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튀긴 누룽지에 해물소스 붓자 ‘치아아~’
소리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꼴깍’
중국식당에서 코스를 갖춰 식사할 때 첫머리에 많이 시키는 것이 누룽지탕이다.
특히 한인들은 구수한 누룽지에 대한 향수 때문인지 이 수프를 즐겨 먹는데 누룽지 뿐 아니라 각종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있어 입맛 없을 때 영양식으로 챙겨 먹어도 좋을 요리다.
본토발음으로 ‘산세이 꿔빠’ 라고 불리는 누룽지탕은 만드는데 만드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잘만 하면 최고의 요리사로 각광받을 수 있는 음식이다.
특히 금방 튀겨낸 누룽지에 해물소스를 부을 때 ‘치아아~’ 하는 소리를 내는 부분이 절정으로, 만일 그 소리를 내지 못 한다면 실패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집에 손님을 청했을 때 이 누룽지탕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주부는 요리실력이 최고로 각인될 것이요, 그 다음 요리들이 좀 별 볼일 없더라도 크게 책잡히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누룽지탕. 그러나 우리도 할 수 있다.
미리 한두번 연습을 해본 후 남편과 아이들 앞에서, 아니 요리솜씨로 기죽일 필요가 있는 상대를 불러놓고 한번 잘난체 좀 해볼까.
신옥순씨의 요리 클래스에서 중국음식 세가지를 배웠다. 누룽지탕과 쵸고청경채볶음, 새우파인애플볶음. 이름만 들어도 침이 꿀꺽 넘어가지만 실제 만들고 먹어보면 두세번의 조리과정을 거치는 중국요리가 왜 세계만방에서 인기인지 금방 수긍하게 된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크게 어렵지도 않은 세가지 중식 레서피를 소개한다.
누룽지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금방 튀겨낸 누룽지에 뜨거운 소스를 부어야 멋진 소리를 내며 풀어지기 때문. 따라서 신경 써야할 것은 해물소스를 미리 만들어두는 것. 그리고 누룽지는 서브하기 직전에 튀겨 얼른 그릇에 담아내고 손님 앞에서 소스를 부어야 한다. 또한 누룽지 튀길 때의 온도도 중요한데 낮은 온도에서 튀기면 부풀지 않고 딱딱해지기 때문에 적어도 섭씨 180~190도의 높은 온도에서 빨리 튀겨내야 한다.
쉽게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나무젓가락을 기름속에 수직으로 넣었을 때 기포가 표면까지 후루룩 올라오면 180도, 중간 정도까지 올라오면 160도 정도다. 끓는 기름에 누룽지를 넣으면 금방 위로 뜨기 때문에 튀김국자 같은 것으로 꾹꾹 눌러가며 튀겨낸다. 누룽지는 집에서 만든 것을 써도 좋지만 중국마켓에서 파는 것을 사다 쓰면 편하고 맛도 있다. 중국 누룽지는 찹쌀로 만든데다 약간 조미가 돼있어 조금 더 부드럽고 쫄깃거린다. 이 누룽지는 그냥 튀겨 설탕을 뿌려먹어도 좋은 간식. 손바닥 반 만한 흰 누룽지 40여개들이 한봉지가 5.49달러 정도다.
▲재료(4인분): 누룽지 8~10조각, 해삼 100g, 잔 새우 150g, 갑오징어 100g, 죽순 1개, 대파 1대, 마늘 3쪽, 마른고추 2~3개, 육수(치킨 브로스) 4컵, 청주 1큰술, 간장 1큰술, 소금 약간, 물녹말, 참기름 1작은술
▲만들기: 마른 해삼은 불려서 어슷썰기해 놓는다. 새우는 엷은 소금물에 한번 흔들어 씻어 건져놓고 갑오징어는 포를 뜨듯 한번 칼집을 넣고 모양을 내어 썰어 준비해 놓는다. 죽순은 채를 쳐서 뜨거운 물에 샤워시키고 대파, 마늘은 채 썰어 놓는다.
충분히 달군 팬에 기름을 약간 넣고 파, 마늘, 마른 고추를 넣고 볶다가 향이 우러나면 갑오징어, 해삼, 새우를 넣고 다시 살짝 볶는다.
여기에 죽순을 넣고 청주와 간장으로 간을 해 한번 더 볶은 후 끓는 육수를 넣고 끓인다. 육수를 끓는 것으로 넣는 이유는 뜨거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 끓으면 물녹말로 적당한 농도를 맞춘 후 참기름을 넣는다.
물녹말은 물과 녹말을 1대 1로 섞은 것으로 놔두면 녹말이 가라앉으므로 사용할 때마다 휘저어 고르게 풀어준 후 넣는다.
녹말물의 양은 농도를 보아가며 넣는데 누룽지탕의 소스는 너무 걸죽해서는 안되므로 들어갔다는 느낌만 들 정도로 조금만 넣는다. 젓는 나무주걱으로 소스를 떠올려봤을 때 소스가 후루룩 흘러야지, 뚝뚝 떨어지면 너무 진한 것이다.
누룽지는 180도의 고온 기름에서 원래 크기의 2~3배로 부풀도록 눌러가며 튀겨낸다. 속이 깊은 큰 보울에 금방 튀긴 누룽지를 담고 그 위로 뜨거운 소스를 붓는다. 개인용 수프 그릇에 누룽지가 2~3개씩 들어가도록 해물과 함께 담아낸다.
▲해삼 불리기: 해삼은 마른 것을 사다가 불려야 한다. 얼린 것이나 살아있는 것을 쓰면 다 풀어지기 때문. 그런데 이 불리는 과정이 보통 정성을 요하는 것이 아니다.
우선 해삼의 2~3배 양의 물을 붓고 뚜껑을 연 채 끓이다가 끓으면 불을 끄고 뚜껑을 닫고 완전히 식힌다. 이 물을 따라 버리고 새 물을 부어 똑같은 방법으로 한번 더 끓이고 식힌다. 이 것을 4회 반복한다.
네 번째 완전히 식으면 해삼을 칫솔로 깨끗이 씻고 내장도 빼내 깨끗하게 손질한다. 손질한 해삼과 잠길 정도의 물, 생강 3쪽, 스모크햄 1쪽, 파 1/2대, 정종 2작은술 정도 넣고 같이 끓인다. 이렇게 불린 해삼은 마지막 끓인 물과 함께 넣은 채로 냉동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각종 요리에 사용한다.
새우 파인애플 볶음
▲재료: 큰새우 300g. 달걀 흰자 3개, 튀김가루 2/3컵, 기름, 파인애플 3링, 마요네즈 2/3컵 이상, 설탕 1 1/2큰술, 튀긴 호두
▲만들기: 새우는 꼬리만 남기고 손질해둔다. 달걀 흰자, 튀김가루를 섞어서 튀김옷을 만든다. 파인애플 링은 4~6등분한다. 손질한 새우를 튀김옷을 입혀 섭씨 170도의 기름에 튀겨낸다. 아무것도 넣지 않은 팬에 파인애플을 넣고 볶다가 마요네즈를 듬뿍 넣고 불을 약간 줄여 설탕을 넣고 섞는다. 튀긴 새우를 넣고 한번 더 섞어준 후 그릇에 담아낸다.
쵸고청경채 볶음
▲재료: 청경채 5포기, 쵸고버섯(통조림) 150g, 대파 1대, 마늘 4쪽, 홍고추, 굴소스 2큰술, 술 1큰술, 육수나 물 1컵, 소금, 물녹말, 참기름, 피넛버터 1작은술
▲만들기: 청경채는 깨끗이 씻어서 큰 것은 2등분해 놓는다. 쵸고버섯은 뜨거운 흐르는 물에 샤워시켜서 2등분해 놓는다. 대파, 마늘은 편으로 썰어놓고 홍고추는 쌀알 크기로 사각 썰기한다.
청경채를 끓는 물에 소금, 식용유를 조금 넣고 줄기부터 넣어 얼른 데쳐내 찬물로 샤워시킨다.
달군 팬에 기름을 넣고 파, 마늘로 향을 낸 후 청경채와 쵸고버섯을 넣고 볶다가 굴소스, 술을 넣고 양념이 배게 다시 볶은 다음 끓는 육수를 넣고 소금 간하여 끓으면 물녹말을 넣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물녹말의 양은 누룽지탕과 마찬가지로 소스의 농도를 보아가며 적당량 넣는다. 이때 피넛버터 1작은술을 넣어주면 맛이 고소해지는데 꼭 넣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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