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원 노동법 전문 변호사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 파가(PAGA) 집단 소송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체불임금이 아니라 노동 법 위반 벌금을 요구하는 파가 소송은 Private Attorneys General Act의 준말로 노동법 위반 사업체 적발과 직원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공익 집단소송이 가능하도록 한 법인데 엔데믹 시대에 들어서면서 급증하고 있다.
경미한 노동법 위반이라도 전·현직 직원들에 대한 벌금까지 모두 부과되는 PAGA 소송이 올해 7,000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인 고용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노동청 산하 LWDA에 접수시키는 PAGA 편지의 수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5년 사이에 4,984건에서 6,502건으로 25%가 증가했다. LWDA에 PAGA 편지를 보내고 나서 LWDA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65일이 지나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팬데믹 이전인 2018년에서 2019년과 팬데믹 이후인 2020년에서 2021년 사이를 비 교하면 매년 접수 숫자가 급증했다. LWDA 자료에 따르면 PAGA 소송 건수는 지난해 5,818건에서 올해 늘어나면서 7,017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AGA 소송은 임금, 식사 및 휴식 시간, 임금명세서 미제공 등과 같은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해 직원 본인이나 대리인이 관련 자료를 수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으로 불법 업체 적발과 직원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캘리포니아주의 독특한 규정이다.
PAGA 소송의 벌금은 대부분 첫 번째 위반은 임금 지급 시기를 기준으로 직원 한명당 100달러이고, 후속 위반부터 200달러씩 부과된다. PAGA 소송은 전현직 직원들이 소송에 참여할 수 있는 집단소송의 성격을 갖고 있어 위반 사항이 2~3개만 되어도 엄청난 규모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벌금이 부과되는 PAGA 기간은 PAGA 편지를 보낸 기간에서 1년전부터 현재까지를 가리킨다.
팬데믹 이후 단순히 임금 관련 위반 뿐만 아니라 작업 환경 안전이나 Cal/OSHA 위반, 상해보험 미비에 관련된 노동법 조항 위반도 PAGA로 걸기 때문에 그 범위가 늘어났다.
한인 업소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식당, 학원, 온라인 업체, 양로병원, 의류업체 등 거의 전업종에 걸쳐 PAGA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LA 카운티 지역내 업소들이 캘리포니아주내 전체 PAGA 소송의 절반인 46.4%를 차지하고 있다. PAGA 소송 합의금도 늘어나서 한 건당 평균 11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렇게 폭증하고 있는 PAGA 소송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PAGA 소송의 원인이 되는 노동법 위반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중재 (arbitration)를 통해 노동법 소송을 해결한다는 중재동의서에 직원들의 서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의 바이킹 판례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내려진 연방 항소법원의 판결에 의해 중재동의서가PAGA 소송을 막는데 유효하다고 결정이 내려졌다.
그런데 중재동의서에서 단지 개인의 노동법 소송을 중재를 통해서 해결한다는 문구 뿐만 아니라 직원의 집단소송이나 PAGA 소송도 중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문구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난 7월17일 캘리포니아주 대법원이 직원이 중재동의서에 사인을 해도 여전히 PAGA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아돌프 케이스의 판결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즉, 아돌프는 우버 이츠 입사 당시 개인 PAGA 클레임을 중재를 통해 해결한다는 중재동의서에 서명을 했지만 주 대법원은 여전히 동료 직원들을 대변하는 PAGA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다고 작년 바이킹 판례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렸다.
또한 PAGA 소송과 집단소송을 동시에 제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예전에는 LWDA에 PAGA 편지를 보내서 노동법 위반 사항에 대한 조사 요구를 한 뒤 65일 지나고 PAGA 소송을 제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먼저 PAGA 편지를 접수시킨 뒤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그 뒤 PAGA 소송도 함께 제기하기 위해 소장을 변경하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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