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락 ‘볼마게돈’ 재현 우려
▶“상승 모멘텀 많지만 비싸”
▶ PER·PBR·ERP·PEG 등 투자자 5개 지표 참고해야
뉴욕 증시가 새해부터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 및 업계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들을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로이터]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들이 계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고점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S&P 500은 올해 들어 5.4% 상승했고, 지난 9일에는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올해 10번째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 지수도 올해 2.6% 상승하며 11차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2일 주가의 높낮이를 판단할 때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 및 업계 상황 등과 함께 여러 지표를 조합해 살펴보도록 권장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알려주는 5가지 판단 지표를 소개했다.
투자자들로서는 통상 성장 전망이 제한적인 기업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더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WSJ은 우선 주가수익비율(PER)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PER는 월스트릿에서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인기 있는 도구 중 하나로, 주가가 그 회사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PER에는 주로 지난 12개월 동안 회사 수익을 살펴보는 후행 PER, 그리고 향후 1년의 수익을 보는 선행 PER가 쓰인다. 선행 PER는 특히 기술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들에 많이 쓰인다. 후행 PER를 기준으로 S&P 500은 현재 24.18로, 10년 평균 20.36보다 높다. 선행 PER는 20.38로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20을 넘었고, 장기 평균은 17.96이다. 영국의 투자 관리 서비스 회사 러퍼(Ruffer)의 맷 스미스는 “현재 시장은 두려움이 없다”며 “위험 보상의 관점에서 특히 미국 주식은 아주 매력적이지 않다. 모멘텀은 많지만 비싸다”라고 WSJ에 말했다.
그러나 기술주는 미래에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평가를 받는 일이 많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향후 12개월 예상 수익의 33.48배에 거래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주가가 3배 이상으로 폭등했고, 올해에도 다시 46%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해 선행 PER의 60배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지만, 회사가 엄청난 수익을 기록하면서 PER는 하락했다.
두 번째로 주시해야 할 지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PBR은 기업 자산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저평가 주식을 찾는 투자자들이 자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금융주, 특히 은행이나 유형자산을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성장 전망이 회사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많아 기술 회사들에는 덜 유용한 것으로 인식된다. S&P 500의 선행 PBR은 4.15로 10년 평균 3.26과 20년 평균 2.76을 웃돌고 있다. 엔비디아는 22.48이다.
세 번째로는 주식 위험 프리미엄(ERP)이다.
이 지표는 미국 국채에 대한 주식 소유 시 보상을 측정하는 것으로, 기업의 기대 수익률(earnings yield)과 국채 수익률 간 격차를 보여준다. 후행 수익률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비교하면 S&P 500의 ERP는 0.7%포인트로,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에 가깝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주식은 더 비싼 셈이다.
네 번째로는 주가수익성장비율(PEG)이다.
PEG는 수익 전망 대비 기업의 시장 평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지난 12개월 동안 회사의 PER를 연간 미래 수익 증가율로 나눈다. PEG가 1이면 주가는 성장 기대치와 일치한다. S&P 500의 현재 PEG는 1.48로 10년 평균 1.49보다 낮고 20년 평균 1.35보다 높다. 엔비디아는 0.78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해 보이는 셈이다.
마지막으로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이다.
이 지표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가 도출한 것으로, 현 주가를 지난 10년간의 평균 인플레이션 조정 수익으로 나눈 것이다. 시장이 저평가 혹은 과대평가 됐는지를 보여준다. S&P 500의 CAPE는 33.4로 지난 1881년 이후 전반적으로 높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21년에 나타난 이전 최고치보다는 여전히 훨씬 낮다. 이는 1999년 12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44.2였다. 통상 이 지표는 은행, 광업, 석유 및 가스와 같이 경기에 민감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고점 논란과 함께 뉴욕 증시의 높은 변동성이 다시 나타날 우려가 커지면서 6년 전의 소위 ‘볼마게돈’(Volmageddon)의 재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볼마게돈은 변동성(volatility)과 아마게돈(armageddon)의 합성어로, 2018년 2월에는 단기 옵션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폭락 장이 펼쳐졌다. 블룸버그는 최근 주식시장의 평온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옵션 매도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에 수십억 달러가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블룸버그 마케츠 라이브 펄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77명 중 71%는 이러한 소위 단기 변동성 거래가 수익을 창출하는 위험한 방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응답자 59%는 현재의 호황이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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