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시장에서 9월 금리 동결 다수 관측…11월엔 금리 인상 전망이 과반
▶ ‘고금리 지속’에 경기둔화 우려…일각선 재정적자 주시 경고도
시장 투자자들은 올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이 증시를 요동치게 했던 지난해와 달리 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고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이 25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필요시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시장 반응을 전했다.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과반으로 올라간 가운데, 9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 시장서는 "예상대로 혹은 덜 매파적" 안도
아넥스 자산관리의 브라이언 제이콥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연설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메시지는) 적었다"면서 "지난해 짧지만 인정사정 없었던 연설 대신 더 길지만 침착한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심 단어는 '신중히'(carefully)였다. 연준은 강력하게 대신 신중히 나아갈 것"이라고 봤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는 "전체적으로 시장 우려보다 다소 덜 매파적이었다"면서 파월 의장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지난해 기조를 많이 재사용했지만 '신중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데이터에 따를 것임을 명확히 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예상한 대로였다"면서 "다음 달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금리 인상이 공식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지나치게 매파적이거나 비둘기파적이었다면 시장 혼란이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불러왔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틱시스의 크리스토퍼 호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바뀌었지만, 향후 지표가 누그러질 경우 연준이 현 금리 수준을 편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어떻게 행동할지를 두고 적절히 나뉘어 있다고 본다"면서 "다음 주부터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고금리 더 오래" 기조에 일각서는 경기 둔화 우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의 배경이 된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기조를 재확인한 것과 관련, 내년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난해 초 매파적 기조보다는 더 균형 잡혀있었지만,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성장에 부담이 되고 내년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론적으로는 이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T.로 프라이스의 마이크 슈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연설로 연착륙 가능성이 작아졌다"면서 "금융환경에 균열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연설 내용이 연준에 대한 신뢰 제고에는 긍정적이겠지만 미국 경제에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 자산관리의 더그 핀처는 "(고금리로 미국 경제 가운데 취약한) 무엇인가가 부서질 수 있다"면서 "실질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이는 조금 무섭다"고 밝혔다.
◇ 서머스 "최소 한 번 더 금리 인상 필요…재정적자 주시해야"
이러한 가운데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를 통해 연준이 최소한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시장이 미국 재정적자에 따른 여파를 더 주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장관은 "기준금리가 향후 몇 달간 한차례, 혹은 그 이상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이 재정적자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좀 더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재정적자 증가가 저축과 수요를 늘리는 만큼,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야기하지 않는 이른바) 중립금리가 올라갔고, 올라가고 있으며, 올라갈 것이라는 의미"라고 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상단이 5.5%로 동결될 가능성이 80%로 여전히 지배적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표를 전후해 하루 사이 11월 금리 동결 전망은 50.6%에서 44.5%로 내려온 반면, 금리 상단이 5.75%(46.7%)나 6.0%(8.9%)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과반으로 올라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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