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물어가는 2002년 한 해 동안 교육계에서는 SAT 시험의 개정 방침이 확정 발표되고 UC계열 대학들이 새로운 입학사정방식을 도입 실시하는 등 자녀의 대학 입학을 앞둔 한인 학부모들에게 영향을 미칠 만한 굵직한 뉴스들이 많았다. 2002년 교육계 연말 결산으로 교육 분야 10대 뉴스를 간추려본다.
1.SAT 시험 개정안 확정
SAT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는 올해 6월 SAT I에 에세이 시험을 추가시키고 영어와 수학 과목의 난이도를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SAT 개정안을 실시키로 확정, 교육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칼리지보드에 따르면 새로운 SAT I 시험은 영어 과목에서 유추영역(Analogy) 문제들이 폐지되는 정해진 시간 내에 짧은 에세이를 쓰는 작문시험을 추가시키고 수학(math)에서도 기본 산술과 대수I, 기하 중심의 단순 적성테스트 문항을 줄이는 대신 학교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대수 II와 삼각함수 등의 실제 문제해결 능력을 테스트하는 문항들을 반영하게 된다. 개정된 SAT I 시험 방식은 2006학년도 가을학기에 입학 예정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돼 현재 9학년 학생들부터 적용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한인 학부모와 학생, 교육 관계자들은 새로운 시스템이 미칠 영향과 대응책 마련에 촉각을 세웠다.
2.UC 포괄적 입학 사정
UC당국이 신입생 선발제도를 개정, 전면 도입을 결정한 ‘포괄적 입학사정제’(Comprehensive review)가 올해부터 실시돼 가을학기에 UCLA와 UC버클리 등 9개 캠퍼스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선발에 적용됐다. UC의 개정 선발제도는 신입생 정원의 과반수가 넘는 50∼75%를 우선 고교 평점과 SAT 성적 등 학업성적만을 기준으로 뽑게 되어 있는 규정을 올해부터 폐지하고 모든 신입생 선발에 대해 가정환경과 출신배경, 사회봉사 및 리더십 경력, 예체능 소질과 특별활동 등 학업성적 이외 기준들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포괄적 입학사정제를 확대하는 내용. 이로 인해 성적이 매우 뛰어난 한인 학생이 UCLA와 UC버클리에서 탈락한 반면 성적이 훨씬 뒤떨어지는 타인종 학생이 가정형편 등을 이유로 합격하는 등 입학사정시 특정 인종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 시비가 발생했고 탈락자들의 재심사 요청이 크게 늘기도 했다.
3.한인교사 최우수 교사상
2002년에는 한인 교육자들이 잇달아 주요 교육자상을 수상, 한인 교육자들의 우수성을 과시하며 교육계에 희소식이 됐다. 지난 10월24일 발표된 ‘밀켄 전국 교육자상’에 한인 1.5세 초등학교 여교사인 제니퍼 유(33·한국명 정은)씨가 수상자 중 한 명으로 선정돼 상패와 함께 2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밀켄 교육자상은 전국의 각 학교나 교육구의 추천을 받은 교사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여하는 상으로 ‘교육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카노가팍에 위치한 웰비 웨이 초등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유 교사는 뛰어난 학생 학습 지도능력과 함께 간질병 학생 대상 여름캠프를 설립·운영하는 등 헌신적인 사회봉사 활동을 인정받았다. 교직 경력 10년째인 유 교사는 교사상 수상과 함께 교감으로 승진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3가초등학교의 수지 오 교장이 남가주 지역 올해의 최우수 초등학교 교장상을 받기도 했다.
4.LAUSD 학교신축 플랜
과밀학급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LA통합교육구(LAUSD)가 대규모 학교 신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2002년은 LA한인타운 인근 지역 등에 새로 들어설 학교의 신축 플랜이 구체화된 한 해였다.
LAUSD는 오는 2006∼2007년도까지 교육구 내에 총 85개 학교를 신축할 계획으로 있는데 이중 윌셔가 등 LA한인타운 인근에 8개의 공립학교를 신축하고 이중 5개를 2005년까지 완공할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공사가 실시되는 한인타운내 신규 학교는 2가와 옥스포드의 코헹가 초등학교, 베벌리와 킹슬리의 알렉산드리아 초등학교, 1가와 뉴햄프셔의 벨몬트 초등학교, 올림픽과 놀만디의 LA 뉴 프라이머리 센터 등이며 교육구 수용 문제가 해결된 LA한인타운내 윌셔와 알렉산드리아의 구 앰배서더 호텔 부지에도 오는 2007년까지 총 4,8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초·중·고교를 신설될 예정이다.
5.UC 편입 보장제 확대
UC계열 대학들이 올해부터 편입 보장제 등 커뮤니티 칼리지 출신 편입 지망생들을 위한 제도를 확대, 칼리지를 거쳐 UC계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문을 더욱 크게 열어놓았다. UC는 올해 가을학기 입학생부터 고교 성적에 관계없이 캠퍼스별로 각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한 편입허가·보장제를 전 캠퍼스로 확대했다.
이 프로그램은 각 캠퍼스가 지정하는 가주내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 일정 기간동안 요구기준을 완수하면 해당 UC캠퍼스로의 편입이 보장되는 제도. UC는 이와 함께 올해부터 실시 예정이었으나 주 예산부족으로 미뤄진 이중입학제(Dual Admission)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중입학제는 내년도 지원자부터 가주 고교에서 상위 4∼12.5%에 속하는 학생들에게 UC계열대 중 1개 캠퍼스 입학을 우선적으로 허용하는 프로그램이다.
6.교육 시설 개선안통과
올해 11월 실시된 선거에서 가주와 LA의 학교 시설 개선을 위한 발의안들이 모두 통과돼 앞으로 공립학교의 교육시설과 환경 개선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 통과된 공채 발행안은 유치원에서 대학까지 공립학교 시설 보수 공채발행안인 가주 발의안 47과 LA교육구 학교 환경개선 공채안인 메져 K. 발의안 47은 주내 공립 유치원에서 초·중·고·대학에 이르기까지 교육관련 시설 보수와 신축을 위해 130억달러 규모의 공채를 발행토록 하는 내용이며 메져 K는 교육구내 낡은 교실 보수와 학교신축을 위해 33억5,000만달러 규모의 공채를 발행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도 영화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도한 주 방과후 프로그램 주정부 보조안(발의안 49)도 통과돼 관심을 모았다.
7.가주표준 학력고사변경
지난 5년간 가주의 표준학력고사로 치러져온 ‘스탠포드 9’ 시험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시험인 ‘CAT 6’가 이를 대체한다. 이에 따라 교육 관계자들과 한인 학부모들의 새로운 시험의 방식과 영향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California Achievement Tests 6th Edition의 약자인 CAT 6는 SAT 시험 출제기관인 ETS가 만든 시험으로 스탠포드 9처럼 다지선다형(Multiple Choice) 시험이지만 분량은 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시험 과목은 2학년부터 8학년까지는 읽기와 언어, 스펠링, 수학이 포함되며 9∼11학년은 읽기와 언어, 수학, 과학 시험으로 구성된다.
8. 가주교육예산 삭감
가주 정부가 극심한 재정 적자에 시달리면서 올들어 주 예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교육부분 예산이 삭감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따라 주립대학 등 공립 교육기관들이 주정부 지원 예산이 줄어들어 캘스테이트 계열 대학의 경우 올 한해에만 4,300만달러의 예산이 깎였고 각 커뮤니티 칼리지는 강좌를 축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는 예산적자 문제 타개를 위해 내년도에도 주 전체적으로 30억달러 이상의 교육 예산 삭감 계획을 내놓고 있어 공립교육 기관들의 주정부 지원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9. 대학학비 인상
경기침체와 주 정부 재정악화 등으로 올들어 전국적으로 대학 등록금이 크게 올라 학부모와 학생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칼리지보드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인 4년제 공립대 등록금 평균이 4,081달러로 9.6% 인상됐으며 기숙사비도 평균 9,663달러로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10년 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4년제 사립대학은 등록금과 기숙사비가 각각 5.8%와 4.6%가 올랐고 2년제 대학 등록금도 7.9%가 인상됐다. UC도 올해초 외국 및 타주 출신 학생들의 등록금을 16%나 올린데 이어 내년부터는 UC와 캘스테이트 등 가주 주립대가 일반 학생들의 등록금을 10∼15% 올린다고 발표했다.
10. 한인우수 학생 두각
올해도 한인 대학생들이 로즈(Rhodes) 장학생에 선정되는 등 전국에서 한인 학생들이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등 한인 학생들의 활약이 돋보인 한 해였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로즈(Rhodes) 장학생 2002년 선발 명단에 하바드 대학에 재학하는 앤드루 박과 앨버트 조씨 등 한인 대학생 2명이 포함돼 희소식이 됐다. 학업성취도와 성실성, 리더십, 사회기여도 등을 토대로 매년 전국에서 선발되는 로즈 장학생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2∼3년간 수학하게 되며 클린턴 전 대통령 등 많은 저명인사들이 로즈 장학생을 거쳤다. 또 한인 고교생 류호승군은 2002년 시멘스 AP상 전국 수상자로 결정되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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