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변호사
부동산을 담보로 개인 또는 은행 등의 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는 경우는 흔히 있다. 그리고 융자과정에서 채권자는 채무자의 부동산에 담보권(Deed of Trust)을 설정하여 놓는다. 담보권은 물론 등기소에 등기가 되어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게 되고 그 채무를 전부 상환하였을 경우 담보권을 소멸시키는 서류가 또한 등기가 되어야 그 담보권은 말소가 된다. 그런데 그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곤란함을 겪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어느 분이 본인의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소유권관련 등기서류에서 문제를 발견하셨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사안은 본인이 지인에게 부동산을 담보로 개인적으로 차용을 하고 이미 십여 년 전에 모두 상환을 한 융자의 담보권이 아직도 본인의 부동산 등기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간단히 생각 하셨단다. 이미 십년이 넘게 지난 일이고 차용한 금액을 모두 상환하였으니 융자를 고려하고 있는 은행에서 당연히 본인의 설명에 만족하리라 생각 하셨다.
물론 은행의 대답은 간단하였다. 담보권을 말소시키는 서류가 등기 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융자는 불가능 하다는 것이었다. 그 분은 본인이 차용 금액을 모두 상환 하였다는 구두로의 설명은 공식적으로 인정이 될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그 담보권을 말소 하기 위하여서는 담보권의 소유주인 옛 채권자가 서명하고 공증까지 된 담보 말소서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일단은 채권자인 옛 지인의 연락처를 수소문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채권자가 이미 오래전에 사망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채권자 자녀들의 연락처를 겨우 알아내어 그 채권자 상속인의 자격으로 담보권 말소 서류에 대신 서명할 것을 자녀들에게 요구하셨다. 하지만 그 자녀들은 본인들은 채권의 상환 여부를 알지 못하니 그 채권을 모두 상환하였다는 증거를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손님에게 요구하였다.
사실 서류상의 증거는 이미 오래전에 분실하신 상태였다. 모든 부채 상환을 매달 수표로 지불하셨기에 그 당시 거래은행에 수표의 사본을 부탁하였으나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이미 그 수표들의 사본도 거래은행에서 더이상 보관하고 있지 않다는 대답이었다. 결국 새로운 융자는 포기하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랜 법정과정을 거쳐 채권자들의 상속인과 합의를 보아 우여곡절 끝에 담보권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금전적인 손해도 물론 감수하셨다.
반대의 예로 이미 오래전에 잊고 있었던 담보권의 소멸을 요구하는 뜻밖의 연락을 받고 일종의 복권 당첨의 사례를 겪은 경우도 있다. 이미 십여 년 전에 부동산을 담보로 어느 법인체에 대출을 해 주었는데 그 회사가 도산을 하고 담보권을 설정한 그 부동산도 가격이 너무 많이 내려 채권회수를 포기하고 수년동안 까마득히 잊고 계셨단다. 그런데 오랜 세월이 흘러 그 부동산의 가격이 많이 올랐고 부동산 소유권의 후계자가 그 부동산을 팔게 되었단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된 부동산 담보권을 말소가 필요한 소유주가 담보권의 말소를 요구하였다. 그 담보권을 말소서류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그 분은 그 동안 십여 년의 이자까지 계산을 하여 원금의 두배가 넘는 금액의 상환 을 요구하였고 부동산의 소유주는 원금의 두배가 넘는 많은 금액을 상환 할 수 밖에 없었다.
가주 민사법 2941(b) 조항에 따르면 채권자는 채무가 모두 상환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차용증과 담보권 서류의 원본 그리고 서명 공증된 채권 말소서류 등을 채무자에게 제공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개인간의 채무 거래에서 차용한 액수가 모두 상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담보권 말소 서류를 요구하지 않아 위의 예와 같은 피해를 당하게 되는 분을 종종 보았다. 드물지만 은행 등의 기관이 채권자인 경우에도 그러한 담보권 말소의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할 경우 꼭 잊지 말고 확인하여야 하는 여러 사항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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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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