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일보 창간 55주년 기획 - 산티아고 순례 여행
산티아고 순례의 마지막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전경. 상상외로 큰 규모에 놀라고 미사에 참석한 후 순례인증서를 받는다. 순례를 마친 순례자들이 광장에 누워 쉬고 있다. 어떤 순례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어떤 순례자들은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는 등 감동의 순간을 연출한다.
자구의 끝, 순례의 끝으로 알려진 순례의 사실상 종착지인 묵시아에 세워진 마지막 안내 표시. 유럽대륙의 끝으로 광활한 대서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순례길 곳곳에 세워진 순례 안내 표지석.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벅차게 가슴을 울리는 이름. 천년 역사를 따라 걸으며 인생을 뒤돌아보고 궁극적인 힐링과 감동, 구원을 얻는 여행! 바로‘카미노 데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봐야 할‘버킷리스트’로 간직한 곳. 지난 천년의 세월동안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순례자들이 순교자 야고보의 숨결을 따라 걷고 또 걸으며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을 성찰·치유하고 삶의 의미를 새롭게 찾는 곳.
산티아고 순례길은 피레네 산맥의 광활한 초원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들의 정경과 멀리서 가까이서 펼쳐진 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은 차마 말로나 글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찬 순간을 선사한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들판과 고색창연한 중세 마을들로 이어지는 자연과 문명의 조화와 아름다움은 지구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산티아고 순례길만의 멋이요 맛이다.
■15박16일 가슴 벅찬 꿈의 여정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의 유명한 성지순례 길로, 유럽의 여러 루트로 출발해서 최종 목적지인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 도착하는 장장 800km(500마일)의 도보 순례 루트로 전 세계인들의 꿈의 여행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길’로 일컫는다. 급경사도 없고 고산지대도 없으며 먼지도 없다. 상큼한 공기와 지저귀는 새소리, 아름다운 대자연 그리고 자신만 있을 뿐이다
본보가 2024년 창간 55주년 기념으로 특별기획한 내년 4월의 ‘산티아고 순례여행’은 ‘산티아고 순례길’ 전 구간 중 도심이나 걷기 불편한 구간을 제외한 가장 아름다운 길을 선정, 그 길을 중심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의 오리지널 출발지인 생 장 피드 포르(St Jean Pied de Port)를 출발해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도시 팜플로나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대여정이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버스로 이동을 하면서 순례 길의 다양한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번 순례여행의 참가자들은 여정을 하는 동안 순례 여권을 발급받아 여권에 통행 인증마크인 세요(Sello)를 받고 본보의 전체 200.8km(124.8마일) 순례중 마지막 100km를 걸은 후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순례인증서(Compostela)를 받게 된다.
이에 더해 스페인이 낳은 불세출의 건축가 ‘가우디 건축 기행’, 빛을 잃어가던 공업 도시 ‘빌바오’를 다시 살려낸 ‘구겐하임 미술관’, 북부의 아름다운 도시 ‘부르고스’에서 자유시간,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 방문 등 다양한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선사하는 알찬 여행의 즐거움도 맛보게 된다.
■순례길마다 역사와 사연 간직
이번 ‘산티아고 순례여행’은 출발부터 목적지까지 가는 곳마다 그 옛날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가슴을 감동으로 적시고 역사를 되새기며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묵상케 하는 사적과 명소들로 가득하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예루살렘, 로마와 더불어 세계 3대 순례지로 꼽힌다. 예수의 12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는 예수가 처형당한 후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돌아갔다가 헤롯왕에게 순교를 당했다. 그 후 제자들은 그의 시신을 스페인의 첫 전도지역인 오늘날 의 ‘파드론’으로 옮겼는데 시신이 묻힌 장소를 찾지 못하다가 814년 어느 날 밤 수도사들이 밝게 빛나는 별 빛의 인도를 받아 ‘야고보’의 묘를 발견하게 된다. 스페인 왕 알폰소 2세가 그 자리에 성당을 짓고 ‘야고보’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고 유해를 안치하도록 했는데 그 곳이 바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상상을 뛰어 넘는 큰 규모와 경건함에 놀라게 된다.
▲용서의 언덕(페르돈 고개)
순례길 중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로 꼽히는 팜플로냐에서 푸엔테라레이나 사이에 순례길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용서의 언덕이 있다. 이 언덕에는 순례자들이 당나귀를 타고 가는 형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 곳을 지나면서 순례자들은 마음속에 남아있는 원한과 질투, 미움과 결별하고 자비와 용서, 사랑을 담는 희망을 갖게 된다. 용서의 언덕에서 바라본 유채꽃 평원은 말이나 글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장관이다.
▲철의 십자가
순례길 폰세바돈 인근에는 높은 십자가가 서있고 그 밑에 수많은 돌이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순례자들이 고향에서 가져온 돌을 이 곳에 내려놓으면 마음의 짐도 내려놓는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묵시아, 피스테라
순례자의 끝은 사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아니라 묵시아, 피스테라다. 이곳은 순례자의 끝지점(0 km)이기도 하지만 유럽의 끝, 지구의 끝이라는 상징적인 곳이다. 순례자의 끝을 알리는 기념비가 있다. 옛날에는 순례 동안 신고 온 부츠를 태워버리는 의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금지돼있다. 묵시아와 약간 떨어진 피스테라에는 순례자들이 모여 기도를 올리는 성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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