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 재즈 트리오 데뷔…황호규·김종국·요한킴 실력파 뮤지션 의기투합
SM 재즈 트리오 [SM 클래식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팝도 즐기면서 재즈의 매력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황호규)
올해 K팝 최고 히트곡인 에스파의 '슈퍼노바'(Supernova)가 신명나는 재즈로 변신했다.
질주하는 듯한 피아노, 베이스, 드럼 사운드 사이 사이에 배어든 절묘한 화합은 가사와 보컬 없이도 듣는 이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만든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 SM 클래식스의 'SM 재즈 트리오'가 최근 재즈로 재해석한 '슈퍼노바'다.
SM 재즈 트리오는 재즈 피아니스트 요한킴, 베이시스트 황호규, 드러머 김종국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원곡의 강렬한 에너지에 재즈 특유의 자유로운 선율과 깊이 있는 해석을 더했다.
SM 재즈 트리오는 최근 서울 성동구 SM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재즈는 즉흥 연주가 중요하니 라이브에서는 음원의 기본적인 요소는 살리면서도 즉흥 연주 구간을 늘려 자유롭게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며 "듣는 관객이 다 같이 일어날 정도로 서로 호흡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정과 손가락 끝 각도까지 약속대로 합을 맞추는 정교한 K팝과 그날 분위기에 따라 무대 길이도 자유자재로 변하는 즉흥적인 재즈의 만남은 이질적이면서도 신선했다.
팀의 맏형 황호규는 미국 유학 시절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 허비 핸콕과 함께 무대에 오른 일화를 전하며 "핸콕은 내가 실수해도 실수처럼 들리지 않게 다른 음악을 만들어 내더라"라며 "우리 세 명도 그런 음악을 만들고 싶다. 순간마다 재창조가 되는 게 재즈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황호규를 비롯해 김종국과 요한킴 세 멤버는 각자의 분야에서 이미 잘 알려진 실력파 재즈 연주자들이다.
황호규는 미국 버클리 음대를 나와 미국 텔로니어스 멍크 재즈학교가 격년에 1명만 선발하는 베이스 장학생으로 선발되기도 했다. 현재는 동덕여대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황호규는 "2000년대 초반 유학 시절에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북한에서 온 줄 알더라. '너희는 그 냄새 나는 김치를 어떻게 먹느냐'는 인종차별적인 발언도 들었다"며 "이를 악물고 1∼2년 연습했더니 그때부터는 흑인·백인 친구들 모두 실력으로 인정해줬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학생 신분으로 허비 핸콕과 연주했을 때 그가 나를 학생이 아닌 음악 동료로 대우한 점이 인상 깊었다"며 "그저 즐겁게 함께 연주하고 칭찬해줬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김종국은 뉴욕과 도쿄에 있는 유명 재즈클럽 '블루노트' 무대에 오르고, 올해 4월 모로코에서 열린 유네스코 지정 국제 재즈의 날 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드럼 연주자다.
김종국은 '아무리 좋은 밴드라도 좋은 드러머가 없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을 소개하며 "드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비트를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비트로) 사람을 춤추게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요한킴은 13세 때인 2015년 SBS '영재발굴단'에 '피아노 신동'으로 출연해 이름을 알렸고, 이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활약했다.
요한킴은 "어릴 때부터 K팝 음악을 좋아했다. 내 생각에 K팝은 '체계가 완벽한 음악'이어서 지금까지도 영감을 많이 얻고 있다"며 "지금도 라이즈와 에스파를 애정하며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제가 솔로로 먼저 데뷔했지만, 존경하고 사랑하는 형들과 같이 연주하며 뮤직비디오도 찍고 좋은 음악을 내게 돼 행복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실력파 세 연주자는 왜 팀의 첫 곡으로 에스파의 '슈퍼노바'를 고르게 됐을까.
"재즈는 이제는 클래식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죠. SM이 하는 K팝은 외국에서도 인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핫'한 장르입니다. SM 클래식스가 그동안 오케스트라와 K팝을 접목해왔는데, 이번에는 K팝과 재즈라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고 했어요." (김종국)
김종국은 "'슈퍼노바'는 최근에 나온 핫한 곡이라 시도하게 됐다"며 "편곡 과정에서 곡이 잘 나와서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곡의 색깔이 강한 편이어서 원곡의 미(美)를 잃지 않으면서 재즈로서 템포를 과감히 바꾸는 시도도 했다"며 "대중이 이런 점을 알아보고 재미를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요한킴도 "드럼, 베이스, 피아노가 만드는 재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즉흥적인 부분도 넣었다"며 "곡 중간 댄스 브레이크 파트에서는 라틴 댄스 느낌으로 분위기를 내 봤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곡 발매 전 어느 대형 쇼핑몰에서 버스킹(길거리 공연)도 펼쳤고, 이는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았다. 원곡자인 에스파 멤버들은 재즈 버전을 듣고 호평을 보내왔다고도 했다.
"현재 (오리지널) 자작곡도 쓰고 있고, SM IP(지식재산권)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레퍼토리가 쌓여야 공연을 할 수 있기에, 열심히 10곡 이상 써서 내년에 단독 공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황호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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