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기
“너는 교과서를 어떻게 읽지?”
“네? 교과서를 어떻게 읽는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냥 처음부터 읽지요!”
“그러면 너는 신문을 읽거나 집지를 읽을 때나, 교과서를 읽을 때나 늘 똑 같이 처음부터 읽는단 말이지?”
한참 주저하는지, 생각을 하는지…
“네… 그냥 처음부터 읽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어떻게 하니? 내 말은 처음부터 읽다가 끝까지, 그 글이 끝날 때까지 똑 같이 읽는다는 말이구나!”
“물론 그 것은 아니지요! 신문이나 잡지는 재미있는 기사는 끝까지 읽고요. 교과서는… 교과서가 재미있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할 수 없이 읽는 거죠.” 웃음 섞인 음성으로 솔직하게 대답한다.
위의 대화는 필자가 3~12학년 학생 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학생들은 교과서를 어떻게 읽나?”라는 연구 내용중 한 부분이다. 그 결과를 더 자세히 살피자면:
- 89.2%의 학생이 읽을 때는 그 읽는 것이 어떤 것이든, 즉 소설 신문, 잡지 등 상관없이 읽어 내려간다.
- 97.7%의 학생이 재미있는 소설, 신문 잡지인 경우에는 보통 언제 끝나든 끝까지 읽는다.
- 11.4%의 학생이 교과서도 끝까지 읽는다. 양이 많지 않은 경우
- 88.6%의 학생이 도중에 쉬거나, 딴 일 하는 등으로, 끝까지 읽지는 않는다.
- 95% 이상의 학생들은 교과서는 한번도 재미있어서 읽어 본적이 없다.
다시 말하면 ‘교과서가 재미가 있어서 끝까지 읽는 학생은 거의 없으며, 보통 읽어야 하니까! 혹은 의무감에서 읽은 경우이다.
이렇게 의무감으로 끝까지 읽는 학생들도 교과서는 잡지나 신문 같이 그저 처음부터 그냥 읽었다고 한다.
그러나 교과서는 다른 출판물 같이 ‘그냥’ 읽어나가서는 절대로 효과적으로 읽을 수가 없다.
교과서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 제작된 출판물이다. 그러므로 교과서를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은 크게 8가지 분야로 우선 나누어 읽기 시작한다. 즉,
1. 그 글의 구성(organization)을 파악한다. 예로, 그 글이 장(chapter)으로 나누어져 있나? 혹은 그냥 한 장으로 되어 있나? 장으로 나누어져 있다면 그 장의 제목(title)은 무엇인가?
2. 한 장의 제목 안에 부분적인 주제(heading)가 무엇인가? 또는 소 주제(section or sub heading)는?
3. 부분이 보통 여러 문단(paragraph)으로 나누어져 있다면, 그 문단의 주제(heading)는 무엇인가?
4. 문단도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서 소개로 쓰여지는 문단(introductory paragraph)은 무엇인가?
5. 요약하는 문단(summary paragraph)은?
6. 문단을 읽을 때 각 문단마다 처음 문장(first sentence)을 반드시 읽을 것.
7. 교과서를 보면 페이지내의 왼쪽이나 오른쪽에 따로 주제(marginal title)를 명시한다.
8. 그래픽 에이즈(graphic aids)를 읽을 것.
다음과 같은 예문으로 위의 8가지를 이용하여 보자.
■가족 소풍
지난 토요일 저녁, 우리 가족은 한 자리에 모여 가족회의를 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가을 소풍을 갔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소풍 갈 날짜와 장소를 정하자고 하셨습니다.
먼저, 어머니께서 의견을 내셨습니다. 동생도 의견을 냈습니다.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우리는 산으로 소풍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날짜는 다음주 일요일로 하고, 장소는 계룡산으로 정하였습니다. 회의를 마친 뒤,
“엄마 자신 있으세요? 계룡산은 좀 높은데…” 하고 제가 말씀드리자 어머니께서는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민호 너보다 먼저 올라갈 테니까” 하시며, 아주 자신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소풍날이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아침 일찍 역으로 나갔습니다. 대합실에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네가 직접 기차표를 사 보아라.”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과 나, 이렇게 네 식구의 기차표를 샀습니다.
우리 가족은 개찰구를 지나 기차를 타는 곳으로 갔습니다. 나는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드디어 기차가 미끄러지듯 역을 빠져나갔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가을 경치는 아름답기만 하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불그레하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들은 누렇게 익은 벼로 황금 물결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들길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들은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누구 키가 더 큰지 키 재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차창 안으로 들어오는 맑은 공기가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기차는 한 시간쯤 달려서 우리가 내릴 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등산로 입구까지 갔습니다.
“내가 제일 먼저 올라가야지.” 나는 ‘토기와 거북’ 이야기를 생각하며 산을 오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등산로는 그렇게 가파르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았습니다. 길옆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였습니다. 나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골짜기에는 맑은 물이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골짜기를 끼고 이리저리 구부러진 등산로를 따라 걸어 올라갔습니다.
숨이 차고 땀이 났습니다. 산마루에 오르자, 가슴이 탁 틔었습니다. 산마루에서 나무 그늘 밑 평평한 곳으로 가 지리를 잡았습니다.
나는 아버지를 도와 점심 준비를 하였습니다. 산에서 먹는 밥은 더욱 맛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 가족은 가을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재미있게 노래도 부르고 즐거운 놀이도하였습니다.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우리 가족은 놀던 자리를 깨끗하게 치운 다음 산에서 내려 왔습니다.
“빨간 저녁 노을과 단풍으로 물든 산중 어느 쪽이 더 아름다울까?”
내 옷도 내 마음도 모두 단풍이 든 것 같습니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도 산의 아름다운 경치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나는 아직도 산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초등학교 국어, 읽기 3-2)
<질문>
1. ‘가족 소풍’을 누가 썼나?
2. “엄마 자신 있으세요, 계룡산은 높은데…”와 “토기와 거북” 이야기는 어떤 관계인가?
3. ‘들꽃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였습니다’의 뜻은 무엇인가?
4. ‘코스모스의 키’ ‘졸졸 노래하는 물’ ‘옷도 마음도 모두 단풍에 든 것 같다’를 설명하라.
전정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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