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부모는 무엇보다 ‘인성 교육’에 힘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본과 인성이기 때문이다. “기본을 지키면 성공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 말처럼 지키기 어려운 말 또한 없다. 그리고 인성이 올바르지 않은 이가 사회적 성공을 이루거나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예전과 달리 SNS가 발달된 초연결 시대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여전히 ‘인성’ 하면 착한 사람 만들기, 예절교육 정도를 떠올리는 수준이다. 바람직한 인성교육이란 자식들이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인성교육은 말로만 가르쳐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다. 말보다 실천으로 생활속에서 부모가 모범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
이러한 예로 귀감(龜鑑)이 되는 부자(父子)가 있다. ‘기본을 지키는 삶의 철학’의 주인공 손웅정 감독과 그의 아들 손흥민 선수이다. “축구와 가족, 책만 있으면 돠는 사람” 손감독은 축구 지도자로서, 그리고 그 자신의 삶의 자세를 담은 자신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 했던 그의 축구 철학, 교육 철학, 삶의 철학을 담아 놓았다.
축구선수로서의 삶, 아버지로서의 삶, 지도자로서의 삶, 자신 스스로의 삶에 대한 반성과 성찰로 빚어낸 강건한 신념과 철학을 담아놓은 그의 글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다” 이는 손흥민의 고백이다. 어찌 축구뿐이랴?
“겸손하라. 네게 주어진 모든 것들은 다 너의 것이 아니다.” “감사하라. 세상은 감사하는 자의 것이다.” “삶을 멀리 봐라.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워라.” 손웅정 감독의 메시지는 ‘삶의 본질’에 초점이 맞춰 있다. 축구선수로 뛰던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며 ‘나처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손흥민 선수를 직접 교육했고,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술을 가르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선수로, 사람으로 길러야 한다고 믿었다. 손웅정의 교육 방향, 삶의 방식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는 이 책속에 자신의 삶의 궤적과 생각들을 담담히 풀어놓았다.
손웅정은 1986년 대한민국 U23 브라질 순회 축구대회 대표로도 뛰며 촉망 받는 선수였었다. 그러나 그는 1988년 부상을 당했다. 박종환 일화 감독은 그를 일화 천마에 입단시켰고 2년동안 조커로 그라운드를 누비게 했다.
그러나 또다시 부상으로 2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어야만 했다. 그후 그는 가장으로 생계를 위해 일용직, 막노동, 헬스 트레이너, 초등학교 방과 후 강사, 시설 관리 일 등 투잡, 쓰리잡을 하며 생활비를 벌기까지 했었다.
그의 책에서 그는 “축구에 왕도란 없습니다. 손흥민이 데뷔 골을 넣었을 때 사람들은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라고들 표현했습니다. 저는 그 누구도 그 어떤 분야에서도 ‘혜성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기본기가 그때 비로소 발현된 것일 뿐입니다.”
그는 또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기본기이다, 축구보다 인성이 더 중요하다, 화려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축구를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먼저 인성이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를 강조했다. 이것은 꼭 축구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것이다.
“인생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당장의 성적이 아닌 미래에 투자하라”, “죽을 때까지 공부는 멈출 수 없다”, “기회는 준비가 행운을 만났을 때 생긴다,” “축구에서는 위를 보고 삶에서는 아래를 보라,“ “행복한 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가르침을 아들에게 심어준 아버지 손웅정 감독. 문득 골프선수 박세리 아버지가 떠올라 마음이 아프다.
또한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할까, 그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손축구아카데미’의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들을 훈련중 코치가 행한 ‘사랑의 매(?)’를 문제삼아 ‘아동학대’로 거액의 합의금 요구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린다. 잘 해결되길 바란다.
각설하고, 인생 70을 넘긴 우리네 실버들이 갖춰야할 ‘기본기’는 무얼까?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慾不踰矩: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그냥 좇아 가더라도 절대 도를 넘지 않게 되었다)‘ 라는 70세 공자(孔子)의 말씀이 새삼 가슴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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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렬/수필가·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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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아는 자들이 얼마나 되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