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력 뿐 아니라 인품과 자제력 향상도 강조
미 해병대가 올봄부터 미군중 처음으로 전원에게 동양 무술(martial arts) 훈련을 필수화시킨다. 오랫동안 해병대가 강조해온 백병전 기술에 무술의 심신단련을 합병시키자는 것으로 전통적인 전투보다는 평화유지 업무에 투입될 가능성이 큰 해병대가 적대적 상황에서 대원들이 과잉반응하지 않도록, 민간인 진압술 개발 및 해병대원들의 자신감 형성을 위해 도입한 것이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무술 훈련을 받은 신병들이 5월이면 배출된다.
해병대는 또 모든 도전을 받아칠 수 있도록 몸과 마음과 혼을 수련시키는 무술 훈련이 대원들로 하여금 술집에서 싸움에 끼어들거나 기지 주변 민간인 지역에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자제심을 키워줄 것도 희망하고 있다. 아울러 해병대의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병대라면 특정한 능력과 동일시되도록 각인시키고 싶다는 것이다.
무술강사 훈련은 이미 지난 11월부터 시작됐고 샌디에고와 패리스 아일런드의 신병훈련소에 들어온 훈련병들은 누구나 갈색띠는 받아야 졸업을 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기존 병사들도 모두 내년쯤이면 갈색띠를 딸 것을 관계자들은 원하고 있다. 미군중 현재 무술훈련을 받는 것은 육군의 레인저와 해군의 SEALS등 엘리트 부대들뿐이지만 타군들도 해병대의 본을 받아 전원에 무술 훈련을 의무화시킬 것을 고려중이라고 해병대의 장교훈련기지인 콴티코에서 무술훈련교관 학교를 지휘하고 있는 조지 브리스톨 중령은 말했다. 육군의 경우 워싱턴주의 포트 루이스의 여단장병들에게 훈련을 시작했다.
돈도 별로 안들어 2001년의 착수비가 130만달러고 그 다음부터는 해마다 22만5000달러가 들 뿐인 무술은 해병대에 들어가면 제대할 때까지 익혀야할 일이 된다. 갈색에서 시작해 회색, 녹색등을 거쳐 검정색까지 띠를 따 해병대 자체 등급에 따른 유단자가 될 수 있고 검정띠에는 6개까지의 빨간 줄을 쳐서 단수를 표시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해병대를 제멋대로 날뛰는 닌자부대로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고 제임스 존스 해병대 사령관은 강조한다. 해병대에 ‘문화적 변화’를 일으킨 장본인인 존스 장군은 34년전 베트남 전쟁 소대장 시절에 태권도로 단련된 한국 해병대를 미군들도 두려워하는데다 베트콩들도 한국군 주둔지역은 피한다는 말을 듣고 무술 훈련 도입을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후 1986년에 캠프 펜들턴에서 휘하 대대원들에게 무술 훈련을 시켜본 결과 자신도 깜짝 놀랐다. 음주 관련 사고가 크게 줄었고 기지밖 소동에 연루되는 일도 크게 줄었던 것이다. 미해군전투대학 교관인 매커빈 오웬스는 무술 훈련을 통해 중요한 기술이 습득된다고 말한다. "전투 상황에서 군인들은 인류가 아는 가장 강력한 감정인 두려움을 극복해야합니다. 평화유지작전의 가장 어려운 측면이 바로 뉘앙스를 고려한 반응을 해야한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무기를 사용하면 안되지요"
브리스톨도 ‘윤리적인 전사’ 양성이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장돌을 던지는 하이티의 10대 데모대나 코소보의 격앙된 할머니들이나 모두 진압해야하는 18세 병사가 침착성을 잃어버리면 인도적 구호업무현장을 전장으로 바꿔놓는 것은 눈깜짝할 새라는 것이다. 17만 2000명 대원의 평균 연령이 23세고 3분의 2가 군대에 처음 와, 미군중 가장 어리고 경험없는 해병대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이 어린 해병대원들의 경거망동으로 인한 추문은 오키나와등지에서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해병대가 실시하는 무술 훈련은 브리스톨 중령등 수명이 가라데, 유도, 아이키도등과 칼, 창 및 기타 무기를 사용하는 동양무술 10여종에서 차용해 개발한 것이다. 수천년 역사를 가진 동양의 무술이 몸과 마음을 동시에 수련하는 것을 본받아 해병대의 잡탕 무술훈련도 해병대의 핵심 가치인 명예와 용기, 헌신을 강조하면서 휘어잡고 치고 때리고 제어하는 기술을 집중 훈련한다. 물론 시범 같은 것은 하지 않으며 학습이 아니라 생사가 달린 전투용이므로 해부학 강의를 동원, 정확한 급소 가격등을 가르친다. 여군 포함 전대원이 팔 다리 뿐만 아니라 곤봉, 돌같은 무기 사용법을 배우므로 이제까지 오랫동안 상체 힘에 두어온 훈련중점이 다리와 엉덩이로 옮겨가 여군들이 당했던 불이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아울러 정신 훈련으로 대원들은 훈장 포상자 및 과거 스파르타와 줄루, 아파치 전사들의 무용담도 듣게 된다. "진정한 전사란 시간도 국적도 없는 소명"임을 가르친다는 것. 심성훈련에는 유명한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도 동원된다. "숲속에 난 두 갈래 길에서 나는, 나는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택했네. 그리고 모든 것이 달라졌네"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브리스톨 중령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모두 그 길을 택했다. 그것이 전사의 길이다. 커다란 칼을 마구 휘두르며 날뛰는 것이 아니라 군화 속으로 진흙이 스며드는, 그 길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