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회를 맞이한 ‘프리즈 뉴욕’은 맨해튼 허드슨 야드에 위치한 더 쉐드에서 5월 1-5일까지 열렸다. 참여 팀은 25개국 60여 갤러리이며 한국에서는 국제와 현대 갤러리가 참가했다. 프리즈는 2월 LA, 5월 뉴욕, 9월 서울, 10월 런던에서 해마다 열리는 미술시장이다. 영국의 미술잡지 프리즈의 발행인 어맨더 샤프와 매튜 슬로토버가 2000년에 창설했다. 창설과 더불어 프리즈재단이 설립되었고 런던의 테이트 갤러리에서는 기금을 조성하여 작품을 구매한다.
설립 첫 회에는 세계 125개 화랑이 참여하여 성공적으로 출발하였다. 이후 엄선된 화랑과 생존 작가의 작품에 초점을 맞춰 다른 아트페어와 차별화했다. 상업성과 병행하여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이고 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하는 장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짧은 연륜에도 프리즈 주간(Frieze Week)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런던을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했다.
올해 프리즈 뉴욕에서는 온라인 미술마켓인 아트시가 최고 부스 중 하나로 선정한 국제갤러리가 대단한 주목을 받았다. 양혜규의 작품 ‘황홀망(恍惚網)’ 연작 총 11점이 매진됐다. 북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이 시리즈는 다양한 종류의 전통 종이를 결합해 만든 콜라쥬 작품이다. 무속 전통을 연구하며 시작되었는데 종이라는 미미한 물질에 영혼을 불어넣는 행위를 실험하며 정신과 물질에 대해 탐구한 것이다. 양 작가는 지난해 미술 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7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권위 있는 미술상인 ‘볼프강 한 미술상’을 받았다.
갤러리현대도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 선구자인 92세 이승택의 단독 부스로 참여해 그의 작품 10점 이상을 판매했다. 이 작가는 갤러리현대가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데 올해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도 전시중이다. 프리즈에서는 이승택 특유의 관람자의 사고를 전환하는 거침없음과 유머가 묻어나는 작품 50여 점을 소개했다. 비조각의 개념에서 출발해 세계 속의 나의 한국을 실현하여 그만의 고유한 예술 작품을 창작하고자 하였던 이승택의 작업 연대기를 전했다.
국내외 미술계에서 꾸준하게 부상하고 있는 한국의 작가 이 배. 그의 작품은 프랑스 페로탱 갤러리에서 소개했다. 이 작가 역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중인데 숯을 이용한 독특한 작품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프리즈에서는 회화와 조각 3점이 판매됐다. 한국 작가들의 선전에 축하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그 외 하우저앤워스, 데비드즈위너, 화이트큐브, 타테우스로팍 등 대형 메이저 갤러리들의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일약 뉴스거리가 되는 일화도 올해는 없었다. 프리즈는 1년 전 시카고 아트페어와 뉴욕의 아모리쇼를 인수했다. 아트 바젤과 양대산맥이라고 하나 아트 바젤과 비교하기엔 후발주자로서 부족한 점이 많은데 인수작업은 사세 확장의 시도로 본다.
뉴욕의 5월은 예술계의 큰 정점 중 하나다. 올해 프리즈 뉴욕의 작품 판매 등 미술 시장 경매의 물결은 많이 주춤했다. 미국의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대학 캠퍼스의 술렁임, 이자율의 상승에 따라 콜렉터들이 심사숙고하는 바람에 미술품 대출이 둔화되었다. 미술 시장에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만연했던 초현대적 구상 예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투기가 없어졌다고 본다. 다음 달 바젤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무대 아트 바젤은 어떻게 진행되고 결실이 이루어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정숙 서양화가 (게이더스버그, MD)
뉴욕, 서울, 워싱턴, 파리에서 30여회의 개인전을 가짐. 세계 각지에서 국제 아트 페어와 200여 회의 그룹전 참가. 매거진 CLASSICAL에 미술 칼럼 기고 중. 저서로 <그리고,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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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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