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하고 회사내부의 기밀정보에 대한 보호가 절실하며 공간적인 제한성이 없어진 지금의 사업환경에서 자신 사업체의 직원이 경쟁업체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은 모든 업체에게 여간 신경이 쓰이는 일이 아니다. 한때 잘 나가는 첨단 기술의 회사들끼리 서로 상대방의 직원을 빼어가지 않겠다는 일종의 비 공식적인 합의가 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어 Google, Apple, Adobe, Intel등의 회사들이 집단 소송을 당한 적도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부 사업체는 직원들에게 동종 업체에 옮겨가 일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방지하는 비경쟁 계약서(Covenant Not To Compete 또는 Non-Compete Agreement)에 서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필자에게도 그러한 계약서를 작성하여 달라는 문의가 심심치 않게 들어오고 또는 그러한 계약서를 위반하고 현재 경쟁업체에서 일을 하는 전 직원을 소송하겠다며 그러한 옛 직원의 서명이 있는 계약서를 들고 문의를 오시는 분이 적지않게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그러한 계약서가 “무효”라는 것이 원칙이다. 캘리포니아 Business and Profession 법령 16600에 의하면 개인이 합법적인 직업 또는 사업에 종사하는 것을 제한하는 어떠한 계약서도 무효라는 조항이 확실히 명시 되어 있다. 그리고 그 법에 근거하여 사업체끼리의 자유로운 경쟁과 개인이 직장을 자유로이 옮길수 있는 개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재판 법원의 판결이 수도 없이 많다.

그 저변에는 개인이 경쟁업체에 취직할 수 없다면 결국 직종을 새로이 바꿀수 밖에 없는 부당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 인정이 되고 있다. 즉 직원이 경쟁업체로 직장을 옮기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포함한 계약서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무효이고 또한 그러한 계약서에 서명 하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거나 채용을 거부하는 것 또한 위법이다.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법은 사실 미국의 대부분의 주에서 채택하고 있는 기본 원칙과는 예외이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계약서에서 제한하는 공간적인 그리고 시간적인 조건이 합리적일 경우에는 유사한 계약서가 “유효”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회사를 떠난 후 1년 내에 그리고100 마일 내에서의 경쟁업체에 취직을 금지한다는 등 해당 사업체에 따라 어느 정도 합리적이라 인정이 되는 제한 조건이 포함되어 있을 경우에는 그러한 계약서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는 그 어느 주보다 진보적인 철학을 가지고 거의 모든 법에서 개개인의 자유로운 또는 독립적인 선택의 권리에 대해 철저한 보호를 원칙으로 하는 법이 많은 주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향을 토대로 다른 대부분의 주와는 별도로 직원의 직업과 직장 선택에 대하여서도 철저히 개인의 자유와 독립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업체의 직원이 경쟁업체로 자리를 옮겨서 옛 사업체의 사업적 비밀을 그 경쟁업체에 제공하는 것은 캘리포니아에서도 법으로 금지 되어있다. 즉 사업체의 기밀에 해당하는 기술, 컴퓨터 소프트웨어, 손님 명단, 손님들과의 계약조건등 이전 고용주 사업체에서 기밀로 유지되는 정보를 새로이 옮긴 경쟁업체에게 알려주어서는 않된다는 것이다. 만약에 그러한 사업체의 기밀을 경쟁업체에게 제공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면 옛 직원 뿐아니라 그 경쟁업체에게도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외는 유사 계약서가 회사의 지분 매매등과 연결이 되어 있을 경우이다. 옛 직원이 단순한 직원이 아닌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임원일 경우등이 이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회사 지분의 3%정도를 소유하고 부사장의 직분을 가지고 있던 직원이 그 지분을 매각하며 그 회사를 떠날 시 일정기간 또는 일정 지역에서 옛 회사의 경쟁업체에 취직을 한달지 또는 경쟁 사업체를 설립하는 것에 대한 제한을 두는 등의 계약서는 효력이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너무 많은 분들이 이러한 법의 존재를 모르시고 인테넷에서 떠도는 많은 경쟁금지 계약서 (Covenant Not to Compete 또는 Non-Compete Agreement)에 직원의 사인을 받아 보관을 하고 계신다. 다시 한번 내용을 검토하여 적법여부를 판단 하셔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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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