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C·LA 한인상의 경영강좌(8)
인터넷이란 ‘컴퓨터간의 범세계적 정보망’이라고 정의해 볼 수 있다. 즉 인터넷은 컴퓨터간의 통신이란 점에서 컴퓨터 자체의 용량보다도 컴퓨터간의 연결이 특징이다. 1960년대 소수의 전문가들만 사용했던 인터넷의 확산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개인 컴퓨터의 보급을 바탕으로, 1990년대부터 개발된 ‘월드 와이드 웹’ 시스템으로 본격화된다. 특히 1993년부터 시작된 전자메일(e-mail)은 인터넷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러한 현상을 인터넷 경제, 네트웍 경제, 정보화 경제, 신경제 등으로 칭했다.
인터넷의 영향은 1996년에 전무했던 전자 상거래액이 1998년에 400억달러로 GDP의 0.5% 수준에 이른 것이다. 현재는 1.3조달러 수준으로 GDP의 1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가 실질 GDP 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은 1990년대 초까지는 0.1%로 측정됐다. 그러나 그 비중은 1993년부터 연 0.2%로 증가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연 0.5% 수준에 이르고 있다. 즉 컴퓨터의 경제에 대한 기여 증가도 인터넷 확산시기와 일치하고 있다.
인터넷 경제의 급격한 확산은 정보 자체의 성격 변경이나 정보량의 급격한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코드화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어느 것이나 정보화할 수 있으나 유용한 정보량이 인터넷 확산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은 아니다. 다만 인터넷의 확산으로 필요한 정보에 즉각적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 소위 인터넷 혁명의 특징이다.
비즈니스의 입장에서 인터넷은 비즈니스의 지역 기반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직접 팔 수 있고 소비자와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은 상호교환 수단이다. 예컨대 TV가 소극적 경험만 제공하는 반면 인터넷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만 골라서 볼 수 있으므로 TV가 대중매체라면 인터넷은 개별 내지 틈새매체라 할 수 있다.
인터넷 시장의 진입은 거의 자유이므로 인터넷 시장에서의 경쟁은 무한대이다. 이에 인터넷 시장 내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웹사이트 방문 숫자보다, 웹사이트 방문시 소비자들이 유용한 정보를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994년 플레이보이 잡지가 웹사이트를 처음 개설했을 때, 하루 10만건 이상의 방문이 있었으나, 곧 시들해지게 된다. 이는 플레이보이 웹사이트가 잡지 광고를 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반면 ESPN 스포츠 존은 매일 모든 게임, 팀,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신속한 자료를 1만페이지 정도 제공한다. 아울러 지역별로 인기 있는 스포츠 칼럼니스트들의 칼럼을 제공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컴퓨터를 통해 자동적으로 정리해 제공하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프트웨어 등 정보재(information goods)는 그 생산비용이 첫 카피비용(the first copy cost)이고, 추가 생산비용이 거의 미미하다. 고정 비용은 높으나 추가 생산에 따른 변동비용은 낮다.
예컨대 CD 전화부는 고액을 투자하여 한번 생산하면 그 복사비는 거의 전무하다. 이런 정보재의 비용구조는 CD 전화부 같은 정보상품 시장의 성립을 어렵게 만든다. 즉 CD 전화부를 유료로 팔 경우 다른 경쟁업체가 유사한 전화부를 제작해 더 낮은 가격으로 팔 것이다. 이에 CD 전화부, 주소록, 뉴스, 주가 등 일반 정보 등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을 즉각적으로 비교할 수 있어 경쟁을 촉진하고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서 판매자간에도 가격을 비교할 수 있어 기업간 가격 단합 기회를 제공한다. MIT대의 E. 브린졸프슨과 M. 스미스가 전통적 서점과 인터넷 서점간의 가격 차이를 1만개 이상 조사한 결과 인터넷 서점이 8% 정도 싸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 중 선두주자인 아마존 닷컴(amazon.com)이 북스 닷컴(books.com)보다 권당 평균 1달러60센트가 더 비쌌다. 이는 인터넷 시장에서의 가격 형성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선두주자 아마존 닷컴이 소비자간에 신뢰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는 TV를 보고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경우와 달리 회사와 의사소통이 이뤄진다.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웹사이트가 이러한 소비자들의 추세를 반영하는 민감하고 신속한 시장이 된다. 반면 소비자들은 자신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데 따르는 보상을 원한다. 구체적으로 자신들의 취향 변화를 반영하는 즉각적인 시장을 원하는 것이지만 나아가서는 웹사이트를 다른 소비자들과 접촉할 수 있는 장소로 간주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비록 본명은 아닐지라도 자기의 이름을 아는 장소로 웹사이트를 상정하고 대화를 진행한다. 물론 정보가 그들 대화의 핵을 이루지만 웹사이트에서 정보 이상을 추구하는 총체적 경험이 웹사이트로 사람들을 반복적으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이러한 공동체 의식이 사이버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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