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원에서 받은 판결문을 미국에서 집행하여 피고의 미국 재산을 압수 처분하기를 원하는 경우는 매우 많다. 미국과 상응하는 법적인 제도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 받은 판결문에 모두 해당이 되지만 일단 한국에서 채무를 지고 미국으로 온 피고나 한국에서 채무를 발생시킨 미국 거주자를 상대로 판결문을 받았을 경우 그 판결문을 미국 현지에서 집행하는 데 발생하는 여러 이슈에서 필자가 경험한 몇 가지를 간단히 설명하겠다.

미국은 각 주마다 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기본 원칙은 거의 모든 주나 연방법 등에 모두 적용이 된다고 본다. 일단은 너무 당연하고 원칙적인 기본 요구사항으로 제대로 된 최종 판결문을 받아야 그 시작이 가능 하다는 것이다. 국가마다 판결문의 정의나 명칭 그리고 내용에 조금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에서 한국 법원 명령의 최종 판결문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판결문” 이라는 명칭의 서류를 받아야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법원 서류의 명칭이 “판결문”이 아닌 “지불 명령” 그리고 당사자들 사이의 “공정증서” 등은 한국에서는 판결문과 비슷한 효과가 있거나 판결문으로 인정이 된다 하여도 한국법원의 최종 판결문이 아니라는 상대방의 이의 제기를 받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최종 판결문으로 인정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지만 피고의 이름이 정확히 그리고 모두 제대로 판결문에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특히 법인체의 이름이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거나 일부를 잘못 표현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야자수 인터내셔널 코리아 유한회사를 야자수 인터내셔널 또는 야자수 코리아 등 이름을 요약하여 대강 명시하여 미국집행의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집행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리고 미국 이름이 이미 있다면 괄호 안에 미국 철자를 명시하는 것도 이름에 대한 혼동을 피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다.

즉 명확하고 철저한 한국 법원의 판결문은 미국에서 그 판결문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인 필요 조건이다. 따라서 한국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부터 철저하게 당사들의 이름과 판결 내용의 기술에 실수가 없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내용이 충실한 판결문은 피고가 캘리포니아에 거주나 사업을 하는 경우 또는 캘리포니아에 피고의 재산이 있는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추심이 가능할 수 있다. 모든 조건들이 충족이 되었을 경우 추심을 하기 위하여서는 먼저 한국에서의 판결문을 캘리포니아의 판결문으로 바꾸어야 된다.

내용상으로는 캘리포니아에서 한국 판결문 집행의 소송을 다시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소송은 단지 한국의 판결문을 캘리포니아에서 인정을 할 지의 여부, 즉 당사자들의 잘잘못을 다시 판결하는 소송이 아니라 간단히 한국 판결문을 캘리포니아에서 인정할 지의 여부만을 판단하는 소송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따라서 비교적 간단한 과정만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미국 법원에서는 대부분 판결문이 내려진 과정을 검토한다.

궐석 재판이 아닌 경우 즉 피고가 재판 과정에 충분히 참여한 증거가 있을 경우 한국 법원에서 받은 판결문은 거의 캘리포니아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궐석 판결문일 경우에도 피고가 소송장을 제대로 전달을 받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재판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궐석 판결문을 받았다는 것이 인정이 될 경우 그 판결문은 현지 주법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판결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판결문은 캘리포니아 현지 판결문으로 인정을 받게 되고 그 후 현지 법에 따라 추심이 가능하다.

전세계가 거의 하나인 현 상황에서 타인들에게 많은 금액의 피해를 입히고 미국이나 그 외 국가를 최종 도피목적지로 선택한 피고들도 많은 것 같다. 원고는 애초부터 미국 또는 외국에서 채권 추심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서의 재판 과정이나 판결문에 외국 법원에서 인정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내용을 기록하고 더 나아가 해외의 재산 취득여부도 소송 계획의 일부가 되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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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