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앤디 워홀과 골드 스미스 간의 긴 다툼에 연방 대법원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장 중요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판단이라 불리고 있는 본 건은 본재판에서 7-2로 대법원이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의 의견을 유지하며, 앤디 워홀의 저작권 침해가 맞다고 판단했다.

본 사건은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1년 사진작가 린 골드스미스는 뉴스위크 매거진의 의뢰를 받아 프린스의 사진을 찍었고, 뉴스위크는 골드스미스의 사진 중 하나를 기사로 게재하였다. 이후 골드스미스는 Vanity Fair 매거진에서 1회 제한적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를 부여하였고, Vanity Fair은 워홀을 고용하여 본 사진으로 일러스트를 제작하여 퍼플 프린스를 게재하였다.

이후 워홀은 다른 색깔의 16개 프린스 시리즈를 만들었다. 프린스가 사망한 뒤 Conde Nast 매거진(Vanity Fair의 모회사)은 프린스를 기념하는 잡지 이미지로 오렌지 프린스를 표지로 하였고 이를 발견한 골드스미스는 워홀 재단에 저작권 침해를 통보하고, 워홀 재단은 저작권 침해 예외사항인 ‘공정사용’(fair use)를 주장하며 양측의 법률 분쟁이 시작되었다.

2019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은 판결에서 프린스 작품이 상업적이지만, 일부는 박물관에 기증되었고, 재단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운영되므로 온전히 상업적이지는 않고, 워홀의 요란하고 부자연스러운 색채를 사용한 변형과, 가수의 몸통은 제거하고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상업적 성격이 희석될 정도로 변형적이라 하였다. 또한, 워홀의 작품은 ‘워홀’로 강하게 인식되므로 골드스미스의 사진과 무관하게 되었으며, 워홀의 작품과 라이선스 시장은 워홀을 위한 시장이며, 골드스미스와 같은 시장을 공유하지 않는다며 워홀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이 미술 비평가의 역할을 하며 오류를 범했다며 지방법원의 판단을 뒤집는다. 첫째, 항소법원은 워홀 재단이 라이선스를 준 목적이 상업적이 아니고 그 수익창출이 공익을 위해 사용되더라도 골드스미스 작품의 권리에 대해 가격을 지불하지 않고 수익을 창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둘째, 프린스 시리즈는 골드스미스의 사진에서 파생된 것이 분명하며, 워홀의 작품은 골드스미스의 사진의 필수요소를 크게 추가하거나 변경하고 있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므로 변형 저작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셋째, 사진에서 일부분을 삭제하기는 하였으나 프린스 시리즈는 골드스미스의 사진인 것으로 즉시 알아볼 수 있으며, 특정 부분을 최소화 하였다기 보다는 증폭시킨 효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넷째, 프린스 시리즈가 워홀로 인식됨으로 혁신적이라는 지방법원의 주장에도 해당 논리를 적용할 경우, 유명인의 표절 특권이 생겨날 것이며, 유명한 예술가의 스타일이 더 뚜렷해질 수록 해당 예술가는 타인의 창의적 노동을 훔칠 여지가 더 커지는 것이라며 지방법원의 의견을 일축하였다.

워홀 재단은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작품 자체가 아닌 두 작품의 사용목적과 성격을 고려하였고, 대법원은 골드 스미스의 원본사진과 워홀의 프린스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차이가 있다고 해서 워홀 재단의 사용이 변형적이라고 볼 수 없고, 오렌지 프린스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워홀 재단의 목적은 1081년 골드 스미스가 잡지사에 라이선스를 준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며, 그 사용에는 상업적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워홀 재단이 이 사진의 무단 사용에 대한 다른 설득력 있는 정당성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하며, 항소법원의 판결을 유지하였다.

본 판결로 인해 저작물과 관련된 상행위를 하는 우리 기업들은 공정사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 사용에 있어 법원의 판단에 부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관련하여 우리 기업들은 작품 간의 목적과 전달하는 메시지가 상이하다 하더라도 원저작물과 차용 저작물 간의 상업적인 사용과 목적이 동일한지를 우선 판단해야 하며, 원저작물을 사용한 새로운 작품에 새롭고 독창적인 내용이 확연히 두드러져 단순히 파생적 저작물이 아닌 변형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어야만 공정사용으로 저작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으므로 업무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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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변호사 코트라 LA IP DESK>