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큰-시원’ 여름별식
▶ ’맛좋은 냉면’ 소문난 세 주방장의 레서피
시원한 냉면의 계절이 돌아왔다. 더위에 시든 입맛을 돌리는데는 차가운 육수와 쫄깃한 메밀면발이 궁합을 맞추는 냉면이 최고. 한국고유의 음식인 냉면은 고기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식초, 겨자를 곁들여 먹는 물냉면(평양냉면)과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비벼 먹는 비빔냉면(함흥냉면)의 두가지로 나뉘는데 요리법이 간단해 보이지만 맛내기가 가장 까다로운 음식중 하나로 꼽힌다. 올여름엔 우리 가족 입맛에 ‘짱’하고 붙는 냉면 좀 척척 만들어먹을 수 없을까? 타운에서 냉면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의 주방장들에게 레서피를 구했다. 잘 하면 식당 수준, 못해도 중간은 갈테니 비슷하게라도 따라해보자. 주방장들은 "잘 됐는지 알아보려면 꼭 식당에 와서 먹어보라"고 농담도 던졌다. (대량으로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들은 요리 재료의 양을 정확하게 내주지 못해 주부들이 각 가정의 입맛에 맞도록 자기 요리경험에 비추어 양을 조절할 것을 권했다)
<’동일장’ 주방장 이경운씨의 물냉면> 물냉면 맛은 ‘시원하고 짱하는 맛’이 들어야 한다고 동일장 주인 김인화씨는 말한다. 21년동안 한결같이 이어져온 담백한 냉면 맛을 자랑하는 김씨는 "고기집은 냉면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별히 육수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강조. 동일장의 물냉면 맛은 한국의 한일관, 우래옥, 서래관, 회빙장을 거친 40여년 요리경력 주방장 이경운씨(65)의 비법. 맛의 장인임을 자부하는 그는 금방 뽑은 모밀사리에 깨끗한 육수를 부어 만든 냉면이야말로 요리의 기본이자 완성이라고 말했다.
▲육수-쇠고기 양지머리에 닭을 함께 넣고 2시간에서 2시간30분정도 끓여 육수를 낸다. 닭은 영계가 아닌 노계라야 하고 양지머리를 훨씬 많이 넣는다. 고기를 건져내고 식혀 기름을 걷어내고 간을 맞추는데 색을 맞추기 위해 진간장을 약간 넣고 간은 소금으로 한다. 여기에 육수 5컵에 동치미국물 1컵 정도를 섞으면 냉면 육수가 완성된다.
▲동치미-무를 잘라 소금에 반나절 절였다가 통파와 통마늘, 생강 몇쪽을 넣고 소금물을 부어 뚜껑을 덮고 하루 이틀 익힌다.
▲고명으로 얹는 무김치와 오이는 설탕을 쓰지 않고 간한다. 무김치는 소금, 사카린, 고운 고추가루, 마늘을 조금씩 넣고 익혀서 먹고, 오이는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금방 채썬 것을 소금으로만 간해서 올린다. 입맛을 돋우려면 미원을 약간씩 쳐도 좋다. 삶은 계란 반쪽을 곁들인다.
<’용궁’ 주방장 왕길용씨의 중국냉면>아는 사람이나 즐겨 먹는 중국냉면은 고소한 땅콩과 겨자가 어우러져 내는 맛이 일품이다. 면과 육수가 한국식 냉면과는 전혀 다르지만 한 여름 중국집을 찾는 사람들은 요리 끝에 짜장면이나 짬뽕 대신 중국냉면으로 입가심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의외로 만들기가 쉽지 않아 중국집마다 냉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35년 경력의 주방장 왕길용씨(53)의 냉면은 한 번 먹어보면 반드시 다시 찾게 돼있다는 것이 주인 왕덕정씨의 자랑이다.
▲면 뽑기-보통 국수만들 듯 밀가루에 소다, 소금을 조금씩 넣고 찬물로 반죽해 칼국수보다 약간 가늘게 썬다. 끓는 물에 약 3분정도 삶는데 한 번 끓어오르면 찬물을 붓기를 3회정도 반복하면서 삶는다. 면을 한 번만 삶아 건져내면 뻣뻣해지므로 중간불에 3번 끓어오르도록 삶아 채에 받쳐 찬물에 씻는다.
▲육수-닭을 통째로 고아 하루밤 두었다가 기름을 다 떠내고 소금, 설탕, 식초를 넣어 간한다. 중국냉면의 성패는 육수를 닭 냄새 안나게 고우는 것. 용궁의 왕사장은 그 비결을 공개하지 않는 대신 "육수 내기가 쉽지 않으므로 초보 주부들은 마켓에서 파는 치킨수프 파우더를 사다가 물에 끓여서 사용해도 좋다"고 귀뜸했다.
▲땅콩소스-빵에 발라 먹는 피넛버터를 더운 물을 약간 넣고 풀어준다. 원래는 깨를 빻아서 만든 소스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피넛버터가 사실 훨씬 손쉽고 맛있는 편.
▲고명-오이채, 소고기채, 계란 황백지단을 얹고 삶은 해삼과 찐 새우, 해파리 데친 것을 썰어 올린다.
<’강서면옥’ 주인 선우종씨의 비빔냉면>강서면옥은 물냉면이 유명하지만 열무김치가 들어간 비빔냉면도 다른 곳이 흉내내기 힘든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함흥이 원조인 비빔냉면의 사리는 원래 녹말가루가 주성분이라 질기고 쫄깃쫄깃한 편이지만 강서면옥의 비빔냉면은 모밀가루를 많이 사용해 전혀 질기지 않은 것이 특징. 주인 선우종씨(40)는 1948년부터 조부모와 부모 대에 이어 서울 서소문에서 수십년동안 전수되어온 이 맛을 어릴 때부터 익혔으며 지난 93년 LA에 분점을 내 이곳서도 선보이고 있다. 선우씨는 "모밀을 많이 쓰면 질기지 않고 살도 안 찐다"며 그러나 "모밀은 다루기가 워낙 힘들어 잘 못하면 뚝뚝 끊어지기 일수라 여간 조심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했다.
▲다대기-고추장에 간 쇠고기를 넣고 볶은 후 육수(양지머리를 1-3시간 끓인 것)를 몇 숟갈 넣어 걸죽하게 만든다. 열무김치나 배추김치를 썰어 넣는데 김치 맛이 너무 나지 않도록 김치국물을 꼭 짜서 넣는다. 생오이도 채 썰어 넣고 식초, 참기름, 간장, 설탕, 참깨를 섞어 넣는다. 맛은 맵고, 달고, 고소해야 하며 사리를 넣고 비비기 좋은 정도로 걸죽해야 한다. 그릇에 담은 사리 밑으로 다대기 국물이 조금 나올 정도가 적당하다.
▲고명-양지머리 육수를 내고 건진 고기와 배, 오이를 길쭉하게 썬 것, 삶은 계란 반쪽을 곁들여 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