부부들은 출산을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하고 특히 진통하는 아내를 남편은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또 태어난 아기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 부부의 가치관이 확실히 달라집니다”라고 말했다.
임신 7~9개월때 참여 적기
■누가, 언제 참가할 수 있나?
임신부와 남편 또는 그 가족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나성영락교회 교인이 아니더라도 환영한다.
임신 첫 3개월간은 신체·정서적으로 불안정할 수 있으므로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6개월 째 들어서 입덧이 가라앉고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면 출산교육을 하기에 적합한 시기가 된다.
따라서 라마즈 클래스 참여는 7∼9개월이 가장 권장할 만하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임신 기간 중 언제라도 환영한다.
■언제, 어디서 열리는가?
매년 2월, 5월, 8월, 11월중 매주 화요일마다 3주간 진행된다. 올해는 2월4일, 11일, 18일에 그 첫 번째 세션이, 5월6일, 13일, 20일에 그 두 번째 세션이 마쳐진 상태로 8월중에 세 번째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시간은 보통 오후 7시30분∼9시30분까지 2시간에 걸쳐 진행되며 위치는 나성영락교회(1721 N. Broadway, LA. CA 90031) 교육관이다.
■등록절차 및 준비물은?
이름, 연락처 등을 기입하고 등록비를 지불하면 된다.
당일등록도 가능하며 참석자 전원이 체조를 할 수 있는 편안한 복장으로 참석해야 한다.
등록비는 가족당 20달러로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임산부를 위한 각종 안내서를 선물로 받게 된다.
라마즈클래스 문의 (818)247-6725, www.youngnak.com
진행자 박영자씨
나성영락교회 박희민 목사의 사모이며 간호학 전공자로 1980년대 말 UCLA 익스텐션에서 라마즈 지도자 과정(Lamaze Educator Program)을 이수하고 라마즈 인터내셔널로부터 지도자 자격증(LCCE)를 취득, 1990년 한국은 물론 미주지역에서도 한인 대상으로는 처음으로 나성영락교회 가정목회부에서 출산부부 교육프로그램인 라마즈 클래스를 시작했다. 매년 6회에 걸친 클래스 세션을 개최해 한인 임신부부들의 교육을 담당해 오다가 최근 연 4회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대학과 의료기관 등에 네트웍으로 개설돼 있는 라마즈 지도자 과정은 산과 상식을 6개월간 이수한 후 2회에 걸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그 후 병원 등 현장 실습을 통해 실습보고서(case report)를 제출하고 다시 또 한차례의 시험을 치른 후 교안(teaching plan)을 제출해 통과되면 비로소 LCCE 자격증을 받게 된다. 캘리포니아에는 UCLA익스텐션과 UC샌디에고 익스텐션에 라마즈 지도자 프로그램이 개설돼 있다.
임신중 흔히 겪는
이상증세
완화법과 응급조치
임신중 흔히 겪는 이상증세,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전하는 그 완화법과 응급처치를 소개한다.
●입덧(Nausea)
솔틴 크래커, 생강, 레몬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보통 12주부터 가라앉지만 탈수현상이 있거나 불규칙하고 색이 진하며 냄새가 나는 배뇨가 있을 땐 의사를 찾도록 한다.
●출혈(Bleeding)
임신부의 25%가 첫 13주 동안 경험하는 증세로 특히 복통과 함께 오는 출혈은 유산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떤 종류의 출혈이라도 즉시 의사에게 알리도록 한다.
●복통(Cramping)
보통 임신초기에 생리통 같은 복통을 느끼는 것은 정상.
그러나 복부의 어느 한 부분이 지속적으로 아프다면 자궁외 임신일 수 있으므로 의사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
●수축(Contraction)
임신 24주가 지나면 불규칙적이고 간헐적인 자궁의 수축을 느낀다. 그러나 규칙적인 수축이 지속될 경우엔 즉시 의사를 만나도록 한다.
●둔화된 태동(Reduced Movement)
임신 20주가 지났는데도 태동이 없거나 태동을 시작한 아기가 갑자기 잠잠해지면 주스나 크래커를 먹어보거나 앉아서 또는 누워서 배 위에 손을 얹고 움직임을 느껴 보라. 1∼2시간이 지나도 계속 움직임을 못 느끼면 즉시 의사를 찾는다.
●분비물(Discharge)
임신 중엔 평소보다 많은 양의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질구가 붓고 가렵거나 분비물에서 악취가 날 경우엔 의사를 만나도록 한다.
●요실금(Wetness)
임신 중엔 방광이 눌려 자신도 모르게 팬티를 적실 정도로 소변이 새나올 수 있다. 하지만 요실금이 지속되거나 양이 너무 많다면 의사에게 알리도록 한다.
●부기(Swelling)
임신중에는 혈류량의 증가로 자주 붓는데 이때 다리를 높이고 눕거나 물 속에서 목까지 잠그고 있으면 부기가 가라앉는다.
하지만 두통을 수반한 급작스런 부기는 경련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즉시 의사에게 알린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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