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변호사
연말 연시에 주고받는 선물 가운데에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가 와인 인 것 같다. 와인을 평소 많이 즐기지 않으신다는 분들도 날씬한 병에 예쁜 색깔의 와인을 선물 받으면 기분 좋게 한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리고 와인을 즐기시는 분들 중에는 와인을 투자 또는 취미로 수집하시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절대 가치가 주관적이고 가짜 상품을 가리기가 쉽지 않으며 보관이 까다로운 와인을 이용한 사기 또는 범죄 사건은 적지 않다. 그 중 북가주에서 벌어진 와인관련 최대 피해 규모의 범죄 사건으로 와인 업계를 뒤 흔들었던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사건의 대상이 와인인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여러 폰지 사기 사건과 원칙적으로 비슷하다.
마크 앤더슨이라는 그 사건의 주범은 와인 저장창고를 운영하였던 사람이었다. 특정한 온도와 상태에서 보관을 하여야 하는 와인의 경우 식당, 와인 수집가, 그 외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와인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 온도 조절이 가능한 제3창고에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보관하는 것이 요즘은 흔한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와인 저장 창고를 관심이 있는 분들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마크 앤더슨이 사업을 시작한 1999년 당시 그의 와인 저장 창고는 북 가주 샌프란시스코 주변에서 몇몇 안되는 와인 저장 창고 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그의 사업은 곧 번창을 하였다. 하지만 아마 번창하던 그 사업의 수익도 그의 씀씀이나 욕심을 따라가지는 못하였던 것 같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마크 앤더슨은 손님들이 보관한 와인들을 손님들 몰래 본인의 와인인 것처럼 팔기 시작하였다.
일단 창고에 보관한 와인은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확인하거나 찾아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가 와인 일수록 거래나 소비가 자주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갈 수록 가치가 올라가니 사업체, 투자자 또는 일반 수집가 모두 와인 저장 창고의 방문이 드문 것이었다.
이렇게 손님들이 일단 보관한 와인을 거의 점검하지 않는 다는 것에 착안한 그의 사기 행각은 수 년 후에 한 식당에서 수백 상자의 보관 와인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고 그러한 소문이 손님들 사이에 알려 지면서 일단 주춤하는 듯하였다. 그리고 여러 소송들이 있었지만 마크 앤더슨은 회사의 이름 만을 바꾸어 와인 창고사업을 계속하면서 같은 행위를 이어 갔다.
새 회사의 고객들 중에는 이미 그에게 피해를 당하였던 피해자들이 이름 만 바뀌었다는 것을 모르고 새로 그의 고객이 된 경우도 많았다 한다. 그 와중에 새로운 창고가 필요한 마크 앤더슨은 Wines Central이라는 대규모의 와인 창고회사의 극히 조그만 일부분을 임대하여 손님들의 와인을 저장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많은 민사 소송과 좁혀오는 형사 관련 조사의 쇠사슬을 피하기 위하여 마크 앤더슨은 Wines Central의 창고에 방화를 하게 된다. 방화를 하여 모든 와인이 사라진다면 보관하였던 와인의 숫자를 확인할 수 없으니 손님의 와인들이 본인이 팔아서 없어졌다는 사실도 증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속셈이었다.
본인의 범죄 행위에 관련된 증거를 말살시키기 위한 방화는 Wines Central에 보관되었던 그의 손님들 와인들 뿐 아니라 40 피트의 높이에 미식 축구장 두 배 길이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Wines Central 창고에 보관된 다른 손님들의 와인들까지도 모두 불길에 사라지게 하였다. 그 방화로 사라진 와인의 양이 무려 450만 병의 이르고 액수로는 2억7천7백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검사 쪽에서는 추정하였다. 극히 일부만 제외하고는 마크 앤더슨과는 상관도 없는 Wines Central 다른 손님들의 와인 들이었다. 2007년에 구속이 된 마크 앤더슨은 방화, 사기, 탈세 등의 죄목으로 결국27년 형을 받았다.
위 사건과 비슷한 사건 그리고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 와인 또는 가짜 와인 등 일반인이 잘 모르다는 이점을 이용한 와인관련 폰지나 여러 사기 사건은 심심찮게 발생한다. 지인에게서 받은 와인 선물을 보고 다시 떠오른 사건이다. 많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의 (310)713-2510
이메일:silee@leepark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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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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