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지역의 창립 50년 이상 비영리 한인단체들
▶ 한인 1세들이 50년간 다진 기틀 2세들이 이어가 세대교체와 함께 새 반세기의 비전과 방향 모색
2022년 12월 가정상담소 연말행사에 참석한 이사진과 관계자들.
워싱턴 지역에는 창립 50주년 이상 된 비영리 한인단체들이 수두룩하다.
한미장학재단(55주년)을 위시해 워싱턴통합한국학교를 운영하는 한미교육재단(54주년), 버지니아 비엔나에 본부를 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53주년)에 이어 워싱턴한인복지센터와 워싱턴가정상담소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이들 비영리 단체들은 반세기동안 한인사회와 동고동락하며 성장 발전의 주역이 돼 왔다. 5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창립주역들 다수가 세상을 떠났거나 고령으로 은퇴하며 한인 1세에서 1.5-2세로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지난 반세기를 거울삼아 새로운 반세기 준비를 위한 비전과 방향 모색에 나서며 또 다른 50년의 비상을 준비 중인 이들 단체를 조명해 본다.
한미장학재단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아 워싱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갖는 단체가 됐다. 한미장학재단(kasf, 전국이사장 제이 리)은 1969년 워싱턴 DC에서 월터 박, 박관부, 오수영, 계은순, 이응환, 김응창, 이성호, 최제창 박사 등이 주축이 돼 조직된 후 1989년 전국조직으로 확대됐다. 특히 DC 가톨릭 대학 교수를 역임한 김웅수 장군(예비역 육군 소장)은 한인 2세 인재 양성을 위한 한미장학재단의 발전에 크게 공헌했으며 한미장학재단 동부지회장과 전국이사장으로 활약했다.
한미장학재단은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7,8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약 1,300만 달러의 장학금을 제공하는 전국적인 단체로 우뚝 섰다.
버지니아 타이슨스 코너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워싱턴 메트로폴리탄을 관할하는 동부지회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 시카고, 휴스턴, 덴버 등 7개 지부를 두고 있다. 모든 지부는 단일한 KASF 내규에 따라 운영되면서도 각 지부가 독립적으로 자금 조달, 교육/문화 프로그램 관리, 장학금 수여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한미교육재단(통합한국학교 운영) 통합한국학교를 운영 중인 한미교육재단(이사장 김영미)은 설립 54주년을 맞는다. 북미주 지역 한국학교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통합한국학교는 1970년 워싱턴 한국학교로 설립돼 초대 강성익 교장 취임과 함께 시작됐다. 1987년 메릴랜드 지역의 6개 한인학교가 통합 작업에 참여하며 이듬해 현재의 통합한국학교가 개교했다. 1988년 버지니아의 5개 한국학교가 통합에 참여했다. 1996년부터는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청으로부터 한국어 및 한국문화 과목 학점인가를 받았으며 장학금 제도도 시작됐다. 이사장을 2회(2001-2004, 2010-2023) 역임한 이광자 고문은 장학금을 2018년부터 조지 메이슨 대학까지 확대하는 등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두 캠퍼스에 총 463명의 학생, 35명의 교사진을 두고 민족교육에 정진하고 있다.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올해로 창립 53주년을 맞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KSEA, 회장 손용호)는 지난 반세기를 교훈 삼아 다가올 또 다른 반세기에 정성과 열의를 쏟고 있다.
과기협은 지난 1971년 워싱턴 DC에서 김순경, 김호길, 박찬모, 함인영, 김영배 박사 등 한인 유학생 69명이 모여 발족됐다. 당시 메릴랜드 대학 교수였던 김호길 박사는 미국 템플 대학교의 물리화학자 김순경 교수를 회장으로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가 발족될 때 간사장을 맡아 협회의 기틀을 다졌으며 1977년 제6대 회장으로 봉사했다. 재미과기협 회원들은 반세기가 넘는 동안 모국 과학기술발전에 헌신하며 선진국 진입을 위한 기술개발과 경제건설을 뒷받침하면서 단기간에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올려놓는데 기여했다.
또 한미 간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매년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UKC)’와 연중 미주 지역별 학술대회,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차세대 사업 등 다양한 글로벌 과학기술 협력 사업을 펼치고 있다. 매년 개최하는 UKC에는 매년 1,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올해로 37회째인 ‘2024 UKC’는 8월 21일-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현재 미국 내 70여개의 로컬 지부와 30여개의 대학별 차세대 지부, 33개의 과학기술관련 전문분과단체, 미국내 3만여명의 한인과학자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워싱턴한인복지센터 한인 이민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해 설립된 한인복지센터(이사장 김진아)는 지난 4월 4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0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앞으로의 또다른 50년의 비전을 제시했다. 타이슨스 코너에 있는 힐튼호텔에서 지난 반세기의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반백년에 대한 비전을 모색했다. 김진아 이사장은 “앞으로의 50년은 자체 건물 확보, 한인을 넘어 아시안 커뮤니티로의 확장, 한인 2세와 3세를 위한 섬김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센터는 1974년 워싱턴 지역 한인이민자들의 딱한 사정을 옆에서 지켜 본 정용철 목사가 워싱턴한인봉사센터를 창립하며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1986에는 실버스프링에 65세대 노인 아파트 설립 연방 기금(334만 7,500달러)을 확보해 1991년 7월 유니버시티 가든 연장자 아파트를 완공했다. 2005년 3월 현재의 애난데일 오피스로 본부를 이전했으며 2012년 기관명을 워싱턴한인봉사센터에서 워싱턴한인복지센터로 변경했다. 반세기 전 DC에서 정용철 목사가 뿌린 작은 희망의 씨앗은 50년이 흐른 지금 연간 예산 400만 달러, 17명의 이사와 30명의 유급직원, 1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하는 거목이 됐다.
워싱턴가정상담소 지난 반세기 동안 워싱턴 지역 한인 가정문제의 갈등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 워싱턴가정상담소(FCCGW, 이사장 조이 박)는 1974년 워싱턴 DC에서 이순영, 방숙자, 백혜원, 백경진, 송도실, 이영숙씨 등 26명의 크리스찬 여성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초기에 한국의 가정법률상담소를 돕기 위한 워싱턴 지부로 설립돼 운영되다 1983년 한국가정법률상담센터로 바꿔 초대 이사장에 이순영씨가 취임했다. 2000년 페어팩스 카운티 포우 중학교와 리버티 중학교에서 방과 후 멘토링을 시작했으며 ‘한인가족상담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2008년 P2P(Peer-to-Peer) 개인지도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2013년에 현재의 워싱턴 가정상담소(FCCGW)로 명칭을 변경해 청소년 프로그램 및 시니어 프로그램, 자살 예방 캠페인, 학부모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P2P 프로그램을 매학기 500-700여명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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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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