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의 오리, 병약한 딸 치료위해 휴스턴에 가족남겨
오닐·브라이언트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결정슛의 명수
지난 주 막을 내린 사실상의 NBA 결승전 LA 레이커스와 새크라멘토 킹스 간의 서부 컨퍼런스 시리즈는 시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로 이어졌다. 레이커스 선수 중 공룡센터 샤킬 오닐이나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활약을 펼치는 로버트 오리 선수가 있다.
이번 서부지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레이커스는 경기 초중반까지 킹스에게 큰 점수 차로 끌려 다니다, 경기막판 대추격전을 벌였다. 결국 초반의 큰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석패했지만, 이 경기에서 레이커스의 파워 포워드 로버트 오리는 20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4차전에서는 2점차로 뒤지고 있던 패배 직전의 상황에서 경기종료와 함께 천금의 3점 슛을 성공시켜 1점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오리는 1992년부터 1996년 시즌까지 휴스턴 로키츠에서 선수생활을 하다가, 1996~97 시즌부터 레이커스로 이적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오리의 가족들은 LA로 이주하지 않고 아직도 휴스턴에서 계속 살고 있다.
NBA 시즌 동안 오리 가족이 상봉할 기회는 레이커스의 휴스턴 원정경기 두 차례와 그의 가족이 한두 번씩 LA를 방문할 때가 전부다.
로버트 오리와 그의 아내 케바 오리가 이처럼 힘든 가족생활을 꾸려 나가는 이유는 애실린이라는 딸 때문이다.
여덟살 난 애실린은 뇌성마비와 유사한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다. 애실린은 두살 때부터 지금까지 휴스턴 근교의 한 소아과 치료센터에서 특수치료를 받아왔다. 가족이 휴스턴을 떠나 LA의 오리와 합류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대신에, 이들 가족은 LA 인근에 두 번째 집을 소유하고 있다.
애실린은 태어나자마자 첫 6개월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는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음식도 대부분 위장으로 직접 연결된 튜브를 통해 공급한다. 애실린의 침대 머리맡에 있는 튜브를 연결하는 정맥주사 스탠드는 일상적인 모습이 되었다. 애실린이 입으로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이유는 음식을 삼킬 때마다 기도가 막히기 때문이다. 애실린에게는 음식 먹는 행위 그 자체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도 같다.
오리 가족이 주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항상 미소를 띠고 낙천적인 삶의 태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로버트와 케바는 둘 다 앨라배마 주에서 자라났다. 당시 케바는 자신의 인생을 통해 본 사람들 중, 가장 키가 크고 깡마른 엘리트 농구선수와 데이트를 시작했다.
로버트와 케바 두 사람은 5년 전 결혼했다. 당시 애실린은 세 살이었다. 2년 후 정상적인 아이 캠론을 낳았다. 캠론은 모든 면에서 완전히 정상적인 아이다. 캠론은 아빠를 닮아서 농구를 매우 좋아하며, 레이커스 경기가 있을 때마다 아빠 다음으로 코비 브라이언트 선수를 좋아한다.
오리 부부가 낙천적인 삶을 유지하지만, 우울한 날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7월4일 독립기념일 같은 날 일가친척들이 다 모이고, 어린 아이들이 뒷마당에 나가 함께 즐겁게 뛰어 노는 모습을 볼 때면, 애실린 생각에 가슴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이들 부부에게 그나마 위안을 주는 것은 이웃사람들이 애실린에게 극진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 준다는 사실이다.
이웃사람들은 글자그대로 애실린을 자신들의 친자식처럼 염려해주고 아껴준다. 이 때문에 애실린은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마음에 그늘이 없이 자라고 있다.
오리 부부는 진심으로 애실린이 자신들에게 어려운 짐이라기보다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삶의 기쁨의 원천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 애실린을 통해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케바는 밝은 얼굴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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