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시간으로 지난 8월 23일, 성하의 날씨 속에서 야구대회의 우승팀인 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의 한일학생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의 옛적 꿈자리, 아침 저녁 몸과 덕을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급자리 한국의 학원”이라고. 일본땅 관서지방 효고켄(兵庫縣)의 고시엔(甲子園)구장에서 함성과 눈물이 섞인 교가를 힘차게 부르고있다. NHK 국영방송은 이경기를 약 5,200만명에게 송출하였다. 전 일본의 약 4,000고교중에 약 3,900교가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일본 고교야구선수권대회인 ‘여름 고시엔 야구시합’에 전 일본의 도도부현(都道府懸)의 지역예선을 거쳐서 이중 1.3%만인 49팀만 대표로 나가는 그야 말로 젊은 학생들의 꿈의 무대이며, 일본의 대학과 프로야구의 등용문이기도 한다. 교토국제고가 2021년 4강에 이어, 고시엔 창단 100주년 기념대회인 2024년 대회에서 기적같은 우승을 한 것이다.
더우기 이들이 부른 교토 국제고의 교가의 가사내용이 눈여겨 볼만 하다. 일본땅에서 일본해가 아닌 ‘동해바다를 건너서 야먀도(大和)땅’이라고. ‘야마도’는 우리의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일본의 고대 3-7세기 야마도 시대를 가르키고 일본의 본토를 상징하기도 한다. 더구나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정체성과 역사적 뿌리가 일본까지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아침 저녁 몸과 덕을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은 성장해 가면서 덕성과 인성을 닦는 정서적 안식처와 같은 한국의 학원이라는 뜻이란다. ‘야마도’는 제2차 세계대전시에 미국을 공격했던 일본의 군사력과 기술력의 상징인 전함의 이름이며, 일본의 깊은 역사적 문화적 상징물인 배틀크루저가 쏘는 야마도캐논에도 연유된다. 이 ‘야마도’는 1974년에 처음 방영된 우주전함 에니메이션에서 희망, 희생, 구원 등의 주제이기도 하였다. 이 ‘야마도’ 정신은 일본의 역사적, 문화적, 민족적 정체성으로 젊음이들의 열정과 꿈을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감히 교토국제고가 이 ‘야마도’와 도용하고, ‘우리 조상의 옛적 꿈자리’라 선언했다!.
교토국제고의 설립 배경에는 1945년 일본제국주의에서 해발과 더불어, 1947년 해방후 재일교포자녀들의 교육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모금하여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로 시작하였다. 설립초에는 교토한국학원이라는 비인가 각종학교에서, 1958년에 일본 정부의 정식 허가를 받았고, 2004년에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변경하고 일본인 학생들도 입학할 수 있고, 현재 중/고등학교로 학생수는 160여명에 불과하는 초미니 학교이며 학교 환경은 열악하지만 전체 학생중 야구선수는 40%이란다. 더우기 일본내에 한국계 민족학교의 존재와 그들의 피나는 노력과 재일 교포사회의 자긍심, 역사와 문화 널리 알리며 한일의 문화적 가교역할과 양국간의 이해 존중도 겸한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 민족학교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재일교포와 깊은 관계가 있다. 태평양 전쟁시에 전 일본은 총력전체제로 돌입하면서 한반도는 군국주의의 병참기지화가 되었고 피폐해가는 현실에서 살아갈 수 없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주로 경상도 제주도 등에서 일본으로 유입되었다. 일본이 패망하고 한반도가 해방이 되자 70여만명이 무국자로 남게 되어 전후 처리가 안되었다.
한반도의 분단에 따라 북측의 조총련으로 40여만명이, 남측의 거류민단으로 30여만명으로 분리되었다. 1970년대부터는 재일교포의 한국 방문을 하기 위하여 한국국적을 취득하게 되면서 40여만명이 남한 국적을, 북한 국적들은 27만의 특별영주자로 분류되어 있고, 언제든지 한국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조선족이 5만여명이다. 그리고 30여만명 정도가 일본으로 귀화했다.
아시아 유대인이라는 재일교포는 일본기업의 14위 정도인 소프트 뱅크(손정의), 롯데 그룹(신격호), 마루한 종합엔터테이먼트(한창우), ABC마트(강정호), MK택시(유봉식), 조조엔(박태도), 무라사키 스포츠(가나야마 요시오) 등도 있지만, 직업적 제한으로 대다수는 연예계, 스포츠, 빠칭코 등을 본업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 땅에서 숨죽이며 살아가는 재일교포들은 이번 교토국제고의 야구 우승으로 떳떳하게 한국어 교가 합창을 보고 들으면서 한 없이 회환의 눈물을 흘렸을 것을 생각하니 목이 메인다. 이런 감정이 우리가 같은 민족이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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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화 전 성결대 학장.국립 히토스바시대학 ^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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