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이 올라갈수록 읽기만 잘한다고 공부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저학년에서는 ‘읽기’를 배우는 것이 교과의 주목적이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는 것을 통해서 다른 과목을 배우기 때문이다. 즉 ‘읽기’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읽기’를 배우다(Learn to read)가 언제인가는 배우기 위해 읽는다(Read to learn). 즉 ‘읽기’가 목적에서 수단방법으로 변한다.
그러면 ‘배우기 위해 읽는다’라는 말은 무엇인가?-역사, 지리 영어 등은 그 글의 내용을 이해해야 공부가 되기 때문에 학습 독서(content area reading)를 통해서 한다(여기에서 미술, 음악, 조각, 수학은 자기네들의 언어 자체가 있으므로 예외로 한다. 그러나 수학의 응용 문제는 읽기의 일부이고, 미술, 조각, 음악도 그 이론의 공부 내용은 학습 독서에 포함된다).
스타디 스킬-저학년에는 이것이 거의 필요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학생들이 어려서는 공부를 아주 잘 했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조금씩 떨어지는 원인이 주로 스타디 스킬의 부족이라고 볼 수 있다.
스타디 스킬의 종류-가장 능률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많은 스타디 스킬이 발달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 몇개만 소개하려 한다.
1. SQ3R(Survey-Question-Read-Recite-Review)-이것은 로빈슨 교수가 처음 소개한 방법으로 여러 스타디 스킬 중에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다. 이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과목은 사회(Social Studies)나 과학(Science) 분야이다.
2. ROWAC(Read-Organize-Write-Actively read, correct-prediction)-Roe 교수가 처음 소개한 방법으로 주로 읽기나 쓰기, 혹은 설명문이 많은 글에 적용함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
3. EVOKER(Explore-Vocabulary-Oral reading-Key Ideas-Evaluate-Recapitulation)-같은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글이라도 소설, 에세이, 시 등을 이해하는 능력은 다르다. EVOKER는 주로 시를 공부하고 이해하는데 쓰여지는 스타디 스킬이다. 독자 중에서 중학교 2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이형기씨의 시 낙화를 기억하실 것이다. 그 시는 거기에 나오는 단어는 별로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시의 개념을 이해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영어 교과서에서 Shakespeare’s sonnets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의 어려움은 어휘력도 아니고 독서 능력 부족도 아니라고 본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려고 1963년에 Pauk라는 교수가 EVOKER라는 스타디 스킬을 개발했다.
4.SQRQCQ(Survey-Question-Reading-Question-Compute-Question)-수학은 수학만이 갖고 있는 숫자로 구성된 언어다. 여기서 말하는 스타디 스킬은 숫자로 구성된 스킬(예: 더하기, 빼기, 구구단, 곱하기, 나누기 등)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응용문제는 아무리 수학이라 하더라도 그 응용문제가 쓰여진 글은 읽기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 읽기는 위에서 말한 시를 읽거나 소설, 에세이 읽는 것과는 또 다르다. 이것에 쓰이는 스타디 스킬을 SQRQCQ라고 하는데 Fry 교수가 1965년에 만들어낸 것이다.
위의 4가지는 가장 많이 쓰이는 스타디 스킬만 뽑아서 썼는데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하여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이렇게 아무리 좋은 스타디 스킬이라도 학생이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효과가 없다. 마치 아무리 영양가가 있는 음식이라도 허약한 건강상태에서 소화를 못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스타디 스킬을 배울 준비여건
1. 학생의 읽기 수준과 어휘력 수준이 최소한 그 학생의 학년에 적절한가? 예를 들면 오는 9월에 10학년 될 학생일 경우 그 학생의 독서수준이 9.9에서 10.0학년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휘력 수준도 보통 읽기 수준과 비슷하던지 6개월 이상은 앞서 있어야 한다. 즉, 어휘력 수준은 10.5~10.6 정도는 되어 있어야 한다.
읽기 수준 측정은 12년을 1개월로 보지를 않고 10개월로 간주한다. 그 원인은 여름동안 2개월의 수업이 없으므로 10개월로 설정되었다. 한가지 추가로 말씀 드릴 것은 독서학 입장에서는 10개월이 1년이니 여름 2개월 동안 책을 안 읽히거나 공부를 안 시켜도 되지 않느냐 하실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여름이나 겨울 방학 동안에 계속 책을 안 읽은 학생은 그 읽기 수준이 올라가지는 못해도 떨어지지는 않아야 하는데 반대로 떨어진다는 연구가 많다. 예를 들자면 9학년을 잘 마친 학생이 그해 6월말 읽기 수준이 10학년 수준이었으면 여름 사이 책 한권 안 읽고도 9월 새 학기에 계속 10학년의 읽기 수준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고 떨어져 있게 된다는 말이다.
2. 자녀의 읽기 수준을 모르는 부모는 학교에 문의하시기 바란다. 필자가 독서 전문가로 있었을 때는 학생의 읽기 수준이 매해 자동적으로 반드시 Accumulative Folder(큠 폴더)에 있었다. 부모는 반드시 그 큠 폴더를 볼 수 있게 학교 규정이 되어 있다. 요즘에는 학교에서 ‘Whole Language Approach’로 가르치기 시작하는 이유와 또 학교마다 독서 전문가가 없는 이유로 이 큠 폴더에 학생의 읽기 수준이 없는 학교도 많다. 그러나 이 수준을 아는 것이 이 스타디 스킬을 적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바탕이니 반드시 알아내시기 바란다.
3. 자녀들이 써 놓은 글이나 말을 했을 때 그 지시대로 따라서 할 수 있는가(Follow direction)? 우리가 언뜻 생각하면 그것 못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하실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이것은 "눈이 있으니 써 놓은 글을 읽고 그대로 하고 귀가 있으니 들은 것 그대로 들으면 된다"가 아니다. 물론 하라는 지시가 하나 둘이면 가능할지 몰라도 3~5개가 넘었을 때(이것을 독서학에서는 복수(multiple digits)라고 함) 더구나 서로의 연결이 없을 때 지시대로 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예:’2층에 가서 연필, 고무, 자, 공책과 과자를 갖고 올래?’ 언뜻 보면 5가지 물건을 가져오라는 것 같이 들리지만 사실은 이것은 2 digits에 불과하다.
즉, 서로 연결된 연필, 고무, 자 공책이 한 digit이고 과자가 또 다른 digit이다. 또 같은 예로 ‘2층에 가서 연필, 쓰레기통, 바느질 상자, 과자, 카메라 가지고 올래?’하면 이 것은 서로의 연결이 없으므로 5 digits를 말한다. 클리닉에서 테스팅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에게 가끔 이 테스팅을 하다가 3~5 digits를 갖고 오라고 할 때 도중에 그 학생이 흥미를 느낄 만한 물건을 두어둔 채로 무엇 무엇을 갖고 오라고 할 때 도중에 그 함정(?)에 많이 빠진다. 말로 할 때는 함정이 있지만 써 놓은 글이야 없지 않으냐 라고 반문하실 것이다. 도중에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주위의 문맥을 보고도 추측도 할 수가 없으면, 그 단어 자체가 함정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독서 수준에서 어휘력 수준이 약 6개월 앞서 있음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결론:
스타디 스킬은 반드시 중·고등학교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학년별보다는 학생의 독서 수준에 따라 높을수록 필요로 하다. 4학년 학생이라도 독서 수준이 6~7학년이면 자연히 그의 읽는 수준이 높으니 이런 스타디 스킬이 발달이 되어야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가 있고, 또 효과적으로 공부를 할수록 공부를 잘 할 수 있다. 반면에 독서 수준이 낮은 학생에게는 이 스타디 스킬을 가르쳐도 별 효과를 못 보실 것이다(추가: 다음 주는 자세히 SQ3R부터 시작한다).
문의 전화: (909)861-7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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