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 ‘눈’ 역할… “이동발사대 신속탐지·발사전 제거에 필수전력”
▶ 2025년까지 5기 전력화, 북한도 추가발사 의지…남북 우주경쟁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미국 밴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된 우리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탑재한 팰콘-9 발사체가 기립한 모습.[사진제공=SpaceX]
우리 군 정찰위성 1호기가 2일(이하 한국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됨에 따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킬체인'(Kill Chain) 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군의 감시정찰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정찰위성은 우주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신속히 탐지하고 유사시 발사 전 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한국군의 '눈'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이를 무력화하는 선제타격체계인 킬체인이 제대로 작동하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하고, 군의 작전 영역을 우주로까지 확장했다는 게 군내 평가이다.
군은 앞으로 4기의 정찰위성을 더 쏘아 올려 2025년까지 모두 5기를 전력화할 예정인데 북한도 지난달 21일 궤도에 올린 정찰위성 '만리경 1호'에 이어 추가 발사 의지를 밝히고 있어 남북 간 우주 경쟁도 본격화한 양상이다.
◇ 한국형 3축체계 킬체인 역량 강화…'레프트 오브 런치' 작전체계 수립도
내년 상반기 전력화할 정찰위성 1호기(EO/IR)의 성공적 발사에 앞으로 5호기까지 모두 전력화할 경우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탐지해 선제타격으로 제거할 수 있는 킬체인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군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발사 전에 제거하는 공격체계인 킬체인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은 야간 촬영이 가능하고 표적에서 나오는 열을 감지해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한군이 심야에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기동하거나 TEL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할 때 이를 포착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2~5호는 고성능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한 위성으로 기상과 관계없이 주야간 전천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정찰위성 5기가 모두 전력화해 북한 전역을 정밀하게 감시하게 되면 킬체인 작전 시간이 단축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킬체인 구축 계획 수립 당시 군은 북한 핵과 미사일 시설의 표적 탐지, 좌표 식별, 사용 무기 선정 및 발사 결심 등 최소 25분 안에 타격해 제거하겠다고 구상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이 모두 액체연료를 사용했을 때를 염두에 둬 계산한 시간이다. 북한의 액체연료 미사일은 통상 연료 주입에서 발사까지 1시간 내로 군은 평가한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액체연료 미사일을 고체연료 미사일로 바꾸고 있는데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를 주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발사까지 시간은 더 빨라진다.
이와 관련,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2016년 4월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미사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지상에) 노출되는 시간이 1시간 정도"라며 "고체연료로 하면 4분 정도 더 줄어든다. 액체연료 미사일이 고체연료 미사일이 된다고 해도 킬체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7년 전 군의 이런 평가는 북한의 고체연료 미사일 발사체계 성능이 꾸준히 개선되면서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액체연료 위주였던 미사일을 고체연료로 모두 바꾸고 있기 때문에 기존 킬체인 작전계획도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있다"면서 "북한 고체연료 미사일을 토대로 우리 군의 킬체인 최소 작동 시간을 계산하고 신속한 제거가 이뤄지도록 작전계획도 계속 수정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정찰위성 사업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우주에서 북한의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군의 작전도 더욱 정밀하고 공세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과 해상 등에서 첩보 수집 능력이 배가되어 작전 반경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정찰위성 5기를 통해 북한군 시설과 배치 현황, 장비와 병력, TEL 등의 움직임을 하루 2시간 간격으로 감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작전계획도 정밀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아울러 무게 100㎏ 미만의 초소형 위성 수십기를 쏘아 재방문 주기를 30분까지로 단축한다면 북한지역에 대한 사진과 영상 촬영 횟수가 더욱 늘어나 세밀한 감시정찰이 가능해지고, 이런 정찰 정보를 토대로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 맞춤형 무기를 동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강조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백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강력한 지·해·공 장거리 및 초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연습과 연계해 연합 및 합동 미사일 타격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찰위성 운용을 계기로 군 당국은 물리적, 비물리적(사이버·전자전 등) 수단을 활용한 '발사 전 단계'(레프트 오브 런치·Left of Launch) 개념 발전과 작전체계 등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 전 단계에서 무력화할 수단과 작전체계를 수립하고 있다는 뜻이다.
◇ 김정은 "정찰위성 더 많이 발사해 궤도에 배치"…남북 우주경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만리경 1호' 발사 다음날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정찰위성들을 더 많이 발사해 궤도에 배치하고 통합적, 실용적으로 운용해 공화국 무력 앞에 적에 대한 가치있는 실시간 정보를 풍부히 제공하고 대응 태세를 더욱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만리경 1호 발사체인 '천리마 1형'과 같은 로켓을 여러 기 제작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이번 3차 발사에서는 2차례 실패에서 드러난 결함을 보완했기 때문에 기존 제작했던 로켓도 기술적인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추가 발사 의지도 이런 기술적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도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SAR 위성 4기와 EO/IR 탑재 위성 1기 등 5기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남북 우주경쟁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군은 1호기의 시스템과 본체, 광학탑재체를 100% 독자 설계하고 주요 구성품 65~70% 국산화를 달성했으며, 고속기동 위성체 자세제어 기술과 초고해상도 대구경 광학탑재체 개발 기술 등을 확보했기 때문에 정찰위성 추가 운용 기반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전자광학 위성 감시체계(EOSS) 전력화에 이어 우주작전전대 창설과 우주작전 수행 체계 정립, 위성전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있고, 레이저로 적 위성을 격추하는 레이저무기 체계 개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안보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는 국제 정세에 대응하고자 국방우주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월등한 대북 우위의 우주기반 정보감시정찰(ISR) 능력을 확충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EOSS) [공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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