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부터 D.C.까지
▶ 매장엔 파리만, 주차장 텅 비어
▶ 식당 매출 대부분 배달·포장
▶ 소매점 매출·해외송금도 뚝

불법이민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이민자 밀집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로이터]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이민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이민자 밀집 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LA 한인타운의 마트부터 워싱턴 D.C. 외곽의 치킨 체인점에 이르기까지 “매장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불법이민자 100만 명 추방’이 현실화하면서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2천여 건의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애틀랜타 등 대도시 곳곳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 매장엔 파리만가주 뉴어크에서 30년 넘게 라티노 커뮤니티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루페 로페스(68) 씨의 식료품점에는 요즘 파리만 날리고 있다. 매장은 한산하고, 주차장은 텅 빈지 이미 수주가 지났다. 그녀는 “이 일대 다른 가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식당, 파티용품점, 의류 매장뿐 아니라 대형 마트들까지 손님이 뚝 끊겼다”고 지역 경제 상황을 전했다. ICE가 최근 소규모 사업장 대상 단속은 물론, 대형 매장 주차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를 겨냥한 체포 작전까지 벌이며 라티노 커뮤니티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로페스 씨는 “이민자 커뮤니티 전체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요즘은 생일 파티도 열지 않고, 외출조차 꺼리는 분위기”라며 “매장 진열대는 채워져 있지만,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라티노 커뮤니티에서는 불법 체류자들은 아예 외출을 피하고 있다. 일부는 시민권을 가진 자녀를 대신 보내 식료품을 사 오게 하고 있다. 합법 체류자들조차 낮에 외출할 때 여권을 챙겨 다닌다. 라티노 상공인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역 경제는 무너질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식당 매출 대부분 ‘배달·포장’메릴랜드주 위튼의 폴로 캄페로 식당의 평일 저녁시간. 6인 가족 한 팀을 제외하고는 매장 내 좌석이 텅 비어 있었다. 식당 매니저는 “몇 주째 이런 상황으로 단속 이후로 매장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전체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라며 “하지만 주문 대부분은 전부 포장이나 배달이 차지한다”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데이터 분석회사 ‘칸타’(Kantar)에 따르면, 히스패닉 소비자의 식음료 구매는 올해 1분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3%포인트 감소했다. 의류와 같은 선택적 소비는 무려 8.3%포인트나 급감했다. 반면 비 히스패닉 소비자의 식음료 지출은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고, 의류(0.9%p), 가정용품(1.9%p) 지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소매업계는 “히스패닉 소비자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배달 주문이 늘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위축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부 지역 상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진보 성향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2023년 기준 미국 전체 경제 생산의 18%를 차지했으며, 이는 2024년 달러 기준 약 2조 1천억 달러에 달한다. 경제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소비 둔화는 곧 내수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 전과 다른 단속 방식이 문제이민 문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 방식이 과거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지역경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두 차례 임기 동안 530만 건에 달하는 추방 조치를 단행하며 ‘추방자-in-치프(Deporter in Chief)’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을 얻은 바 있지만 단속의 방식과 대상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레블랭 버지니아대 정치학 교수는 “오바마 시절에도 단속은 있었지만 주로 중범죄 전과자에 초점이 맞춰졌고, 그 영향은 비교적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단속은 단지 ‘합법 체류 신분이 없는 사람’이라면 예외 없이 대상이 된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오바마 시절이나 트럼프 1기 때의 경우, 합법이든 불법이든 이민자들이 일터에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ICE요원이 아무 때나 들이닥쳐 거리에서 체포하고, 감옥에 보내거나 본국으로 강제 송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진 상황이다.
■ 대형 소매점도 매출 뚝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 조치가 유통업계와 대기업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히스패닉 소비자를 주요 고객층으로 둔 기업들은 고객들의 쇼핑 횟수와 지출액 모두 눈에 띄게 감소한 최근 상황을 전하고 있다.
JD스포츠 CEO 레지 앙드레 슐츠는 지난달 애널리스트들과의 실적 발표회에서 “히스패닉 고객을 타깃으로 한 ‘슈 팰리스’(Shoe Palace) 매장이 최근 들어 방문자 수가 급감했다”라며 “온라인 매출은 그런대로 견조했지만, 이민 정책의 여파가 오프라인 유통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류 유통업체 벌링턴과 글로벌 음료 기업 커피 ‘큐리그 닥터 페퍼’(Keurig Dr Pepper)의 티모시 코퍼 CEO도 지난 4월 실적 발표에서 “히스패닉 소비자는 우리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층”이라며, “최근 히스패닉 소비자의 구매 횟수와 지출액이 미국 전체 소비자 평균 대비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국 가족 송금도 줄어ICE의 직접 단속 대상이 아닌 업종에서도 단속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송금 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송금 횟수와 고객 매장 방문이 감소한 반면, 한 번 송금하는 금액은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송금 업체 ‘웨스턴 유니언’(Western Union) 데빈 맥그라나한 CEO는 지난 5월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고객들이 공공장소에 나와 돈을 보내는 것을 점점 꺼려하고 있다”라고 이민 단속 이후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국제 송금업체 ‘인터내셔널 머니 익스프레스’(IMX)의 로버트 리시 CEO도 “고객들이 송금 횟수는 줄이되 한 번에 보내는 금액은 높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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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인구의 반이상이 불체자인거 같다...ㅋㅋㅋㅋㅋㅋ..곧 대공항이 오나? 불법투표에다 이젠 불황까지...불체자 갱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