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한씨의 오곡밥과 영양떡
찹쌀에 차수수· 검은콩· 팥 넣어
시루에 두번 쪄내야 제맛
호두· 잣 넣은 쑥인절미 별미
헬렌 한씨(사진·산수당 대표)가 시루에서 금방 쪄낸 오곡밥은 그냥 밥 한 그릇만으로도 훌륭한 요리요, 작품이다.
어찌나 찰지고 달게 입에 붙는지, 취재를 빙자해 염치도 없이 자꾸 집어먹게 되었다.
고다 찹쌀에, 한국서 들여온 차수수, 차조, 검은콩, 팥을 두어 시루에 두 번 쪄내 짓는 오곡밥은 2인분 냉동팩(3.50달러)이 여행 떠나는 사람들과 스님들과 환자들 사이에 인기란다. 골프 치는 남편과 친구들을 위해 개발했다는 ‘영양떡’도 별미중의 별미.
쑥 향기 나는 인절미사이로 호두, 잣, 아몬드, 대추가 아삭아삭 씹히는 영양떡은 한씨가 몇 달을 두고 개발해 올해초 처음 내놓은 회심의 역작이다.
한국서 가져온 봄 쑥을 4시간동안 독을 빼고 삶아 다진 후 찹쌀과 함께 방아에 찧어만들기 때문에 물감들인 떡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한씨의 설명. 우유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이 영양떡은 3 온스짜리 한끼분을 개별포장한 것(1.25달러)이 간식이나 아침식사, 골프 나인홀 돌고 하나씩 까먹는 도시락으로 안성맞춤이라 아는 사람들은 미리 주문해 50개, 100개씩 맞춰간다고 한다.
떡과 음식에 관하여 헬렌 한씨가 프로라는건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만드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프로는 다른게 아니라 좋은 재료와 정성, 맛에 관한 완벽주의가 빚어내는 합작품임을 알 수 있다.
“손이 저울이 돼놔서 썰고 간하는 것은 절대 남 못 주고, 요리하는 동안은 음식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는 한씨가 장인 정신으로 쪄낸 영양떡과 오곡밥.
가정에서는 시설 문제로 그대로 따라 하기 힘들지만 레서피를 주는 대로 적어보았다.
오곡밥
▲재료: 찹쌀, 차수수, 차조, 검은콩, 팥, 소금 약간
▲만들기: 찹쌀을 씻어 30분간 불린 후 소쿠리에 건져놓는다(30분 이상 불리지 않는다). 차수수는 뜨거운 물에 담구고 붉은 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박박 으깨어 깨끗이 씻는다. 차조도 깨끗이 씻어 일어서 건져놓는다. 검정콩은 하룻밤 불려서 건져놓는다. 팥은 깨끗이 씻어 살짝 삶아 건진 다음 삶은 물을 따로 받아놓는다. 차조와 차수수를 5분간 살짝 찐다. 찹쌀 불려둔 것을 30분간 시루에 찐다. 큰 그릇에 쪄낸 찹쌀, 차수수, 차조, 불린 콩과 삶은 팥을 모두 다 넣고 팥물에 소금간을 하여 잘 섞은 후 시루에 다시 담아 30분간 쪄낸다.
영양떡
▲재료: 찹쌀(혹은 흑미), 호두, 아몬드, 캐슈, 호박씨, 해바라기씨, 잣, 검정콩, 선비콩, 대추 등 각자 좋아하는 씨앗과 너트
▲만들기: 찹쌀을 곱게 방아 찌어 20분간 시루에 찐 후 쑥을 갈아서 넣고 10분간 더 찐다. 이것을 절구에 넣고 40분간 찧는데 가정에서는 20분 정도 찧어도 무방하다.
절구에서 나온 인절미에 너트들을 골고루 잘 섞은 후 떡을 굳힐 판(쿠키 팬이나 몰딩)에 넣고 4~5시간 그냥 놔두어 굳힌다. 더 오랜 시간 두어도 좋다. 손으로 눌러보아 재료가 묻어나지 않고 꾸득꾸득 굳으면 원하는 크기대로 썰어서 하나씩 비닐포장하여 냉동보관하여 필요할 때 꺼내 먹는다. 가정에서 인절미 기계로도 만들 수 있다.
이은숙씨의 정월 대보름 상차림
아홉가지 잡곡 불려 압력솥에
배추 된장국에 각종 전 부치고
평소 맛 보기 힘든 나물들 볶아
요리 잘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라크레센타의 주부 이은숙씨(사진·51)는 음식 하는 것이 취미라, ‘평소 하는 대로’만 차려도 정월대보름 상이 된다. 별로 힘들이는 기색도 없이 뚝딱, 오곡밥에 토장국, 열가지 나물과 갖가지 전을 부쳐 차려낸 이씨의 대보름 상은 임금님 수랏상이 부럽지 않거니와 요즘 보기 드문 건강식 식탁이다. 된장, 고추장에 조미료까지, 손가는 음식들을 모두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어 쓰는 이은숙씨의 대보름 상차림, 그 조리법을 들어보았다.
잡곡밥
원래 대보름에는 찹쌀, 찰수수, 팥, 차조, 콩을 섞은 오곡밥을 지어먹지만 이씨는 아홉가지 잡곡을 섞어 먹음직스런 밥을 지었다. 현미찹쌀, 야생찹쌀, 흰콩, 강낭콩, 서청콩, 율무, 수수, 팥, 통메밀이 그것으로, 충분히 불려 소금 약간 넣고 압력솥에 지었다.
토장국
배추속대와 근대를 넣고 구수한 된장국을 끓였다. 근대는 집에서 키운 것을 잎이 무성할 때 따다가 소금물에 데쳐서 얼려놨던 것. 된장은 집에서 직접 갈아만든 천연조미료들(새우가루, 멸치가루, 다시마가루, 표고가루)과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볶아 놓은 것을 쓰기 때문에 국, 찌개 끓일 때 따로 육수나 멸치국물을 내지 않아도 된장만으로 시원한 맛을 낸다.
배추속대와 근대를 이 볶은 된장에 넣고 바락바락 무쳐두었다가 냄비에 물을 야채만 잠길 정도로 자작하게 붓고 푹 끓인 후 물을 더 붓고 다시 끓여낸다.
전
고기전과 버섯전, 녹두빈대떡을 여러 모양으로 부쳤다. 고기전은 간고기와 물기 꼭 짠 두부(고기의 1/4 분량), 호박, 양파를 곱게 다져 참기름과 굴소스를 넣고 치대다가 달걀 1개 흰자와 소금, 후추, 마늘가루로 간하여 섞는다. 양파와 고추를 동그랗게 썰어 속을 빼고 그 속에 고기속을 채우고 밀가루, 달걀물을 입혀 부친다. 녹두빈대떡은 숙주, 양파, 김치, 돼지살코기를 참기름, 소금, 후추로 미리 가볍게 양념해두었다가 녹두에 멥쌀 약간을 섞어 불려 간 것에 섞어 부쳤다.
한편 버섯은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으로 전을 했는데 날버섯을 부치면 물이 나므로 끓는 물에 아주 살짝 데쳐내 페이퍼타월로 물기를 없애고 밀가루옷은 생략한 채 달걀물만 입혀 부친다.
나물
도라지, 고비, 물고사리, 어지리, 고구마순, 우거지, 백합꽃, 표고버섯, 고보, 취나물...
평소 맛도 보기 힘든 나물들을 열가지나 볶았다. 각각 손질한 나물들을 버섯가루와 다시마가루, 멸치가루, 마늘가루, 참기름, 액젓을 조금 넣고 무친다. 무칠 때는 바락바락 주물러 양념이 고루 배게끔 30분에서 1시간정도 두었다가 볶는다. 도라지는 볶을 때 물을 약간 넣고 뜸을 들이며 도라지 같은 흰색 나물은 액젓 대신 소금으로 간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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