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대·순천향대 의대 증원 학칙 개정 절차 앞당겨
▶ 부산대·제주대 등은 이번 주 재심의…의대생 반발 지속
▶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4일 대입전형위원회 개최
의대 증원·배정집행정지 신청 기각·각하 이후 각 대학에서도 의대 정원 확대를 반영한 학칙 개정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20일(이하 한국시간) 전국 각 의과대학들에 따르면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이 한차례 부결됐거나 아직 심의를 못 한 대학들은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이달까지는 학칙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의대생 반발과 수업 거부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면·온라인수업이 재개된 의대에서도 여전히 학생 출석률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 각 대학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 앞당겨 심의·재심의
충남대와 순천향대는 다음 달로 예정됐던 학칙 개정을 이달까지 마치기로 했다.
충남대는 오는 23일 학무회의와 30일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의대 증원 등을 포함한 학칙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순천향대도 다음 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규칙 제·개정 심의위원회 개최를 이달로 앞당겨 학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전국 국립대 중 처음으로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이 부결됐던 부산대는 오는 21일 재심의를 앞두고 있다.
앞서 부산대는 지난 7일 교무회의 당시 개정안을 부결했는데, 하루 뒤 차정인 전 총장은 재심의할 것을 교무회의에 요청했다.
의대 증원 학칙 개정안이 한차례 부결됐던 제주대 역시 오는 23일 재심의를 위한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를 연다.
김일환 총장은 학칙 개정안이 부결된 지 5일 만인 지난 13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준수 등을 이유로 재심의를 요청했다.
재심의 결과 재적 평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하고 출석 평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전과 같이 의결하면 그 심의안은 확정된다.
앞선 교수평의회에서는 투표 인원 17명 중 1명만 동의하고 16명은 동의하지 않은 가운데, 이번 재심의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칙 개정안 상정을 철회한 강원대는 오는 21일 대학평의원회를 다시 열어 학칙 개정안을 심의한다.
경상국립대는 오는 21일 예정됐던 학무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관련 학칙 개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기존 76명에서 138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경상국립대는 이 안과 관련해 학내 의견수렴과 학사운영위원회, 법제심의의원회 단계를 거쳤다.
오는 21일 학무회의에서 이 안이 통과되면 22일 교수대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를 개최한다.
이 단계에서도 안이 통과 되면 총장 결재 등 과정을 거쳐 학칙 개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대학 차원에서는 변경안이 최종 단계까지 통과될 것으로 보고,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오는 24일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의대 증원이 반영된 각 대학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할 예정이다.
현재 법원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기각 결정이 나온 상황에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해야 하는 시한까지 임박해 학칙 개정을 둘러싼 논의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의대 운영 40개 대학 총장과 영상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결정에 따른 대학별 학칙 개정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 각 대학 의대생 반발 지속…개강해도 텅 빈 교실
대학 저마다 학칙 개정안 심의·재심의를 앞둔 가운데, 의대생 반발도 지속하고 있다.
부산대 의대생들은 재심의를 하루 앞둔 이날 교무위원들에게 부결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냈다.
의대생들은 "법원도 '직접 의학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결했다"며 "교무위원들의 올바른 결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대가 눈앞의 작은 이익에 매몰돼 날림으로 의사를 양성하는 곳이 아닌 올바르고 실력 있는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남을 수 있도록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대 의대생들은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학내 구성원이 의대 학칙 개정안을 부결시킨 이유는 준비 없는 증원이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는 증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총장을 향해 "합당한 근거에 기반한 학내 구성원의 결정을 확정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강원대는 지난달 22일부터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의대 수업을 재개했으나 의대생 수업 거부가 지속되자 '의과대학 학사 운영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들의 유급 사태 방지와 학업 복귀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아주대 의대도 이날 학사일정을 재개하고 대면·온라인 수업을 시작했지만, 재학생 대부분은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아주대 의대생들로 구성된 '아주대 의대 비상시국 대응위원회'는 지난 14일 SNS에 성명문을 올리고 "의료계의 통일된 요구안인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 의료 패키지의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통해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됐다"며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 목표가 사라진 상황인 만큼 유급 상황이 닥치기 전에 수업에 복귀해달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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