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인터뷰 중요성 증가
대학 입학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최종 입학 결정에 추천서와 인터뷰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GPA나 시험점수와 같은 전통적인 입학사정 기준들이 지금은 과거만큼 큰 변별력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5~10년 전만 해도 하버드와 MIT를 지원하는 학생수가 각각 1만1,000여명과 6,000여명 정도였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작년에 하버드를 지원한 학생 수는 1만9,605명이었으며 MIT 지원자는 1만664명이었다.
과거에는 대학 지원자 수가 오늘날에 비해 훨씬 적었기 때문에 학점이나 시험성적, 그리고 과외활동만으로도 입학 허가를 줄만한 상위권 학생들을 충분히 구별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입학심사 과정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전 과목에서 A를 받거나 SAT 점수 1,400점(언어 700/수학 700 이상) 이상의 고득점을 한 지원자들이 오늘날에는 굉장히 흔하다. 따라서 단순히 학점이나 시험 성적만 가지고는 2만명이나 되는 지원자 가운데 2,000명 정도를 가려낸다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 가운데 70% 이상은 이미 학점이나 시험성적이 매우 뛰어난 학생들이다.
그러므로 이처럼 ‘뛰어난’학생들 가운데서도 ‘탁월한’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 입학사정관들은 지원서 중에서 다른 요소들을 좀더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교사 추천서와 인터뷰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이런 배경 때문이다. 왜냐하면 추천서와 인터뷰는 매우 사적인 평가이기 때문에 뛰어난 학생을 다른 지원자들 가운데서 구별해 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일년 동안 실제로 학생을 가르친 선생님의 의견은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또한 지원자와 약 1시간 동안 인터뷰를 한 다음에 작성하는 동창생 인터뷰 보고서도 입학사정관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좀더 잘 가다듬은 입학 지원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개인 튜터나 컨설턴트와 같은 외부 도움을 받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학 심사 과정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준비도 더 철저하게 되면서부터 에세이와 단답형 서술의 수준도 질적으로 매년 향상되고 있다. 이처럼 대입 준비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들이 증가하면서 지원자들 사이의 경쟁도 당연히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이 또한 입학사정관들이 인터뷰와 교사 추천서를 점점 더 중요하고 가치 있게 생각하게 된 원인이다. 인터뷰와 추천서를 통해 학생의 진짜 학업능력과 개인적 특성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가 있다.
따라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금의 현실을 자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의 수많은 공립학교에는 매년 400 ~500명의 졸업반 학생들이 있다. 그런데 학교 예산과 GC(Guidance Counselors, 상담교사)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그 많은 학생들을 제대로 상담해 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의 GC를 확보한 학교는 많지 않다. 필자가 만난 대다수 GC들이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어떤 GC들은 혼자서 100~200명의 졸업반 학생들을 맡고서는 그 학생들이 요구하는 모든 추천서를 다 써주어야 하는 홍역을 치르고 있었다.
이런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하기가 어려운 어떤 GC들은 그냥 단순히 ‘형식적인 추천서’, 즉 동일한 내용의 추천서를 이름만 바꾸어서 모든 학생들에게 나누어주는 도리밖에 없었다. 따라서 GC-학생 비율이 높아질수록 입학사정관들에게는 그 추천서의 질과 효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현실을 분명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자녀 학교의 GC와 학생간의 평균비율을 확인한다.
▲자녀의 GC가 담당한 학생수를 확인한다. 자녀들이 적절한 지도와 관심을 받고 있는가.
▲졸업반 자녀에게는 자신의 선생님이나 GC가 얼마나 많은 추천서를 써야하는지를 확인해보라고 한다.
▲교사나 GC와의 의사 교환 및 관계 형성은 그들과 여러분의 ‘자녀’ 사이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절대로 그들과 ‘부모’ 사이가 아니다. 극성스러운 부모 때문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적극적이고 공부하려는 마음이 많다는 것을 교사나 GC들이 인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앤젤라 엄
<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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