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에 휘말릴 경우 피고나 원고에 상관없이 가장 부담이 되는 부분은 변호사 비용인 것 같다. 돈이 있으면 이기고 없으면 진다는 세간의 말이 사실에 더 가까운 경우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소송을 이기고도 변호사 비용을 정리하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이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소송 당사자들의 중요한 관심중의 하나는 소송 후 변호사 비용 책임의 여부이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의 경우로 분리된다. 하나는 소송 당사자 사이의 계약서에 소송 승리 시 변호사 비용을 상대방에게서 회수하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법령으로 변호사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는 특정 소송인 경우이다. 본 컬럼에서는 당사자들이 계약서에 따른 변호사 비용 회수에 대하여 알아보겠다.

대부분의 개인들은 경제나 사회 활동 중에 크고 작은 수많은 계약관계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적인 주거지의 경우만 보아도 임대를 하던 본인이 거주지를 매입하던 임대계약서 또는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주거지의 권리를 갖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러한 계약서에는 소송에서 발생하는 변호사 비용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계약 관계의 서류에 변호사 비용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경우, 향후 계약을 근거로 한 소송시에 변호사 비용을 서로 청구할 수 없다. 일반 소비자의 경우 신용 카드, 은행, 자동차 구입/임대 인터넷 사용 등등의 수도 없는 계약을 한다. 그리고 그 계약서들의 대부분은 법정 분쟁의 경우 승소한 자가 변호사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다.

그와 반대로 계약에 근거하지 않은 소송이나, 계약서에 변호사 비용 청구가 명시되어 있는 않은 소송에서는 법령에 따라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 소송에서 이겨도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상해소송 등이 이에 해당되겠다. 상해 소송의 경우 계약 관계에 근거한 소송이 아니고 법령으로 특별히 변호사 비용 청구가 명시되어 있지 않으니 승소한 경우에도 상대방에게 재판 과정 중에 발생한 변호사 비용을 따로 청구할 수 없다.

위의 원칙은 사업관계에서도 똑 같이 적용이 된다. 사업체 간의 계약은 당사자들의 합의하에서 같이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변호사비용에 대한 책임 여부 또한 당사자들이 합의하여 결정하여야 될 사안이다.

하지만 사업관계에서는 서로의 합의 내용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특히 물건 매매의 경우 매매 조건에 대한 계약서를 일괄적으로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분쟁이 발생한 후에 변호사 비용을 포함한 실제적인 계약조건을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자 하는 도소매업체는 제조사 또는 수입업자에게 구매주문서 (Purchase Order)을 발송한다. 그리고 제조사나 수입업자는 그 구매 주문서에 명시된 물품을 배송하고 물건에 대한 영수증을 발부한다. 그리고 물건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배송 서류(Packing List)를 첨부하여 상대방의 서명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위에 명시된 구매 주문서, 영수증, 배송서류 그리고 그 외 서류들에 각자 상반되는 여러 구절이 이미 인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 비용에 대한 조건도 가지 각색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변호사 비용의 회수가 계약 조건이었는 지를 놓고 또다른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법원에서는 당사자들의 그 동안의 거래 역사와 당사자들이 계약서 내용을 인지하였는지 또는 인정하였는지, 또는 그 서류들에 담당자의 서명이 들어 있는지 등등 수많은 요인들을 분석하여 변호사 비용의 법적 효력을 판단한다.

일반인들에게는 경제나 사회 활동시에서 요구되는 여러 계약서의 내용에 대하여 선택권이 거의 없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사업체 간의 경제 활동에서는 당사자들이 계약서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거래나 계약과정에서 변호사 비용 여부에 관한 합의 내용을 검토하고 당사에게 유리하다고 간주되는 방향으로 명시하여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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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